파이프 담배

(장죽에서 넘어옴)

Pipe smoking (영어)
煙臺(한자)
キセル(일본어[1])

1 개요

흡연용구로서의 파이프(pipe)는 연소통(대통, 보울)에 잘게 썬 담뱃잎을 넣고 불을 붙여서 물부리 쪽으로 연기를 들이마시는 도구를 의미한다. 담배를 피우는 방법 중에 제일 기초적인 형태이며 따라서 물담배, 시가와 함께 제일 오래된 흡연 방식이기도 하다. 때문에 옛날을 배경으로 한 픽션[2]에서의 흡연자 캐릭터들은 파이프 담배를 사용하는 묘사를 쉽게 볼 수 있다.

종이로 말아서 만든 담배인 궐련이 대중화되고 대량생산되기 시작한 후 불편하다는 큰 단점 때문에 파이프 담배는 급격하게 쇠퇴하여, 현재는 소수의 담배 애호가들에게 이용되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중이다. 다만 유럽에서는 파이프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그나마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유인즉 각종 규제와 세금 때문에 궐련이 매우 비싸기 때문(...)[3][4] 영국이나 아일랜드의 경우 흡연 인구의 3% 정도가 파이프를 사용한다고 하고, 한국의 애연가들은 그 미만이다.

하지만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엔티크한 멋을 강하게 풍기기에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가리지 않고 남자의 로망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딱히 담배를 피우는 용도만으로 사용하진 않는다. 담배를 피우는 용도 이외에도 탁구공과 곁들이면 훌륭한 장난감이 된다. 연소통 위에 탁구공을 올려 놓은 뒤 입으로 불어서 탁구공을 공중부양 시키는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외형이 파이프 담배와 똑같으면서 탁구공을 공중부양시키는 놀이를 하라고 만들어진 장난감도 있다.

2 파이프

  • 나무 파이프
314eH5E-c%2BL._SL500_AA300_.jpg

담배 파이프는 대부분의 경우 나무로 만들어진다.
파이프 흡연가들은 나무 담뱃대가 조금씩 그슬리며 나는 향을 즐기기도 하기에, 어떤 나무를 쓰는지에 따라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보통 브뤼에르 나무[5]나 향나무, 올리브나무 등 연소될때 좋은 향을 내는 나무들이 쓰인다. 그 중 제일 많이 사용되는 것은 브뤼에르 나무로 만든 것이다.

재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관리만 잘 해 주면 어떤 재질보다도 오래 가는 파이프이다. 향을 떠나서 대체로 조직이 단단한 나무들로 만들어지므로, 잘 길들이면서 사용하면 인생의 든든한 동반자 노릇을 할 수 있다.

  • 옥수수 파이프

옥수수 대(콘콥 corncob)로 만드는 파이프.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 당시 개척민들이 애용했는데, 일반적인 파이프에 비해 제작 난이도가 낮고 재료 수급이 쉬웠기 때문이다. 옥수수야 미국에서 지천에 널려 있었으니....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옥수수 대를 꺾은 후 2년간 잘 말린다. 잘 말려진 옥수수대의 속을 파내어 담배를 넣는 보울(bowl)로 만든 후 석고에 담그거나, 해포석으로 겉면을 코팅하거나, 그냥 코팅하지 않고 외장을 마무리한다. 소나무로 만든 자루와 물부리를 끼운다. 이러한 파이프는 값이 싸고 길들일 필요가 없어 초심자들에게 많이 추천되는 파이프이며, 또는 이미 길들인 파이프가 있는 사람이 새 담배를 피워보고 싶을 때 쓰기도 한다. 더글러스 맥아더뽀빠이의 상징인 파이프다.[6] 마크 트웨인도 이 파이프를 애용했다.

제작편의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내구도 면에서는 약점이 있다. 특히 옥수수 파이프는 공통적으로 파이프 밑바닥 부분이 약한 편인데, 뾰족한 소제 도구로 그을음을 긁어 내려다가 바닥에 구멍을 낼 수도 있음에 유의하자(...). 바닥을 이루는 옥수수 속대의 결이 딱 뚫리기 좋게 수직 방향이라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 메르샤움(해포석) 파이프

자료 출처

파이프로 만들어지는 또 다른 재질로는 해포석(메르샤움)이 있다. 나무로 만든 파이프보다 전체적인 격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해포석 자체가 가공이 용이한 재료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나무 파이프보다도 훨씬 화려하게 조각된 제품이 많고, 때문에 가공 인건비가 얹어지는데다가 물부리도 호박#s-2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대개 비싸다. 해포석으로 만드는 파이프의 가장 큰 특징은 토바코를 피울때 타르가 붉은 갈색빛으로 해포석에 스며들어 파이프를 오래 사용하면 굉장히 멋스러운 붉은색으로 염색된다는 것이다.

reliefa.jpg

요렇게.

