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he Passion of the Christ(그리스도의 수난).
예수의 십자가형의 고난과 죽음, 부활을 그려 낸 영화. 멜 깁슨 감독. Passion의 사전적 의미는 몇 가지가 있지만 "The Passion of the Christ"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의미하는 관용구이다. 국내 개봉명도 원래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하려고 했고 포스터까지 제작했지만, 왜 도중에 바뀌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 특징
2.1 고증
아포칼립토에서와 마찬가지로, 멜 깁슨의 고증덕후 기질이 그야말로 유감없이 선보인다. 전술한 대로 언어와 복식 고증에 충실한 등 세세한 면에 신경을 썼으며, 연출 또한 감탄할 정도로 뛰어나다. 굳이 종교영화라는 틀에 한정짓지 않더라도 수작 이상의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별다른 재해석이 없이 거의 대부분의 장면을 성경의 내용에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일부 장면은 가톨릭 전승과 19세기 독일인 안나 가타리나 에메릭 수녀가 체험한 환시[1]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영화이다. 영화의 연출은 유명한 성화(聖畵)의 구도를 빌려온 것이 많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영화를 관람하고 "내가 생각하던 것과 똑같다."면서 극찬했다고. 특히 바리사이인들의 장면은 거의 17세기 네덜란드 화풍으로 필름이 구성되어 있다.
촬영지는 이탈리아. 고증에 꽤나 충실한 것이 특징인데, 웬만한 복식 고증은 물론이고, 작중에 등장하는 로마 제국 캐릭터는 이탈리아인 배우로 기용하여 모두 라틴어를 쓰게 하였다. 심지어 유대인 캐릭터들은 모두 아람어로 대사를 할 정도다.
그러나 못을 예수의 손이 아닌 손목에 박거나, 당시 유대인은 장발이 없었다는 등의 고증은 그냥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멜 깁슨 감독이 추구한 고증의 의도는 최대한 성경적 분위기를 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성경 줄거리'에 철저한 베이스를 두고 이외 부분에서 가능한 한 최선의 고고학적 고증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
2.2 잔혹성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하면서 겪는 고난의 묘사가 기존의 종교 영화와는 차원을 달리할 정도로 생생하다. 묘사 자체는 완전히 고어물(…)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특수효과를 모두 활용해서 잔혹하게 묘사했다. 문제는 이 장면들이 고증에 분명히 맞고, 오히려 실제보다 순화(…)되었다는 것이다. 십자가형이 괜히 고대인의 잔혹함을 상징하는 게 아니다.[2] 즉 예수의 수난을 과장해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에 가장 가깝게 보여주는 영화인 것이다. 때문에, 이 영화가 수난을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영화가 수난을 순화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사실 이사야서 52-53장의 "고난의 종"은 "모습이 너무 상하여 사람 같지 않다"고까지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잔인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 심약한 사람에게는 그다지 추천되지 않는다. 너무 잔인하기 때문에 종교 영화가 아니었다면 절대 15금 등급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도 극중에서 나오는 수난 장면 묘사에 대해 "너무나 참혹하니 심약한 사람들은 보는 걸 삼갔으면 합니다."라고 평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성당은 어른들 레지오 마리애 모임이나 청년 공동체에서 시청하지만 보기싫은 사람있으면 안보는데 이상하게 교회에서는 애들한테 억지로 틀어준다왜?
사실 작중에서 무고하고 선량하게 묘사되는 인물인 예수를 로마 군인들이 피와 살이 튀게 고문하는 잔인한 장면은,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니라도 오싹하고 동정심 들게 만들 정도. 최고 압권은 다양한 채찍들. 처음에는 회초리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철조망에 가까운[3] 채찍이 등짝을 휘감고, 피와 살점이 사방팔방에 날아다닌다. 특히 잔혹한 채찍이 예수 옆구리에 박혔다가 살점과 함께 날아가는 장면은, 신자 / 비신자를 막론하고 오마이갓을 외치게 만들만큼 매우 끔찍한 장면.
