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장과정
무역업에 종사하는 양 타이롱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그 탓에 어릴 때부터 상선을 타고 우주 각지를 떠돌았다고 한다. 이 때 훗날 페잔의 상인이 되는 보리스 코네프를 만나 친교(?)를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친교라기에는 뭐하고 같이 장난치던 사이?
양 웬리의 사상이나 생각은 상당수 아버지에게 영향을 받았다. 역사를 좋아하게 된 계기도 루돌프 폰 골덴바움 황제가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면서 왜 사람들이 그를 추대했을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아버지의 대답이었다.
양 타이롱 : 민중이 편해지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양 웬리 : 편안해지고 싶었다고요?
양 타이롱 : 그래, 자신들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어디선가 초인이나 성인이 나타나 자신들의 고생을 혼자 떠맡아주기를 바랬지. 루돌프는 그것을 이용했던 거야. 알겠니, 기억해 둬라. 독재자란 출현시킨 쪽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고 해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면 그 죄는 똑같다.
이 때문에 그가 민주주의 공화정을 옹호하는 언행들은 단순히 역사학도로서의 발언일 뿐이며 실제로는 간섭받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학자로서의 의견은 본인의 평소 사고방식과 뗄레야 뗄 수 없으며 특히 역사학자는 더욱 그렇다. 애초에 역사학이라는 것 자체가 인문학 중에서 주관이 들어가기 가장 쉬운 축에 속하는 학문이다. 게다가 사실상 아들로서 여기고 키운 율리안 민츠에게 내린 가르침이나 평소 사적인 대화들을 보면 자신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엔 민주주의에 대한 호의나 관심이 상당하며, 그는 최종적으로 민주주의가 존중받아야 할 가치라고 생각했다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
아버지가 사망한 직후 경제적 곤란을 겪었다. 유산으로 남은 것은 가짜 골동품더미 뿐. 나중에 엘 파실의 영웅이 되자 찾아와 친한 척 하는 먼 친척을 상대하면서 "그 때 학자금만 대주셨어도 군인이 되지 않았을텐데."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만일 그랬으면 제국군에게는 만세!였겠지만. 덤으로 제국군 몇백만 명이 살고 말이야
그래서 좋아하는 역사 공부를 공짜로 하기 위해 사관학교 전쟁사 연구학과에 입학했다. 전쟁사나 역사 같은 흥미를 느끼는 과목에만 집중한 결과 사관학교에서는 별로 대단하지 않은 성적의 학생이었고 특히 사격, 전투정 조종, 기관 공학 등의 과목은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그러나 모의 전술 시험에서 학년 수석인 말콤 와이드본을 박살내서 주위를 놀라게 했으며 이것이 관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얻어, 2학년 끝 무렵 다니던 전쟁사 연구학과가 폐지될 때 경쟁률이 센 전략 연구과에 양 웬리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전입하게 되었다.
어쨌든 이후 사관학교 성적은 본인의 경우 간신히 낙제를 면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어느 나라건 사관학교는 교과목 중 낙제점이 하나라도 나오면 강제 퇴교시킨다. 그리고 양 웬리는 몸을 직접 움직이는 부분과 기술분야 대부분에서 낙제를 아슬아슬하게 면하는 점수를 얻었던 것이 작중에 언급된다. 사문회에 앞서 공개된 그의 사관학교 시절 성적은 전쟁사 98점, 전략론 개요 94점, 전술분석연습 92점, 전투정 조종 실습과 기계공학연습 59점, 사격실기 58점이었다. 55점 아래가 낙제점인 걸 보면, 본인이 흥미가 없는 과목은 간신히 낙제만 면할 정도로 성적을 받았다.
부실한 실기과 기술분야 점수에도 불구하고 전략 전술 및 역사 과목에서 최상위권 점수를 받아 4808명 중 1909등이라는 중간 정도의 성적으로 졸업했다. 특히 전술에서는 전술평가의 일환인 함대전 시뮬레이션에서, 당시 전교 1등이자 10년에 한 번 나올 수재로 평가받았던 말콤 와이드본을 보급선을 길게 늘린 후에 끊어버리고 후퇴해서우주방어버티는 방법으로 가뿐히 발라버렸다. 와이드본은 양 웬리가 도망만 쳤다며 정면으로 싸웠으면 이겼을 거라고 열폭했지만 글쎄...그리고 정작 양은 '점수 만회했으니 끝~'이라고만 생각했다.