따라서 나무 파이프보다 해포석 파이프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해포석 파이프를 사용할 때 자칫 손에 있는 손때와 기름이 파이프에 묻으면 해포석이 기름과 손때를 빨아들이기에 그 부분에만 타르가 스며들지 못해 다른 자리보다 덜 붉어져서 전체적인 파이프의 색이 얼룩덜룩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헤포석 파이프를 멋스러운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싶은 사람들은 파이프를 쥘때 장갑을 이용하거나 손수건 따위로 파이프를 감싸고 쥔다.

아주 섬세한 세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지만, 내구도가 상당히 약하다. 어디 잘못 부딪치거나 떨어뜨리면 산산조각이 나는 건 일도 아니다(...). 목제 파이프와는 다른 의미로 관리에 손이 많이 가니 유의하자. 국내에 정식 수입된 해포석 파이프는 최소한 1~20만원 대부터 시작하는 고급품들뿐이니 깨먹었다가는 어지간히 속이 쓰릴 공산이 크다.

  • 점토 파이프
Claypipe.jpg
자료 출처

점토로 만든 파이프가 가장 하품인데, 왜냐하면 깨지기도 쉬운데다가 금방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토 파이프를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한다. 그 이유는 담뱃잎 향이 걸러지거나 나무 타는 향과 섞이지 않고 가장 순수하기 때문이란다. 파이프의 연소통 부분을 이중으로 만들어 손에 잡는 부분이 뜨거워지지 않도록 하는 종류도 있는데 이러한 종류의 점토 파이프를 시스템 파이프(System Pipe)라고 부른다. 나아가 셜록 홈즈의 파이프가 이것이다. 단편 작품에서 기름칠한 점토 파이프가 그에게는 상담역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나온다. 정확히는 그가 생각할때 피우는 파이프를 말한다. 로빈슨 크루소 역시 무인도 생활을 하면서 점토 파이프를 직접 만들어 담배를 즐기는 장면이 있다. 근래에 들어 도기 파이프는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인이 직접 만들어 피우는 경우는 가끔 있다.

  • 장죽 & 곰방대
%EB%8B%B4%EB%B1%83%EB%8C%802.jpg
장죽

곰방대

조선 시대에 쓰인 파이프는 기다란 것은 장죽이라고 부르고, 짧은 것은 곰방대라고 부른다.
물부리와 연통(담배통)은 백동으로 만들어지고, 가운데의 설대는 대나무로 만들어진다. 금속의 연통과 물부리 부분은 계속 사용되는 반면에, 가운데의 설대는 담뱃진이 찰때마다 바꾸어준다. 장죽은 한 때는 너무 길어 피우는 사람이 직접 불을 붙일 수 없어 불을 붙일 시종이 필요했다고 한다. 즉 장죽은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곰방대는 당연 평민이 사용하는 것이었다. 구한 말 개혁의 일환으로 사치를 막기 위해 담뱃대들을 길게 만들지 못하게 규제했기 때문에 구한 말에 사용되던 것들을 보면 옛 장죽에 비하면 매우 길이가 짧을 것을 볼 수 있다.
요즘도 일부 관광지에 가면 파는데, 사용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일반 궐련을 끼워서 필 수도 있는 것도 있다.

그 외에 화석으로 만든 파이프도 있는데 당연히 가격은 비싼 편. 성질은 나무와 해포석 파이프의 중간 정도라고 한다.

3 특징

피우려면 담뱃잎을 직접 채워넣어야 한다. 흔히 토바코라고 부르는, 수확해서 일차적으로 가공해 자잘하게 썬 담배를 사용한다. 역사가 매우 오래된만큼 버지니아나 벌리 등 다양한 종의 연초가 존재하며, 단독으로 피울 수도 있고 적절히 여러 종류의 연초를 섞은 담배를 즐길 수도 있다. 현대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초콜릿이나 커피 등의 향을 가미한 상품도 많다. 파이프 담배의 장점은 필터 담배에 비해 훨씬 순수한 담배의 향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짧은 휴식 시간에 편리하게 피울 수 있는 궐련에 비하면 여러모로 절차가 번거롭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7] 하지만 이러한 번거로움과 토바코 자체의 뛰어난 향 그리고 각종 흡연용품들 때문에 파이프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흡연자들의 취미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파이프 담배는 보통 담배처럼 들이마시는 게 아니라 연기를 입 안에 두고 맛보고 뱉는, 속칭 "입담배"로 즐기는 것이 보통이다. 파이프용 연초는 수분을 적절히 남겨 향을 보존시키기 때문에 일반담배보다 연소시의 온도가 더 낮고 연무량도 떨어진다. 간혹 파이프를 처음 피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연무량에 실망한 나머지 세게 흡입을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파이프가 지나치게 과열되어 내구성이 떨어지고 맛의 왜곡이 심해지니 그렇게는 하지 않도록 하자. 파이프 연초는 화약성분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일반담배에서 느껴지는 매캐함이 없다. 전문매장에서는 파이프용 연초 진열장에 '맛', '룸노트(방 안에 남는 담배냄새)' 등의 스펙을 설명한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스펙이 높은 연초는 잘못 피웠다하면 골로 갈 수도 있다.. 필터를 끼울 수 있는 파이프도 여럿 있지만 파이프 필터는 기본적으로 독한 연기를 걸러주는 역할보다는 흡연 중 생기는 담뱃진을 잡아주는 게 주된 기능이다. 멋모르고 일반 담배에서 파이프로 처음 넘어온 사람들이 하던 대로 속담배를 시도했다가 눈 앞이 핑 도는 경험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어차피 향은 입 안과 코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무리할 것 없이 입담배로 피우는 것이 정석에 속한다. 어차피 30분 정도 피우다 보면 입담배라도 니코틴이 만땅으로 충전된다.