그런데 이 영화에서 이런 건 손에 못 박는 장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물론 매우 당연하겠지만 이 장면은 배우가 막대기만 휘두르고, 실제 줄이나 철사 장면은 CG 처리했다. 너무 뻔한 소리지만 당시 이 장면에서 충격과 공포를 느낀 사람이 많긴 했나보다. 하지만 짐 커비즐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꽤 고생했다. 실수로 채찍 1대를 맞아서 피가 철철 나기도 했으며, 십자가의 길 장면에서는 어깨가 탈골되었고, 영화를 다 찍으니 95kg이었던 그의 몸무게가 75kg으로 줄어 있었다 한다.(...)
실제 배우도 이것을 하는데 그나마 변장과 CG로 몇몇개를 감안했는데도 저 정도 상처를 입었다. 고대 로마에선 죄인을 처형하는 방법으로 그냥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으니... 상상 그 이상으로 끔찍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3 내용
대부분 성경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간다. 로마군에게 잡히기 직전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가 영화의 첫 장면이며, 드문드문 과거 회상으로 성경의 내용을 끼워넣었다.
작중 내내 예수의 대립자처럼 등장하여 예수를 유혹하는 악마가 등장하는데, 그 존재감과 분위기가 상당히 섬칫하다. 괴상하게 생긴아기를 안고 있는 남자 같기도 하고 여성 같기도 한 이미지인데, 소매 속에 뱀을 넣어 부리기도 한다. 예수가 잔혹하게 채찍질을 당하는 동안에도 다시 등장해서 아기와 함께 비웃음인지 뭔지 모를 미소를 날리는데 이 또한 충격과 공포스러운 연출. 인터뷰에서 멜 깁슨은 더없이 어머니와 자식 한 쌍의 아름다움을 실그러뜨리는 대조라고 했다.
잔혹함과 고통만을 강조하는 내용은 아니며, 수난을 받는 중간 중간에 플래시백 형식으로 예수의 어린 시절이나, 가르침을 펼치던 때의 장면이 삽입된다. 젊은 시절에 목수 일을 하면서 어머니와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모습 같은 것도 등장한다.
그런데 곧바로 잔인한 장면으로 돌아오니 충격이 더욱 배가된다. 예를 들어서 채찍질 형벌을 당해서 죽도록 맞던 도중에 최후의 만찬 장면으로 돌아가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대사가 나오고 다시 죽도록 채찍질을 당한다. 보통 교회에서는 이 장면에서 "아이고 예수님!!"하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나온다(…). 보통 할머니들과 중년 여성들
결말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을 받던 예수는 결국 사망. 그런데 그 순간 하늘에서 물이 한 방울[4] 떨어져 내리고, 이어서 지진이 일어나 땅이 갈라지고 예루살렘 성전 가장 안쪽의 휘장이 둘로 찢어지고 비가 세차게 내린다. 이 또한 성경 내용 그대로이다.
작중 내내 예수를 유혹하고 있던 악마는 지옥으로 보이는 곳에 갇혀서 비통하게 절규한다. 보통 이 장면은 악마가 지상의 권세를 잃은 것으로 풀이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무덤 속에서 예수가 일어서고 걸어 나가는데, 손바닥에 구멍이 뚫린 상처가 보이는 것으로 끝난다.
4 인기와 흥행
멜 깁슨이 최초 기획안을 냈을 때는 "때가 어느 때인데 종교 영화를 만들겠다는 거냐?"며 주위에서 도시락 싸들고 말리는 분위기였다. 대작 종교영화 장르는 헐리우드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사장된 장르인데, 찰턴 헤스턴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십계나 벤허처럼 1950~60년대에는 대대적으로 흥행했던 장르였으나, 1980년대 이후로는 이런 종류의 영화는 대작 중에서는 거의 없었다. 굳이 찾아보자면 애니메이션인 이집트 왕자가 그나마 성공했고 내용면에서 극찬을 받은 것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멜 깁슨은 2,500만 달러의 사비를 아낌없어 털어가며 제작을 강행했다. 할리우드 메이저들이 죄다 배급을 거부하여 뉴마켓 영화사라는 중소업체가 배급을 맡았는데,[5] 이 업체는 종전 자사 최고 대박작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몬스터(2003)로 전세계에서 6,000만 달러 정도 번게 고작이던 업체였다. 여기에서 제작 및 배급작으로 알려진 다른 영화가 메멘토 정도인 듣보잡(…) 영화사였다.[6]
이렇듯 흥행에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결과는 초대박을 터뜨리며 엄청난 수익을 거둔다. 미국에서만 3억 7,000만 달러 이상 벌었고 [7]전세계 다합쳐 6억 1,189만 달러가 넘는 돈, 2차 판권시장까지 합치면 9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중소 배급업체로는 섬밋 엔터테인먼트가 제작배급한 트와일라잇 시리즈 이전까지만 해도 유일하게 미국 시장에서 2억 달러 이상을 번 중소영화사 배급 영화 최고 대박작이 되었다.