어쨌든 그다지 특출난 성적은 아니었으므로 평범한 소위로 임관하면서, 때려치우고 싶어 죽을 지경인 군바리 인생이 시작된다.
1.1 위관
사관학교를 졸업한 양 웬리 소위의 최초 근무지는 통합작전본부 기록통제실이었다. 군공과는 거리가 멀지만 양 웬리 입장에서는 과거 역사 기록들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었던 관계로 꽤나 마음에 들어했다. 다만 기록통제실 근무가 몸에 안 맞는 건지 그러나 같이 근무하던 사람들에게는 역사 기록에 대한 관심을 제외하고는 데스크 업무도 못하는 꼴통으로 평가되었다.
사관학교 졸업자에 대한 우대 정책에 따라 1년 후 중위로 승진하면서 전선으로 배치되었다. 주둔지는 엘 파실 주둔함대의 참모[1], 여기서부터 양 웬리의 군 생활이 본격적으로 꼬이기 시작했다. 군생활이 꼬이는게 군인으로 출세하는거라니 이게 무슨소리요 의사양반 양 웬리 본인은 그냥저냥 살아가며 대충 퇴역이나 하고 싶었으나 본의 아니게 사건에 휘말리면서 엘 파실 항성계의 민간인들을 무사히 탈출시켜 두각을 나타냈다. 훗날 그의 부관이자 반려자가 되는 소녀 프레데리카 그린힐과 만난 것도 이 때.
분명 그것은 한 사람의 젊은 영웅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한 사람의 위대한 영웅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었지만….
동맹군은 엘 파실 탈출작전을 성공시킨 젊은 영웅의 탄생을 찬양하며 우주력 788년 9월 19일 10시 25분에 대위로 승진하고, 같은 날 16시 30분에 소령으로 한 번 더 승진하는 사실상의 2계급 특진이 이뤄졌다. 이는 동맹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고, 그나마도 살아있는 사람에게 2계급 특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지키기 위해 두 번에 걸쳐서 승진시키는 꼼수까지 부렸다.
이러한 양 웬리 벼락승진의 뒤에는 군부의 눈가리기 술책이 숨겨져 있었다. 사령관이었던 아서 린치 소장은 이전까진 어느정도 유능한 사람이라 평가받았는데, 뭔가에 홀린 듯이 자기 부하인 양 웬리와[2] 민간인들을 내팽개치고 도망가다 제국군의 포로가 됐다. 이는 두고두고 회자되면서 씹힐 수 있는 삽질이였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영웅담을 만들어내어 사람들의 시선이 양 웬리에게 쏠리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이 조치로 인한 양 웬리의 대위 재임 기간은 6시간 5분으로, 동맹 사상 최단 기간이다. 덕분에 소령 계급을 3년 10개월 동안 달았는데 이게 훗날 양의 일생에서 11개의 계급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달고 있었던 계급이 되었다. 게다가 소령 계급에서 머무른 기간도 정상적인 승진기간보다 아주 약간 긴 정도라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1.2 영관
승진 후 동맹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양 웬리. 상부에서는 달아오른 분위기를 식힐 겸 양 웬리 소령을 에코니아 포로수용소로 발령내렸고 근무 하루 만에(...) 본의 아니게 맞닥뜨리게 된 수용소장 바나비 코스테어 대령의 횡령사건을 우연과 행운, 그리고 조력자의 도움으로 해결했다.
이 과정에서 만난 무라이 대령과 파트리체프 대위는 제13함대 신설 이후 양의 참모장과 부참모장으로 수많은 전장에서 함께 하게 된다. 에코니아의 일이 해결된 이후에는 제8함대 작전부로 전속을 했고, 이후 줄곧 전선 함대의 참모로 근무하였다.
그 이력 중 제5차 이제르론 공방전 당시 동맹군 우주함대사령장관이었던시드니 시톨레 대장의 부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시기에 5함대 사령관을 역임했던 드와이트 그린힐 중장의 눈에 든 것으로 보인다.