궐련, 흔히 말하는 필터 담배와는 달리 한번 피우면 상당히 오래 간다. 가장 작은 미니사이즈급 파이프라도 10분은 지속적으로 피울 수 있고, 대부분의 파이프들은 30~40분을 피울 만큼의 담배가 충전된다. 흡연자의 페이스와 파이프의 사이즈에 따라서는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덕분에 쉬는 시간에 잠깐 나가서 한 대 피우고 오는 것은 불가능하고 필연적으로 여유있는 자리를 만들 것이 요구되기도 한다. 쬐끔만 넣으면 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파이프로 피고 싶은 사람이 있을리가.

대다수의 파이프는 나무로 제작되는데, 파이프에 담긴 연초가 타들어가면서 파이프 내벽이 열을 받아 그을리고, 그에 따라 재질별로 다른 향이 가미되는 경우가 많다. 옥수수대로 만든 파이프는 연초에 약간의 고소함을 더해 주는가 하면 장미목처럼 은은한 향기를 첨가해 주는 재질의 파이프도 있다. 당연하지만 그런 까닭에 한 파이프는 하루에 한 번씩만 사용하거나, 파이프가 식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피우는 것이 좋다. 단시간에 너무 많이 피우면 목재인 파이프의 경우 내구도가 급격히 소모되거나 금이 갈 위험이 있다고 한다. 사실 단시간에 파이프 연초를 그만큼 많이 피우면 일단 흡연자의 몸에도 좋지 않다 담배를 피우는 것 자체가 건강에 안 좋은데

또한 목재 파이프는 담배의 향과 진 등을 조금씩 흡수하기 때문에, 같은 파이프로 특정한 종류의 연초를 자주 태울 경우 그 향이 자연스럽게 배어들어 보다 만족스러운 흡연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파이프 애호자들은 이런 현상을 '길들이기'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은 파이프를 여러 종류 준비해 놓고 이 파이프에는 이 계열의 연초를, 저 파이프에는 저 계열의 연초를 피우는 식으로 엄격하게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는 제품에 따라 향이 천차만별인 파이프용 연초들을 보다 잘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안 쓰는 파이프에게 휴식을 주어 위에 거론된 내구도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이득이 있다.

여하튼, 결국 담배이니만큼 당연히 몸에 안 좋은데 비흡연자에 비해 일찍 죽을 가능성이 10% 높고, 폐암뿐 아니라 치아와 뼈에 이상이 갈 가능성도 높다. 그래도 궐련보단 조금 낫다지만 피우려면 목숨 걸고 피우자. 담배가 다 그렇지. 새삼스럽게 뭘 기대했나? 적어도 궐련 담배에 있는 다른 화학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은 적다. 필터 담배에 첨가되어 있다고 하는 비닐, 벤젠 등은 대부분 담배잎이 아닌 궐련을 말고 있는 종이에 첨가되어 있는 것들이다. 담배에 불을 붙이면 절대 꺼지지 않는 이유가 이 종이에 포함되어 있는 화학 물질 때문이다[8]. 파이프 담배는 담뱃잎을 직접 피우는 것이기 때문에 폐암 등에 대한 위험은 필터 담배보다 상당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만 연기가 주로 입에 머무는지라, 구강암과 후두암에 대한 위험은 조금 높은 편. 몸에 더 좋은 게 아니라, 몸에 그나마 덜 나쁠 뿐이다. 가끔 파이프 담배는 건강에도 좋다는 주장을 찾아볼 수 있는데 정신 건강에 좋은 것이지 딱히 신체 건강에 도움될 것은 하나도 없다. 유의하도록 하자.

파이프는 일반 담배에 비해 불을 붙이는 데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약간 필요하다. 파이프 몸체 안에 담긴 연초에 불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불을 가까이하고 파이프로 공기를 빨아들여 열기가 수직으로 빨려들도록(...) 해야 하기 때문. 일반 담배도 숨을 들이쉬는 건 동일하지만 파이프 담배의 경우 각도도 그렇거니와 연초에 상대적으로 많은 수분이 함유되어 있어 불이 쉽게 붙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피우기 전까지 2~3회 정도는 첫불을 쐬이고 다져주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그나마도 연초를 너무 꽉꽉 눌러 채웠거나 너무 헐겁게 채웠다면 안정적으로 타지 않는다. 초보자는 성냥을 20개나 소모하고도 불을 못 붙이는 경우도 있다.젠장 안펴 안핀다고 하지만 이 역시 익숙해지면 간단하게 불을 붙여 음미할 수 있게 되니 불붙이기가 어렵다는 말만 듣고 지레 포기하지는 말자. 포기해 병신들아