한국에서도 전국 300만 관객을 동원했으니 상당히 성공한 축에 속한다. 당연히 기독교 신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기서 말하는 기독교는 당연히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성공회 등 그리스도교 종파를 거의 모두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8]
기독교 신자들이 많이 시청하다 보니, 이 영화가 상영하는 동안은 영화관이 반쯤 교회 간증회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종파를 불문하고) 조금만 감수성이 풍부하고 신앙심이 강한 신자라면 저절로 "아이고 예수님 어떡해!" 소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영화이기는 하다.
기독교 교회나 종파, 사목자의 성향에 따라 아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대체로 군말없이 차분하게 감상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심약하거나 너무 어린 신자들에게는 보지 않을 것을 잘 교육시키기도.
2008년 부활 대축일 전날에 KBS- 2TV에서 자막 방영되었다. 마지막 장면이 예수의 부활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적절한 타이밍.
5 비판
멜 깁슨은 강경한 보수주의자이고 독실한 전통 가톨릭 신자이다.[9] 하지만 미국의 유대인 공동체 측에서는 자신들을 예수를 잔인하게 박해한 냉혈한으로 만들었다고 하여 이 영화와 멜 깁슨을 심하게 비난했다.[10]
언론에서는 그가 유대인들을 매우 싫어하기에[11] 영화에서 그런 성향이 드러났다고 보도했고, 이후 유대인들의 세력이 강한 할리우드 영화계[12]와 멜 깁슨은 오랫동안 냉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우스 파크에서도 스탠 마시와 케니 맥코믹을 통해 멜 깁슨을 마조히스트 사이코로 묘사해 신랄히 깠다.
하지만 영화 초반에 종교지도자들 중에서도 니코데모를 포함한 양심적인 유대인 지도자들이 예수를 체포하는 것에 반발을 가지고 이의를 제기하다 쫓겨나는 모습이나, 베로니카와 같이 십자가를 지고 끌려가는 예수를 보며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는 평범한 유대인들의 모습[13] 을 보면, 유대민족 자체를 까는 것은 아니다. 멜 깁슨의 개인적 성향을 따지는 것과는 별개로 유대인을 까기 위해 만든 영화라고만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애초에 신약 성경 내용 자체가 그런 걸 뭐 어쩔
무신론자들과 반기독교인, 심지어 개신교인 중에서도 이 영화를 싫어하는 부류가 많다.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3류 감독이 만든 고문 포르노 영화라고 마구 씹었다.[14]
움베르토 에코는 좀 다른 관점에서 비판했다. '내 아들에게 손대지 마!'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건 그냥 예수를 고기 다지는 기계에 밀어넣은 스플레터 영화지, 예수의 수난에 대해 신자들이 조용히 묵상하도록 복음사가들이 의도한 것을 (노골적으로)낱낱이 드러내었으며 신학적 의미도 반영하지 못했으니 종교 영화라고 할 수 없고, 스플레터 영화의 단순한 대립 구도상 나쁜놈이 유대인과 로마인이 되어버린 것이니 반유대주의 영화 정도도 못 된다"고 주간지인 레스프레소에 썼다. [15]
6 기타 이모저모
노컷뉴스에서 개봉전 교황청을 비롯한 여러곳의 평가와 사실성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일단 가톨릭교회에선 긍정적으로 평가 했으나, 반유대주의를 염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멜 깁슨은 이후로 고대 언어로 영화를 만드는게 취미(?)가 되었는지, 본격 마야어 영화 아포칼립토를 만들었다(…). 흥행이나 평은 상당히 좋았으나 역사학자들에게 쓴 소리를 듣자 또 술김에 막말하다가 더 쌍으로 씹혔다. 해당 항목 참조.