총사령관은 서서 일하는데 앉아서 후배랑 노닥거리고 있는 일개 소령의 위엄
이후 행적은 뚜렷하게 묘사되지 않지만 라즐 로보스 원수가 우주함대 사령장관으로 임명되고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이 참모장으로 부임하면서 동맹군 총사령부 작전참모로 발령났으리라 추정된다.
다만 양 웬리 본인이 군인 같지 않은 겉모습과 전혀 반전이 없는 행동을 보여 참모부 내에서도 백안시 되는 처지였고,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로보스 원수도 양의 실적은 인정하지만 참모들의 반응을 봐서는 싹수가 노랗다고 판단하여 푸대접했다. 애초에 함대 참모, 그것도 일에 치여서 미친듯이 바쁜 보직인 총사령부 직속 참모가 할 일이 없어서 빈둥거리고 있는 것 자체가 진짜로 인정 못받고 있다는 증거다.[3]
그러나 그린힐 대장이 양을 인정하고 계속 두둔해준 덕분에 총사령부에 붙어있을 수 있었으며, 뭔가 잘 안 풀릴 때마다 봉급도둑질 하고 있는 양을 찾아가 작전계획 수립을 지시하였고, 그 때마다 내놓은 작전이 적절하게 먹혀들면서 전공을 세웠고, 준장까지 순조롭게 승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린힐 대장도 완전히 바지사장 수준은 아니어서 양의 작전안을 받아들면 이를 자신의 기준에 맞게 적당히 편집해서 채택하는데다가 로보스 원수도 2차 수정을 한 덕분에 양의 작전안은 어딘가 계속 수정받아 결국 완벽한 승리를 놓치는 모습도 간간히 연출되었다(…).
일단 자기 생각에는 위에 언급한 식으로 밥값은 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총사령부 내에서 평판은 최악을 달리고 있었다. 실제 우주함대 총사령부에서 보급주임참모를 맡고 있던 알렉스 카젤느 준장은 "넌 운이 좋은 사람이라더라. 엘 파실 때도 그랬지만, 남이 수치를 겪을 때 아주 조금 더 낫게 일해서 점수를 따고 승진한다고"란 총사령부 내부의 평가를 여과없이 그대로 들려줬다. 사실상 대놓고 매도하는 혹평이었지만 양은 화를 내기는 커녕 자신의 실제 승진 과정이 투영된 평이라면서 오히려 감탄하는 반응을 보였다.
1.3 준장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 전투 중 총사령부에서는 늘 경시당하고 의견을 내놔도 거절당하기만 하니 안 그래도 없던 의욕이 더욱 없어져, 전투가 진행되는 와중에 함교에서 낮잠을 청하고 있는 걸 그린힐 대장한테 들켰다. 이에 양 웬리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 그린힐 대장은 양을 동맹군 총사령부에서 2함대 작전참모로 전임시키는 질책성 인사 발령을 냈다. 참고로 OVA에서는 잠을 자지 않았다.
다만 전황이 썩 좋지 않게 흘러가자 자신이 할 일이 없어졌고, 결국 책상에 다리를 올려두는 삐딱한 자세로 앉아 있었는데 이걸 본 그린힐 대장이 한숨을 내쉰다. 사유가 어찌되었던 치열한 전투 한가운데서 그런 행동을 했음에도 겨우 좌천으로 끝난 것에 대해 그린힐 대장이 매우 인격이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2함대 사령관인 파에타 중장도 양 웬리의 전공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고, 당시 동맹 전체에 16명 밖에 안되는 20대 장성이라는 점에서 능력은 인정하지만 어딘가 나사가 두어 개 빠진 듯한 작전참모를 그리 신용하지 않았다.[4]
그 결과 제4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 당시에도 양 웬리의 진언을 듣지 않아서 레그니처에서는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에게 발렸고, 아스타테 성역 회전에서도 양이 제국군의 각개격파 전술을 우려해 그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하였지만 역시 무시했다. 결국 동맹군은 라인하르트의 은하제국 원정부대에게 각개격파를 당해서 2개 함대가 개발살나고 2함대도 기습을 받는 와중에 파에타 중장이 중상을 입어 양이 지휘권을 인계받게 된다.