파이프에 불을 붙이기 위한 전용 라이터들도 많다. 가스 제품의 경우 불꽃이 비스듬한 아래 각도로 분사되어 수평면의 파이프 연초에 불을 붙이기 쉽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지포 라이터의 경우에는 바람막이 옆에 둥근 구멍이 뻥 뚫린 기이한 모델을 판매한다. 파이프 위에 수평으로 누이고 불을 붙인 다음 빨아들이면 점화 완료. 전통적인 애호가들은 라이터보다 성냥을 좋아하는데 성냥 특유의 매력과 여유도 그렇지만 오일 라이터의 경우 기름향 때문에 첫 모금의 향기에 손상이 가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성냥에 불을 붙이고 약간의 텀을 둬서 황 냄새를 날려버리고 사용하곤 한다. 물론 귀찮으면 그냥 편의점에서 파는 300원짜리 라이터로도 얼마든지 불을 붙일 수 있다.최고는 주방에서 쓰는 긴 라이터 파이프가 현대에 와서는 취미적인 요소를 많이 끌어안게 되었기 때문에 애호가들이 이런 고민 저런 고민을 하며 어떻게 하면 잘 즐길 수 있을지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부담을 가지라는 법은 없다. 파이프 담배를 피워볼까 고민하고 있다면 그냥 있는 라이터면 충분하다.

4 장단점

초기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궐련보다 저렴하다. 정식 수입품 가격을 기준으로, 대략 18000원에 토바코를 50그램쯤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정도면 최소 2주는 피울 수 있다.(2016년 기준 필터 담배는 4갑에 20000원이다.) 하루 반 갑 이상 궐련을 피운다면 파이프의 가성비가 더 좋다는 점을 명심하자. 또한 연기의 향 자체도 궐련과 비교를 불허할 만큼 우아하다.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 정도의 차이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궐련 형태로 가공할 필요가 없는 파이프 담배는 불필요한 화학물질을 첨가할 이유도 없을 뿐 아니라 가향, 숙성, 블렌드 등의 가공에 있어서도 훨씬 폭이 넓고 자유롭기 때문이다.

다만 만족스럽게 즐기려면 시간과 장소가 협조해야 한다. 그냥 슥 꺼내서 불만 붙이면 되는 궐련의 간편함에 비해, 파이프는 차분하게 토바코를 다져넣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속불을 붙이고 첫 모금을 들이키기까지의 시간이 훨씬 길다. 일단 야외에서 그 짓을 하기는 매우 골치아프므로--흡연구역에서 파이프를 꺼내들면 시선집중이란 개념을 확실히 배울 수 있다. 십중팔구 실내흡연이 되어야 하는데, 실내흡연이라는 게 또 여러모로 간단하지 않다. 느긋하게 연기를 즐길 수밖에 없는 게, 느긋하지 않으면 즐기기 힘들다. 여러모로 궐련에 비해 본격적으로 취미적 요소가 들어 있는 셈. 게다가 파이프는 청소하기도 까다롭다.

5 연초

파이프 담배에 쓰이는 연초는 필터 담배와 동일하게 담뱃잎을 가공하여 만들어진다. 하지만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필터 담배의 경우 연초 가공에 여러 제약이 걸리는 반면 파이프용 연초의 경우 그런 제약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 가공의 폭이 매우 넓다. 연초를 가공해서 파는 모양새 역시 가장 많이 쓰이는, 곱게 썰어내는 섀그(shag) 형태에서부터 납작한 판형의, 손으로 부숴넣어 피우는 플레이크(flake)가 있는가 하면 아예 자르지 않은 순대처럼 굵고 긴 또아리(rope cut)나 직사각형의 덩어리(plug)로 압축되어 있어 직접 썰어 피우는 형태까지 매우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버지니아, 벌리 등 널리 알려진 베이스 연초들을 그냥 단일하게 쓰거나 적절히 배합을 하여 제품을 생산하며, 바닐라향이나 럼, 커피 등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다양한 향을 첨가하기도 한다.

파이프 담배용 연초는 불이 잘 붙게 하는 것보다는 향의 보존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어차피 편의성에 있어서 파이프 담배는 죽었다 깨어나도 필터 담배의 간편함을 따라갈 수 없으므로(....) 기왕 작정을 하고 시간을 내서 피울 것이니 불필요하게 화학 약품을 첨가하고 수분 함유량을 낮춰 향에 악영향을 끼칠 필요가 없는 것. 때문에 연초를 구입했다면 밀봉하여 서늘한 곳에 보관하여 향의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수분 함유량이 필터 담배에 비해 꽤 높은 편인데, 잘못 보관해서 수분이 날아가고 버석버석해지면 향이 떨어지고 연기가 매캐해져 그저 낙엽태우는 맛만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9]