역사적 예수의 연구자로 유명한 도미닉 크로산의 <예수의 마지막 1주일>이란 책은 이 영화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로 예수 역을 맡은 배우 짐 커비즐이 출연 권유를 받기 전에 길거리를 걷는데 웬 프랑스인 여성이 와서 '당신은 예수 역을 맡게 될 것입니다' 하며 사라졌다는 얘기, OST를 제작중이었는데 악마의 목소리를 연상케 하는 소리가 나왔다는 이야기 등의 루머가 있다. 여튼 짐 커비즐은 직전에 반지의 제왕의 아라곤 역을 제안받았는데 신성모독적인 영화엔 안 나온다고 거절했다.(...)[16] 아이고 어마어마한 팬과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는데 짐 커비즐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엄청나게 메소드 연기를 하며 찍었고 덕분에 촬영기간 중에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나중에 그를 십자가에 매다는 광경에선 묘한 광채 때문에 배우들이 모두 넋을 잃고 압도되는 일도 있었다고. 이후로도 짐 커비즐은 이 영화에 나온 일을 여기저기서 간증하고 다니면서 영화 촬영 중의 애로사항을 모두 마귀의 술수라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는 반기독교인들이 이런 영화가 개봉해서는 안 된다며 넷상에서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어째 하는 짓이 극렬 종교인들하고 똑같다
7 등장인물
대체로 성경에 나온 대로이다. 여기에 이 영화에서 나온 특기할 만한 장면이나 인상들을 언급하면 아래와 같다.
- 예수: 배우는 제임스 커비즐(James Caviezel). 매우 훈남이다.[17] 젊을 적에 목수 일을 하면서 어머니 성모 마리아와 유쾌한 모습으로 지내는 장면이 인상적. 유언(?)은 4대 복음서에 나온 '가상칠언'을 말이 되게 이어서 만들었다.
- 커비즐 본인도 가톨릭 신자이며, 본업은 배우이지만 영화를 안 찍을 때는 목수일도 하는 사람이라고. 이 영화 뒤에 찍은 영화인 데자뷰에서 킬러역을 맡았으며, 미드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의 주인공으로 인기몰이 중. 예수(Jesus Christ)와 이니셜이 같은 건 완전한 우연이다.
- 성모 마리아: 배우는 마야 모르겐슈테른. 영화상에서 한없는 모성애를 보여준다. 특히 살점이 뜯겨 나가며 매질당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오열하는 모습, 십자가 형틀에서 내려진 아들의 주검을 안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십자가를 짊어지다 넘어진 예수에게 달려 와 안아주며 "아들아, 엄마 여기 있다!"는 장면(이 때 어린 시절의 예수 모습이 엇갈려 나온다)은 눈물을 쏟기에 충분한 명장면.
- 베드로: 배우는 프란체스코 데 비토(Francesco De Vito). 성경에 기록된 내용대로니까 어쩔 수 없지만, 예수를 체포하려는 유대인 제사장 카야파[18]의 노예 병사[19]에게 칼을 휘둘렀다가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리라'는 예수의 말을 듣고,[20] 예수의 제자가 아니냐고 추궁받았다가 예수의 예언에 따라[21] 배신하고 스스로 충격을 받아 도망치는 등, 정말로 찌질이 같은 모습 밖에 나오지 않는다.
- 사도 요한: 크리스토 지브코브. 예수가 체포되고 혼란하고 비통한 와중에 성모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의 곁을 조용하게 지키며 예수의 최후를 함께 지켜 본다. 영화를 통틀어 가장 어린 꽃미남 캐릭터이며, 이 또한 성경과 성전에서 전해지는 바를 충실히 재현한 것이다. 전통적으로도 사도 요한은 각종 미술에서 미청년에 가깝게 묘사되는 경향이 있었다.
- 키레네의 시몬: 자식과 함께 길을 가다 로마 군인에게 붙잡혀서는, 고문 후유증으로 도저히 십자가를 짊어질 수 없게 된 예수의 십자가를 같이 짊어지고 십자가의 길에 합류하게 되는 역할. 처음에는 "내가 왜 이런 짓을…"이라는 분위기였지만, 갈수록 예수를 동정하며 나중엔 부축해주고 물을 나누어 주기까지 한다. 중간에 "이렇게 착한 사람을 왜 때리는 거요!"라면서 화를 내고 "계속 때리면 십자가를 지지 않겠소!!"라고 화내는 장면은 명장면. 평범한 사람의 양심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골고다 언덕에 도착한 뒤에는, 쫓겨나가서 출연이 없다. 단지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지었다는 한 가지때문에 성인으로 추앙을 받고 있는 것 같지만, 가톨릭 전승에 따르면 후에 초대 그리스도교 교부들의 선조가 되는 사람이라고 한다.