다행히 양이 미리 컴퓨터에 입력해둔 작전이 성공해 2함대는 살 수 있었고, 패배를 모르던 라인하르트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때 라인하르트가 보낸 전언이 그 유명한 "귀관의 용전에 경의를 표한다. 다시 싸울 날까지 건재하라."이다.[5]
거의 가루 수준이 된 2개 함대였지만 그나마도 잔존 함대를 추스려서 완전 전멸을 피했고, 적에게 작은 반격을 하여 적 지휘관 중 하나인 에를라흐 소장을 전사시킨 공적도 있거니와 동맹군은 참패를 어떻게든 가리기 위해서 엘 파실 때와 마찬가지로 양을 '아스타테의 영웅'이라 칭송하면서 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설된 제13함대의 사령관으로 임명한다.
1.4 소장&중장
완편 함대의 절반 수준이며[6], 본질적으로는 임시함대인 제13함대의 첫 임무는 이제르론 회랑에 위치한 은하제국의 이제르론 요새 공략이었다. 이는 통합작전본부장 시드니 시톨레 원수의 결정이었는데, 제5차 이제르론 공방전 당시 양은 시톨레 제독에게 "가능하면 이제르론을 최소한의 피해로 탈취하여 우리의 거점으로 삼아야 된다."고 이야기했던 점을 머리 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어쨌든 여섯 번에 걸쳐 제국군에 개털린 실패만 해왔던 그 임무를 절반 규모의 함대로 하는, 언뜻 말도 안 되는 작전에 다들 회의적이었지만, 양 특유의 야바위가 빛을 발해 이제르론 요새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탈취하여 본격적으로 그 명성을 널리 떨치기 시작한다. 기적의 양, 마술사 양도 이때 붙은 별칭. 이것이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
양은 이제르론을 점령했으니 더이상 제국의 침공은 없을 거고 이를 빌미로 더럽고 꼴보기 싫은 군생활 때려치우고자 정식으로 예편원을 제출하였으나 시톨레 원수는 양의 면전에서 이를 기각했고 역으로 중장 계급을 달아줬다. 이로서 때려치우고 싶은 군바리 생활을 그만두지 못하게 된다.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이제르론 점령에 기세를 탄 동맹의 제국령 침공 작전 초반에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7], 암릿처 성역 회전에서는 동맹 역사상 최악의 패전 가운데서도 현명하게 대처하여 마지막까지 제국군 주력의 발을 묶었다. 이로 인해 동맹군의 남은 전력이 무사히 탈출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고, 참전한 함대들이 대부분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데 반해 13함대는 70%가 생환하는 기적을 보여 다시 주목을 받았다. 우주구급 장판파
1.5 대장
암릿처 성역 회전의 공훈으로 대장으로 승진, 동맹 역사상 최연소 대장이 된다. 1년 안에 장성 3계급 승진(준장→소장→중장→대장)이 결정된 것은 기나긴 동맹의 역사에서도 처음이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경우. 같은 해 이제르론 요새 사령관 겸 이제르론 주둔함대 사령관 겸 동맹군 최고참모회의 의원으로 부임했다.
구국군사회의당시, 그들은 평소 중앙 정계로부터 무시와 견제를 받아온 양 웬리가 자신들에게 동조해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으나,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양은 그들하곤 손을 잡지 않았으며, 직접 군을 움직여 군사회의의 반란을 진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때 부관인 프레데리카 그린힐 대위의 위치가 쿠데타 지휘자였던 사열부장 드와이트 그린힐 대장의 딸이란 것 때문에 약간 애매해지자, 담담한 말투로 "그런 우수한 부관은 찾기 어렵다"며 그녀를 유임시킬 것을 결정하기도 했다. 가장 확실한 연애 플래그
양 함대는 도리아 성역 회전에서의 승리와 반란 행성 점령, 아르테미스의 목걸이 파괴와 하이네센 치안 회복에 이르기까지 쿠데타 진압의 최전선에 서 있었으므로, 사령관인 양은 당시 자취를 감춘 욥 트류니히트와 그 일파를 대신하여 정권을 장악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하이네센이 안정되자 병력을 수습하여 임지인 이제르론으로 돌아갔다.