연초의 가격대는 2015년 3월 기준으로 50그램당 1만 6천원에서 2만원 정도로 형성되는 것이 보통이다. 평균적으로는 50그램들이 포장이 18000원 선. 가격이 안드로메다까지 올라가는 시가와 달리 저렴한 선에 연초 가격이 못박혀 있지만 파이프용 연초가 시가에 비해 품질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가의 경우 명성으로 인한 프리미엄도 있지만 담뱃잎을 말고 겉잎으로 싸서 아마 수지로 마무리하고 개별적으로 포장하는 등의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솜씨빨도 제법 타는 편이다.[10] 즉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피울 수 있는 완제품으로 가공 마감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 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재워 피우는 파이프용 연초는 그냥 통에 담아서 팔면 되니 인건비가 적게 들고, 담배 회사들의 노하우도 팽팽하게 맞서는 수준이라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는 일은 잘 없다.[11]

다만 한국의 경우 궐련이 담배 시장을 주도한 결과 파이프 담배, 롤링 타바코가 사멸되었던 상황이라서 묵은 혹은 보관이 잘 안된 연초가 풀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한다.

2015년 1월 기준으로, 담배값 인상 파동으로 인해 파이프용 연초에 붙는 세금도 상승하여 연초의 가격 자체가 상당히 인상된 편이다. 50그램 단위로 포장된 틴 제품의 평균 가격이 18000원 가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50그램 단위의 벌크 포장 제품을 구입할 경우 72000원으로, 50그램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4400원이 된다(!). 이는 필터 담배 4갑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이지만, 파이프 연초 50그램을 흡연에 사용할 경우 필터 담배 4갑과 비교할 때 향도, 맛도, 분량도 훨씬 풍부하다.[12]

단 벌크 제품의 경우 양이 양인만큼 적절한 보관 용기를 마련해야 품질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고무 캡이 달린 적당한 단지 정도의 밀폐력이 이상적이지만 잡냄새가 배어 있지 않다면 플라스틱 용기도 나쁘지 않다. 요는 직사광선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고 밀폐가 되는 용기면 되는 것이다. 락앤락이나 타파웨어 밀폐용기가 모양이 안 나서 그렇지 가성비로는 최고다. 참. 벌크를 샀다면 며칠 쓸 분량으로 나누어 소분보관하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기본적인 연초 몇 종류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 버지니아 : 가장 대중적인 베이스 연초로 자체의 당분 함유량이 높다. 다양한 블렌드 제품에 널리 쓰인다. 이 연초만으로 이루어진 풀 버지니아 제품도 인기있다.
  • 벌리 : 조직이 다공성(多孔性)이라 향 성분의 첨가를 쉽게 받아들인다. 향을 가미한 연초 블렌드에 자주 들어간다.
  • 라타키아 : 서아시아를 원산으로 하는 연초로 소나무 등을 태워 훈연시키므로 독특한 향이 난다. 혹자는 병원 소독약의 향기를 느낀다고도....낙타 똥을 태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도 돌지만 실제로는 나무를 태워 훈연한다. 역시 훈연향이 감도는 랍상소우총이나 보이차 등의 차를 연상하면 된다.
  • 페릭 : 북미를 원산으로 하는 연초로 과즙 등과 함께 통 속에서 오랫동안 숙성시켜 독특한 향을 내는 경우가 많다.
  • 블랙 캐번디쉬 : 엄밀히 말하면 연초라기보다 가공법. 버지니아나 벌리를 열 & 증기 처리한 것으로 체리, 코코넛 등 스트레이트한 향연초 조합에 즐겨 쓰인다.

6 입문

그냥 쑥 피우면 끝인 일반 담배에 비해서는 알아야 할 것이 많다.

일단 파이프 관리가 보기보다 까다로운데, 상술했듯 파이프 한 개를 오래 쓰려면 하루에 한 번만 쓰는 것이 권장되는 것도 있는데다가[13], 한번 태우고 나면, 일단 파이프가 완전히 식은 뒤에 담뱃재를 털어내야 되는데 이것도 옛날 조상님처럼 재떨이에 땅땅 쳐서 털어내려는 생각은 금물. 자칫하다 깨먹는다.[14] 만일 파이프가 채 식지도 않았는데 그랬다간... 긁어내는 전용 스푼으로 긁어내주자. 다 식히고 나서 재를 턴 다음 분리해서 내부의 필터를 휴지같은 것으로 닦고[15] 철사에 솜을 꼬아서 만든 전용 클리너로 내부를 깨끗이 닦아줘야 한다. 말이 까다롭지, 두어 번 피우다 보면 그 번거로움도 남자의 로망의 하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귀찮다면 앞의 방법을 모두 차치하고 클리너 한 개로 물부리에서 연소통까지 앞뒤로 통과시킨 후, 훅 불어주면 끝. 교환형이건 금속제건 필터 끼워 쓰는 파이프면 짤없이 분해해야 한다.

-3단계 법. 3분 25초 부터 다져넣기 시범과 설명이 시작된다.