- 본시오 빌라도&클로디아 : 본시오 빌라도는 아시다시피 로마 제국의 유대 총독. 클로디아는 본시오 빌라도의 아내로, 이름은 비록 전승이지만 성경에는 분명히 본시오 빌라도의 아내가 언급된다. 전날 밤 악몽을 꾸고 예수를 죽이지 말라고 남편에게 간언한 것. 본시오 빌라도도 아내의 의견에 따라 예수를 죽일 마음은 없어 매질로 그치길 원했으나, 그에 대한 반발로 폭동과 반란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해 마지 못해 십자가형을 선고하면서 자기는 책임이 없다고 손을 씻는다. 여담으로 억센 군인임을 반영하는 본시오 빌라도의 스킨헤드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영화의 대사는 당시 그 지역에 쓴 아람어인데, 행정관은 로마에서 온 사람이니 대사를 라틴어로 한다. 여담으로 역할을 맡은 동구권 배우의 이름은 흐리스트, 그리스도이다.
- 헤로데 : 당시 유대의 왕. 정확히는 갓난아기를 죽이라고 명한 헤로데 왕의 아들. 본시오 빌라도가 재판을 거절하자 카야파와 안나스가 헤로데에게 예수를 데려온다. 이때 헤로데는 예수를 실컷 조롱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예수가 지겨워졌는지 그대로 다시 본시오 빌라도에게 떠넘긴다.
- 롱기누스(예수를 창으로 찌른 병사, 성 론지노):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에 끌려가는 예수를 비웃지 않던 병사. 도중에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울부짖자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처형 장면에서 다시 등장하여, 목이 마른 예수에게 물에 적신 해면을 건네 목을 축여주었다. 기상 악화로 빨리 형을 집행하기 위해 예수를 창으로 찌르고, 피와 물을 뒤집어 쓴 순간 바로 회개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롱기누스 창의 주인공.
- 2명의 죄수: 예수와 함께 처형당한 2명의 죄수. 전승대로 1명(성 디스마. 축일 3월 25일)은 "이 사람은 우리와 달리 죄를 짓지 않았는데 고난받고 있다!!"고 예수를 옹호하고, 다른 1명(게스타스)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우리를 구해 보시오!!"고 비난한다. 예수는 거의 다 죽어가며 숨이 넘어가는 목소리로 디스마에게 천국을 약속해주지만, 게스타스는 곧바로 나타난 까마귀에게 눈을 쪼인다. 지옥에 떨어진다는 은유인 듯. 그 후 로마 제국 병사들은 예수가 숨을 거둔 것이 확인되자, 다른 두 죄수는 망치로 다리를 부러뜨려 강제로 죽인다. 왜 그런지는 십자가형 참조.
- 이스카리옷 유다: 이스가리옷 유다. 복음서 전승대로[23]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자살하는 걸로 처리, 바리사이인들과의 회의 장면이 인상적이다. 유다의 영혼은 예수를 배신하자 사탄의 손아귀에 넘어간 것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유다를 놀리던 초딩들의 얼굴이 악마처럼 변하거나 하면서 유다를 정신적으로 몰아가는 연출이 있다. 자살 직전에 주변에 나타나는 썩은 나귀 장면이 꽤 고어스럽다.