이런 존경받을 만한 처신에 대한 보답인지 트류니히트 일파는 네그로폰티 국방장관을 앞세워 양을 사문회에 출두시키는 배은망덕한 행동을 했는데... 같이 하이네센에 갔던 프리데리카 대위 및 루이 마솅고 준위와 떨어져 밀실에 감금, 격리되는 대접을 받는다. 처음에는 꼬치꼬치 따져대는 사문의원들을 신사적으로 대했으나, 나중에는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이대로 냅두면 끝이 없겠다는 생각에 신랄한 독설로 반격을 가해 사문회를 개판으로 만든다.[8] 짜증나서 '아 ㅅㅂ 진짜 사표라도 낼까?'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고 실제로 사표까지 써 뒀는데, 때마침 켐프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끌고서 이제르론에 쳐들어오는 바람에 사문회는 취소되고 이제르론으로 급거 귀환을 하게 된다.
사령관이 휘하병력과 떨어져서 수도에 있었으며, 한 달이나 지나서 소식을 안 후 긁어모은 소수의 구원함대로 구원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르론 주류함대와의 연계로 켐프 함대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자 켐프는 요새를 요새에 부딪히게 할 계략을 겨우 실행에 옮겼다. 양은 이 사태를 제일 우려했었고, 라인하르트는 이 작전을 썼으면 벌써 끝날 것 아니냐는 발언을 했었다(천재들은 통하는 데가 있나보다). 하여간 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던 양은 요새 엔진의 일부만 파괴하는 전술을 써서 요새를 스핀 상태로 만들었고, 스핀상태의 요새는 제국군 잔존함대와 격돌,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토르 하머 결정타까지 맞아 대폭발을 일으키고 만다.
이렇게 대승을 했지만 양의 만류를 듣지 않고 제멋대로 추격에 나섰던 동맹군 일부 함대가 구원군으로 온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 함대의 화망에 걸려 전멸당하는 옥의 티를 만들어 버렸다.
1.6 원수
우주력 799년, 제1차 라그나로크 작전 중 페잔 방면 침공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제9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로이엔탈 함대의 맹공을 받아 여러가지로 한 방 먹었지만 반격도 때려주는 등 용호상박의 공방전을 벌이다가, 페잔이 점령되었다는 소식 및 최고군사위원회에서 '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책임은 우리가 진다.'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것이 최초로 재량권을 인정받은 때였다. 원님 행차후 나팔불기를 하지 않아도 되니 기분이 좋아져, 콧노래를 부르며 이제르론 요새를 포기하고 란테마리오 성역으로 가서 아군을 구한 다음[9] 하이네센으로 귀환하여 32세의 나이로 원수로 승진. 이것은 과거에 제2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에서 전사하여 추서된 36세의 브루스 애쉬비보다도 이른, 동맹군 사상 최연소의 원수 승진 기록이었다.
이 때 당시 국방위원장이자 버로우해버린 트류니히트를 대신하여 정권을 이끌고 있던 각성상태의 월터 아일랜즈로부터 자유로운 전략 전술 재량을 보장받고 함대를 재편성하여 출동하였다. 이때 과감하게 동맹의 수도인 하이네센이 있는 바라트 성계의 방어까지 포기한 다음, 동맹의 각 보급기지를 자유자재로 누비며 고정된 근거지를 만들지 않고 정규군의 정식함대로 게릴라전을 하는 획기적인 전술을 구사하며 수송선단 습격전을 통해 어그로를 끌고 라이갈 성역 회전에서 칼 로베르트 슈타인메츠, 헬무트 렌넨캄프, 탓시리 성역 회전에서 아우구스트 자무엘 봐렌 등 내로라하는 제국군 장수들을 순회관광시켰다.
이렇게 양이 1개 함대로 제국 함대 몇 개를 박살내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라인하르트는 직접 전선에 나서게 된다. 이 전투가 바로 버밀리온 성역 회전. 치열한 함대전 끝에 거의 승기를 굳히는 단계까지 갔으나, 자유행성동맹의 본성인 바라트 성계가 볼프강 미터마이어 지휘 하의 제국군에게 함락되어 정전 협정이 맺어지게 된다.