파이프 안에 담배를 다져넣을 때도 너무 꽉 누르지도, 너무 헐렁하게 누르지도 않는 적절한 압력이 필요하다. 꽉 다지면 안 빨리고, 헐렁하면 자칫 피우다가 꺼질 수 있어 쉴새없이 뱉고 빨고를 반복하거나(...)[16] 다지개로 툭툭 쳐서 다져줘야 한다. 몇번 피워보면 익숙해지며 대충 다져도 잘 꺼지지 않는 불을 볼 수 있다. 단, 제대로 다졌다고 하더라도 신경쓰지 않으면 불이 꺼져버리기 때문에 불이 약해졌다고 판단될때는 조금씩 조금씩 빨아들이고 뱉는 것을 두세번 정도 반복해서 불을 살려야 한다. 불을 꺼트리지 않고 잘 피운 경우 보울의 바닥까지 연초가 새하얗게 다 타게 된다. 여기서 다시 언급하지만 파이프는 입담배로 즐기는 게 보통이며 절대 힘을 주어서 빨아들이면 안된다. 속담배로 즐기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연기의 양과 진함이 필터 담배보다 월등하므로, 생각 없이 한 모금 폐로 보냈다가 눈 앞이 핑 도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상술했듯이, 한 대 피울 때 태우는 담배 양이 궐련보다 넘사벽으로 많은지라 여러분들이 자주 피는 일반 담배와 달리 한번 피우면 상당히 오래 간다. 한 대를 풀로 피고 나면 후폭풍도 좀 크다. 작은 파이프라도 생각보다 오래 가니, 타이밍을 잘 잡고 피울 것. "담배 한 대 태우고 오겠습니다" 라는 말의 의미가 엄청나게 달라지는 것도 염두에 두자. 부하가 파이프 마니아인데 담배 한 대 태우고 오겠다면 일반 담배 기준으로 한 대라고 못박아두자.

오래가는 건 흡연시간 만이 아니다. 냄새도 굉장히 오래 간다. 보통 담배보다 향기가 좀 낫다는 점은 위안이 되는데, 한 철딱서니없는 양반이 좁은 기숙사 방에서 한 대를 태웠다가 사흘 동안 냄새가 안 빠지는 바람에 층장에게 죽어라 갈굼당했다는 도시전설이 있다. 아침에 공터를 뱅뱅 돌면서 몇십 분에 걸쳐 한 대를 태웠는데, 낮에 가 보니 아직도 냄새가 나더라는 경험담도 존재. 파이프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은 이 점을 명심하고 파이핑할 자리를 선정하자. 덧붙여서, 파이핑한 뒤 남는 잔여물[17]들에서도 향취가 풍겨나오므로 참고할 것. 이 냄새는 절대 흡연장소에만 남는 것이 아니다. 그 연기가 닿는 흡연자의 옷은 물론 연기를 들이 마시는 입 안에도 상당시간 잔류한다. 민감한 사람의 경우, 흡연 후 4~5시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입안에 담배의 향이 남아있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초보자라면 입속 화상도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담배는 뜨거운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혓바닥을 데이기 쉽다. 파이프 담배에 사용하는 연초는 필터 담배에 비해 기본적으로 습기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연기가 뜨거운데다가 한번에 빨아들이는 연기의 양도 많으며 한번에 2~30분씩 피우다 보니 이런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연초가 담긴 보울이 뜨겁게 느껴지거나 부리 안쪽에 습기가 차는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잠깐 거치대에 내려놓고 쉬면서 부리 안쪽의 수분이라도 털어주는 편이 좋다. 혓바닥을 잘못 데이면 하루 정도 식사가 재미없어진다! 유념해야 할 사항.

7 구입

연초 수입사 중 하나인 다래코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 목록

파이프, 필터, 소제도구, 라이터 등은 온라인 매장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핵심적인 내용물인 연초는 어디까지나 담배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오프라인 판매만이 가능하다. 위의 링크를 참조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장이 집중되어 있고, 지방에서는 구입처가 다소 한정적인 양상을 보인다. 유의하도록 하자. 남대문의 수입상가를 뒤져 보면 연초를 판매하는 매장이 은근히 남아 있지만, 이쪽은 메이저 회사의 뒷받침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나 다양성 면에서 다소 불리한 감이 있다.