- 카야파 : 바리사이들의 대표이며 유대인 대제사장. 자신의 장인 안나스와 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예수를 죽이기 위해 유다를 매수하고 갖은 중상모략과 모함을 멈추지 않는다. 그 와중에 예수를 옹호하는 니코데모를 추방시키며 묶여있는 예수를 직접 구타하고 침을 뱉으며 모욕한다. 법정에서는 사형을 주저하는 본시오 빌라도를 협박하기까지 한다. 다만 예수가 십자가형에 처해질 때의 엘리야 운운하는 대사가 영화에서는 빠졌다.[24] 종국에는 예수가 숨을 거둠과 동시에 지진으로 성전이 갈라지고 휘장이 찢어지자 반성과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
- 악마(사탄): 중간 중간 나와서 예수를 유혹하고 지켜보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심지어는 썩소를 짓는 아기[25]의 모습으로도 나오는데, 이 장면은 꽤 충격적. 로마 제국 군인들과 유다를 놀리는 아이들의 배후에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때 이들은 마치 '사탄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 있는 듯이 얼굴이 악마적으로 연출된다. 예수가 희생하자 마지막에는 지옥에서 버로우당해 열폭한다(…).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는데. 원래 여자 배우가 남자 연기를 한 것(!).
- 마리아 막달레나: 막달라 마리아. 배우는 여신으로 추앙받는 모니카 벨루치. 전승대로 예수의 처형 장면에 어머니 성모 마리아와 늘 붙어 다닌다. 영화를 통틀어 가장 울음을 많이 터뜨리는 캐릭터이다. 복음서의 유명한 일화인, '간음하다 걸려 사형될 처지에 놓인 여인을 구해준'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었다는 설정을 깔고 있다. 마리아 막달레나 간음 이야기는 교황 그레고리오 1세 덕분에 생긴 오해로 본래 연관성은 없으나[26], 물론 워낙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기 때문에 영화를 감상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 말쿠스(Malchus): 가야파의 노예 병사들 중 1명. 예수를 체포하러 왔다가 분노한 베드로에 의해 한쪽 귀가 잘려서 땅에 떨어진다. 이를 본 예수는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는 말로 베드로를 꾸짖고, 말쿠스의 귀를 주워서 도로 붙여주었다. 이에 충격을 받은 듯, 땅에서 일어서지도 않고 멍하니 예수를 올려다 보았다. 실제 성경에서는 귀를 다시 붙여준 것 까지 밖에 나오지 않는다. 역사 속에서는 그 뒤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는 분이 추가요망.
8 후속작
2016년 6월, 후속작을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연출, 각본, 제작을 모두 멜 깁슨이 맡으며 각본은 브레이브 하트를 쓴 렌달 월레스가 같이 담당한다.
스토리는 예수의 부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후속작의 제목은 부활로 정했다.
- ↑ 안나 가타리나 에메릭 수녀는 성흔을 체험했다고 하며, 환시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생애를 극사실적으로 보고 이를 당시의 저명한 작가였던 클레멘스 브렌타노에게 전해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고 한다. 영화가 개봉된 즈음에 함께 국내에 가톨릭출판사에 의해 이 책이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안나 가타리나 에메릭 수녀는, 선종 후 교황청에 의해 복자 전 단계인 가경자로 공인받았다.
- ↑ 원래 십자가형의 죄수들은 십자가에 걸리기 직전에 옷이 모두 벗겨져 나체 상태가 된다. 그런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을 몇 군데 순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라는 것. 참고로 멜 깁슨 감독은 브레이브 하트에서도 처형 장면을 상세히 묘사한 전적이 있다.
- ↑ 이 당시의 고문용 채찍은, 기다란 가죽에 날카롭게 간 상아나 뼈같은 것들을 달아서 만들었다. 그래서 제대로 맞으면 살갗이 흉측하게 찢겨나가 내장과 뼈가 보일 정도...
- ↑ 하느님의 눈물을 상징하는 듯.
- ↑ 단,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에선 20세기 폭스가 배급을 맡았다.
- ↑ 2012년 현재까지도 이 영화와 트라일라잇 시리즈, 그리고 헝거 게임(영화)만이 미국 흥행 2억 달러를 넘긴 중소영화사/배급사.
- ↑ 2015년 현재까지 전체 R등급 영화 흥행 1위이다. 2위는 3억 4천만불의 데드풀(영화).
- ↑ 워낙 고증도 비교적 잘 되있고 내용도 충실한 편이라서 종파를 가리지 않고 고난주간 되면 성당/예배당 가리지 않고 틀어제낀다.
이쪽에 다니는 사람들 중 몇몇은 영화 자체를 외운 사람들도 있다. 몇년이고 틀어제꼈으니하기야 복음서의 중요 부분이라서... - ↑ 성 비오 10세회와는 관련이 없다. 그의 아버지가 교황공석주의자이고 그도 아버지의 생각에 가깝다고 한다.