이 때 양 함대는 수도성계의 피해를 무시하고 전투를 계속하면 브륀힐트를 격침 시킬 수 있었다. 보통 양 웬리는 전황을 완전히 우세하도록 이끌고 나면 통신으로 적함에 항복권고나 도주권고를 먼저 보냈지만 이번엔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 사전에 아일랜즈 위원장에게 밝힌 대로, 이 전투는 라인하르트 사살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라인하르트가 전사하는 쪽이 자신의 안전에 가장 좋은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양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정전 협정에 따랐다. 당시 양 함대의 주력은 라인하르트의 기함 브륀힐트를 주포 사정권 안에 2번이나 포착하고 있었다. 첫번째는 기존의 호위함대를 나이트하르트 뮐러가 도착하기도 전에 박살낸 상태로, 두번째는 뮐러의 함대도 상당부분 개박살 내고 난 뒤... 무조건 항복 소식을 접한 라인하르트 본인이 더 어이없어 할 정도.
그 뒤에 역사상 단 한번, 양과 라인하르트 간의 회담이 열렸다. 이 때 양의 군인같지 않은 모습을 보고 경악한 제국군 제독들이 꽤 많았다. 여기서 양은 라인하르트에게 제국 원수자리를 권유받았지만, 자신에게 안 맞는 물을 마시면 체한다며 사양했다. 앞으로의 거취를 묻는 라인하르트에게 "퇴역해서 연금이나 받아먹고 살래염('ㅅ')"이라 답하자 라인하르트는 또 한번 놀라게 된다. 그리고 아스타테 성역 회전 때 보낸 전문에 왜 답장 안했냐고 깠다
참고로 제국 원수의 자리라면 아마도 양 웬리가 국가에서 받는 연금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았을 것이다. 골덴바움 왕조 기준으로 원수 연봉은 250만 제국마르크로, 대장 시절의 연봉이 15만 디나르 정도인 것과 대조해서 계산이 가능하다. 동맹의 디나르화와 제국의 마르크화 환율은 작중 언급이 없으나, 1:1 이거나 1:1에 가깝다는 것이 소설 전반에 암시되어 있는 만큼 제국원수의 연봉이 실질 가치에서 더 높다는 의미가 된다.[10][11]
여기에 각종 특권(반역죄 제외한 일반 범죄 면책, 원수부를 통한 자체 인사권 등)을 더하면 매우 매력있는 자리다.[12] 솔직히 말해서 이 시기까지 제국군의 원수는 라인하르트가 유일하며, 나중에 로엔그람 왕조가 성립된 다음에도 라인하르트가 죽기 전까지는 현역 원수 계급에는 3명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아무리 못해도 제국의 넘버 4가 되고 원수가 되는 시기를 따져볼때 넘버 2도 충분히 가능했고 양 웬리의 능력을 신용하는 라인하르트는 양에게 제국군 3장관의 자리를 충분히 부여할 수 있었다는 것, 이런 것을 알고도 걷어찬 양 웬리는 대인배 인증.[13] 물론 라인하르트 밑에서 일하면서 250만 제국 마르크 버느니 그냥 놀면서 연금받는 것이 더 좋았을 수도 있다. 나의 꿈은 니트족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결코 양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제라도 그가 돌아오면 기꺼이 받아줄 생각이었으며 이는 오베르슈타인이나 렌넨캄프를 제외한 다른 제국군 제독들까지도 불패의 적장, 먼치킨이지만 증오하거나 미워할 수 없다는 마음을 가졌다. 양에게도 함대를 전멸당하는 일생 최악, 최대의 참패를 겪은 비텐펠트도 적군으로 만나면 으르렁이지만 아군으로 만난다면야 그럭저럭이라고 생각했다. 되려 렌넨캄프가 열등감에 폭발하여 양을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제거하려다가 역습당해 절망에 빠져 자결할 때도 오베르슈타인이나 렌넨캄프 휘하 인사들을 제외한 제국군 장성들이[14] 양의 정당방어로 이해하거나 아예 이 기회에 동맹과 양의 연결고리를 끊고 양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자고 뜻을 밝혔을 정도이다.