  • 파이프 : 파이프의 구조 자체는 단순한 편이라, 세공과 재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옥수수 속대를 가공해서 만드는 것은 만원 미만에 구할 수도 있다(...). 나무 파이프의 경우 보통 1만 5천원대부터 시작하며, 브랜드에 따라 수십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파이프 담배가 보다 흔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상품이 수백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쯤 되면 명백한 취미의 영역이고, 순수하게 흡연 용도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저렴한 파이프도 향에 지장을 주지 않으니 괜한 부담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 연초 : 파이프에 채워넣을 토바코(담뱃잎)은 보통 50g 단위로 18000 원 가량(2015년 1월 기준). 비싸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하루에 한 파이프, 15~30분 정도를 즐긴다고 가정할 때 2주에서 3주는 넉넉하게 피울 수 있다. 의외로 필터 담배보다 돈이 들지 않는 셈. 흡연량을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궐련 값은 훨씬 많이 든다.
  • 악세사리 : 파이프 흡연을 좀더 편하게 즐기고 파이프 수명을 유지하려면 전용 청소도구나 탬퍼 같은 악세사리가 필요한데, 말이 거창하게 들리지만 이것들도 싸다. 토바코를 다지는 탬퍼와 담뱃재를 파내는 스쿱, 막혔을 때 뚫는 스틱을 조합해둔 툴이 3천원, 전용 클리너가 100개들이에 4천 원 정도 한다. 잠깐, 클리너는 필수잖아!! 이런 것들 외에도 파이프를 세워놓는 거치대인 파이프레스트나, 파이프레스트와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재떨이, 연통이 축축해지는 걸 막는 토바코 받침대 등등 다양한 악세사리가 존재. 당연하지만 취미성이 강한 장르이기 때문에 이것들도 프리미엄 상품들이 있지만 성능이 엄청나게 차이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간지가 더 날 뿐.

2015년 1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궐련의 가격이 2천원 가량 인상되어 한 갑당 4,500원의[18] 가격을 자랑하게 되었다. 파이프용 연초에도 세금이 추가로 붙게 되었지만 50그램 포장의 틴 제품이 14000원 선에서 18000원 선으로 상승한 정도로, 상승폭 자체가 필터 담배의 엄청난 퍼센티지[19]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파이프 담배의 필터 담배에 대한 가성비 우위는 오히려 높아진 상태이다.

8 각종 매체에서

유명한 파이프 담배 흡연자로는 셜록 홈즈, J.R.R 톨킨(그의 작품 중 파이프를 피우는 캐릭터가 꽤 된다), 더글러스 맥아더, 마크 트웨인, 몬티 파이선의 멤버였던 그레이엄 채프먼[20] 등이 있으며 1964년에서 2004년까지 올해의 파이프 흡연자라는 상도 있었다. 상을 받은 사람 중 하나가 피터 쿠싱.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은 파이프 담배 흡연자인데, 주인공에게 영국제 파이프를 선물하며 파이프 담배를 권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궐련을 끊게. 불을 붙여 반쯤 피우다 나머지는 내버리다니……. 담배에 대한 자네 사랑은 고작 1분간이야. 창피한 노릇이지. 파이프로 피우는 게 좋을 걸세. 충실한 마누라 같거든. 자네가 집에 가면 거기서 조용히 자네를 기다리고 있네. 거기 불을 붙이고 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면, 내 생각이 날 걸세.

찰스 디킨스의 단편 중에는 아내 등쌀에 하고 싶은 사냥도 못하고 우울해져서 자살하려는 남작에게 자살자의 사신이 오는 얘기가 있다. 이때 남작은 파이프 다 피우고 죽겠다고 하는데 똥줄이 탄 사신이 잡담하다가 돈이 너무 많아서 자살한 젊은이의 얘기를 해 버리고 이 얘기를 듣고 웃겨 죽으려 한 남작은 결국 자살을 포기하고 아이들과 함께 사냥을 하며 잘살기로 한다.

봉산탈춤에서는 말뚝이가 양반들을 놀려먹으면서 이런 말을 한다.

말뚝이: 아, 이 양반, 어찌 듣소 자좌오향(子坐牛向)에 터를 잡고, 난간 팔자(八字)로 오련각(五聯閣)과 입구(口)자로 집을 짓되, 호박주초(琥珀柱礎)에 산호(珊瑚) 기둥에 비취 연목(翡翠椽木)에 금파(金波) 도리를 걸고 입구자로 풀어 짓고, 쳐다보니 천판자(天板子)요, 내려다보니 장판방(壯版房)이라, 화문석(花紋席) 짓다 펴고 부벽서(付壁書)를 바라보니 동편에 붙은 것이 담박녕정(澹泊寧靜) 네 글자가 분명하고, 서편을 바라보니 백인당중유태화(百忍堂中有泰和)가 완연히 붙어 있고, 남편을 바라보니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북편을 바라보니 효제충신(孝悌忠信)이 분명하니, 이는 가위 양반의 새처방이 될 만하고, 문방제구(文房諸具) 볼작시면 용장봉장, 궤(櫃), 두지, 자개 함롱(函籠), 반닫이, 샛별 같은 놋요강, 놋대야 받쳐 요기 놓고, 양칠간죽, 자문죽을 이리저리 맞춰 놓고, 삼털 같은 칼담배를 저 평양 동푸루 선창에 돼지 똥물에다 축축 축여 놨습니다.

생 원: 이놈, 뭐야!
말뚝이: 아, 이 양반, 어찌 듣소, 쇠털 같은 담배를 꿀물에다 축여 놨다 그리 하였소.
양반들: (합창) 꿀물에 축여 놨다네. (굿거리장단에 맞춰 일제히 춤춘다. 한참 추다가 춤과 음악이 끝나고 새처방으로 들어간 양을 한다.)

어린이를 겨냥한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같은 모양의 장치에서 비눗방울이 나온다. 순화.