- ↑ 사실 멜 깁슨도 이런 이유 때문에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리소서"라는 대사와 군중 부분에서는 '자막'을 삭제했지만, 알고 보는 사람이라면 알아볼 수밖에 없다.
- ↑ 자신의 고향인 오스트레일리아서 어느 깐깐한 유대인 사업가와 다툼이 벌어졌는데 술김에 이런 말을 했다. "호전적인 유대인답군, 왜 이스라엘제 무기라도 들고 날 죽일 거냐?"
- ↑ 할리우드 7대 메이저 영화사들이 유대인이 세우거나 공동 설립자거나 현재 회장이다. 유일하게 반유대인 영화사이던 월트디즈니 사조차도 현 회장인 제프리 캐천버그가 유대인이다.
- ↑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부유층들의 거주지를 지나갈땐 사람들이 침을 뱉거나 돌을 던졌지만 빈민촌에선 모두가 통곡하며 슬퍼했다.
- ↑ 이 반응은 사우스파크에서도 묘사되었는데 스탠이 이건 영화가 아니라 그냥 스너프 필름라며 환불을 요구했던 장면으로 묘사되었고 환불을 받으러 멜 깁슨의 집까지 찾아간다.
- ↑ 이 칼럼을 썼다가 움베르토 에코는 영화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수난 자체를 깠다는 오명을 썼다고 점잖게 불평했다. 그 외에도 여러 독자들의 불평이 있었는데 그중 압권은 '친애하는 움베르토, 영화 내용을 미리 알려준 당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였다고.
- ↑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저자인 톨킨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며 반지의 제왕과 그 외 파생작들에 스며든 종교적 모티브를 통해 톨킨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을 정도다.
- ↑ 영화 속 얼굴은 실제와 조금 다르다. 특수 분장으로 코와 이마 등 얼굴 일부를 고치고, 눈동자 색도 푸른 눈에서 CG로 갈색으로 바꾸어 당시 중동 지역 사람처럼 꾸민 모습이다.
- ↑ 많은 이들이 잘못 알고 있는데, 예수는 본시오 빌라도가 직접 잡은 것이 아니라, 유대인 제사장들이 트집을 잡아 자신들의 사병을 동원해 체포하고, 본시오 빌라도 총독에게 끌고 가 재판 및 처벌을 의뢰했다. 유대인 공동체에는 사형을 선고할 권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작중에도 묘사된다.
- ↑ 병사들의 신분이 미천했기 때문에 베드로가 이런 중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별 탈이 없었다. 말단 병사라도 로마 정부군에게 상해를 입혔다면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 ↑ 예수는 잘려나간 병사의 귀를 도로 붙여주었다.
- ↑ 그날 저녁에 예수에게 '저는 언제나 스승님의 편에 서겠습니다'라는 식의 약속을 했으나 예수는 오히려 '아니, 넌 새벽닭이 울기도 전에 3번이나 나를 부정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 ↑ 십자가의 길 제6처에 등장하는 장면.
- ↑ 사도행전에 의하면 예수 팔아먹은 돈을 밭을 샀다가 넘어져서
원래는 이런 용어가 아니지만 언어순화로순대가 흘러나와서 죽는다. 복음서에서는 판 돈을 신전에 던져 놓고 목을 맸는데, 줄이 끝어져 떨어져 시체가 훼손되고 유대 지도자들은 유다의 돈을 피값이라 부정스럽게 여겨 방랑자들의 묘비로 삼으라고 땅을 사는 데 쓴다. - ↑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향해 "네가 성전을 허물고 사흘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했다는데 어디 지금 한 번 그렇게 해봐라"라고 하는 앞에서 예수는 조용히 저 사람은 자신이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며 신(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걸 옆에서 같이 십자가에 매달린 디스마가 알아듣고 "지금 이 사람이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것도 안 들리냐"며 대신 한 마디 한다.
- ↑ 이 아기는 CG가 아니라 다비데 마로타라는 이탈리아 출신의 난쟁이 배우다.
- ↑ 원래는 그녀의 몸에 들린 일곱 마귀를 예수가 퇴치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