소설, 만화, 영화 등 픽션에서는 주로 탐정이나 나이 지긋한 노년의 남성 캐릭터가 많이 핀다. 셜록 홈즈가 얼마나 파이프 담배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해당 속성 외의 파이프 담배를 피는 인물들로는 헌터X헌터모라우 맥카나시이런 영웅은 싫어 정도. 사족으로 이 두 사람 모두 파이프 담배를 즐겨 피는 동시에 파이프 담배와 관련된 능력자이다.[21]

8.1 파이프 담배 흡연자인 실존인물

8.2 파이프 담배 흡연자인 캐릭터

  1. 크메르어의 khsier에서 유래. 일본식 전통 담뱃대를 뜻하는 고유명사로도 쓰인다. 참고로 이 단어는 양 끝만 금속으로 되어 있는 담뱃대의 모양에 빗대 출도착지 양쪽 끝의 기본운임구간 표만 끊어 타는 부정승차를 가리키는 속어이기도 하다.
  2. 보통 20세기 초반까지 정도.
  3. 셜록 홈즈 패러디인 "The stolen cigar box"에서 화자는 지갑 사정이 안 좋아서 파이프를 피운다고 얘기하는데, 실제로 궐련의 반값, 혹은 그 이하의 가격으로 파이프에 넣을 연초를 구매할 수 있다.
  4. 사족을 더하자면 궐련이 너무 비싼 일부 국가는 궐련을 밀수 판매 하기도 한다. 대량으로 들여오면 차액이 상당하고, 판매층도 두터워 끊이지를 않는 듯 하다.
  5. 프랑스어로 bruyere, 영어로는 briar라고 하는데 '장미목(木)'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브뤼에르 자체가 장미목(目)에 속하는 나무의 뿌리 덩어리이기는 하다. 그러나 악기나 가구를 만들때 쓰는 아름다운 나뭇결을 가진 장미목(木)은 장미목(目)에 속하는 나무가 아니라 아름다운 나뭇결을 가진 향기로운 목재를 영어로 Rosewood라 하고 그것을 직역한 것이다. 장미와는 큰 연관이 없다. 브뤼에르 파이프 중 아름다운 결을 지니고 있는 것은 파이프 중에서도 고급품으로 치며, 그러한 것들을 Rosewood Pipe라고 하기에 직역하는 과정에서 혼동이 생긴듯하다. 가구나 악기를 만드는 장미목으로 파이프를 만들면 겉모양만 흉내낸 싸구려 제품이 되며 담배를 태우기에도 부적합하다.
  6. 더글라스 맥아더는 상류층 출신이자 전쟁 영웅 답게 고급 브뤼에르 파이프를 애용했으나 마침 브뤼에르 파이프를 깜빡하고 안 챙긴날 콘 파이프를 사용중인 사진이 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혀 자신의 상징물이 되자 기자들을 만날땐 콘 파이프를 가지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고 한다.
  7. 이럴 경우엔 연초를 연소통의 1/5만 채워 넣어서 흡연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8. 건파우더, 즉 화약이 첨가되어 있다고 한다. 물론 극소량이긴 하지만....파이프 담배에 익숙해지면 궐련을 피울 때 매캐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9. 대용량을 구매할 경우 2할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나므로 엄청난 가성비와 저울질을 해야 한다.
  10. 쿠바에는 이런걸 전문적인 업으로 삼는 시가마스터 들이 있다.
  11. 물론 10년 정도 숙성시킨 미개봉 연초는 한 캔당 십만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12. 궐련은 한 갑당 10그램 정도이니 5갑에 해당하는 셈이지만, 실제로는 종이와 필터 무게를 제해야 하기 때문에 연초의 양이 10그램에 미치지 못한다. 그에 비해 파이프 연초 50그램은 순전히 연초뿐.
  13. 이건 잘 지키면 지속적으로 쓰면서 불에 익어서 내구연한이 상승하여 파이프 하나가 평생 친구가 되기도.
  14. 옛 조상님들의 담뱃대의 대통은 금속제였다는 걸 명심하자.
  15. 금속 영구필터를 채택한 파이프 한정. 소모품으로 필터를 갈아끼우게 되어 있는 파이프도 있다.
  16. 그런데 이렇게 하면 혓바닥 데기 십상이다
  17.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담뱃재, 그리고 파이프를 청소하는 클리너.
  18. 2015년 1월 현재 KT&G가 생산하는 궐련 71종 기준.
  19. 2,500원 ~ 4,500원(1.8배)
  20. 근데 결국 이것 때문에 편도선암으로 사망했다.. 사실 이전에도 알콜 중독에 걸려 고생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다.
  21. 모라우는 거대한 파이프 담배에서 뿜어내는 연기에 물리력을 더해 상당한 응용력을 발휘하며 듄은 순수 자신의 능력인지 파이프 담배가 지니고 있는지는 불명이나 이능력 무효화 능력을 지녔다.
  22. 가운데땅에서 처음 연초(Pipe-weed)를 피운 것이 호빗들이라고 한다.
  23. 담배 파이프에서 비눗방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