그리고 적인 제국에서도 양 웬리는 당연하지만 괴물로 여겨져 그에 대하여 엄청나게 연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페잔을 통하여 ~~카더라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동맹이 항복한 다음에 드러난 것은 보면 수십여가지 책이 나왔고 양에 대하여 사생활적으로까지 상세하게 조사하며 제국 전략연구가들이 엄청나게 연구하고 있었다. 물론 동맹도 마찬가지라서 양에 대한 책이 엄청나게 나와 그의 전략을 미치도록 연구분석하고 있었다.
1.7 퇴역, 그리고 복귀
동맹이 제국에 패배한 이후, 라인하르트의 제국 원수직을 사양한 뒤 군을 은퇴하고 프레데리카와 동정혼 혼인한 양은 꿈에 그리던 니트질 연금 생활을 느긋하게 즐기고 밥을 잘 태우는 마누라 때문에 뒷목 잡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국가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연금이 팍 깎였습니다를 시작으로 금새 불운이 닥친다. "양 웬리 같은 녀석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고 결국 그게 맞다오해한 제국군 고등판무관 헬무트 렌넨캄프와 제국의 눈치만 보는 동맹 정부에 의해 감시와 견제를 받게 된다.
결국 동맹정부에 의해 정치적으로 살해당할 위기에 처하자, 양은 이전의 부하들과 함께 행성 하이네센을 탈출한다. 이 사건 때문에 12년간 꼬박 납부한 연금은 2개월치 밖에 못 받았다. 그 2개월치 받은것도 레벨로 의장의 예간 긴축 정책으로 다 받지도 못하였다. 안습.... 25%가 깎여나갔다고.. 레벨로 의장 본인부터가 자진해서 봉급을 깎아버려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였다.
하지만 자신이 원래 계획하고 있었던 시기인 최소 몇년 후보다 너무 빨랐기 때문에 양은 별다른 대책이 세워져 있지 않았고, 제국과 동맹의 추이를 살펴보다가 결국 자금 문제 때문에 엘 파실 독립정부에 협력한다. 이를 통해 '엘 파실 혁명정부 및 군'을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다시 재조직된 양의 군대는 이제르론 요새를 빌려 준 물건 돌려받듯이 탈취하고 라인하르트와의 결전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홍차빠임을 인증한건 덤(...)
1.8 암살
이후 양은 회랑의 전투에서 제국군의 양면에 걸친 공격과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전술로 제국군에 심대한 피해를 입혔으며 제국군의 전열에 틈이 생긴 순간 극적인 기동을 감행해서 순간적으로 황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의 본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마침 지병이 도진 라인하르트는 일단 한 발 물러서 양과의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양 역시 적잖은 병력과 양 함대 운용의 핵인 에드윈 피셔 중장을 잃는 등 타격이 컸기에 회담 요구에 응했다.
하지만 순항함 레다 2호를 타고 회담장으로 가던 도중,망할 지구교의 사주를 받은 앤드류 포크가 지휘하는 무장상선의 습격을 받는다. 이때 때마침 나타난 제국군 구축함 2척이 포크를 공격하여 양을 구출하지만 사실 이 제국군이야말로 지구교의 진짜 함정이었다.
우호적인 척 하며 선내에 진입한 제국군 군복을 입은 지구교도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회담장으로 가는 것 때문에 백병전에 대한 준비가 없던 레다 2호는 엘 파실 혁명정부의 수뇌부를 포함한 다수의 사상자를 냈고, 양은 적을 피해 선내를 헤메다가 어느 이름도 없는 지구교도[15]가 쏜 블래스터에 왼쪽 허벅지의 동맥총(동맥이 밀집된 부분)을 관통당해 출혈 과다로 사망했다. 허벅지에 관통상을 입었다고 그렇게 빨리 사망할 수 있는가란 의문이 들 수 있는데, 현재도 이 부위를 다칠 경우 빨리 응급조치를 취하고 지혈한 후 제대로 된 병원에 보내지 않으면 확실하게 죽는다. 게다가 혼자선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시피하고, 이렇게 동맥이 파열된 상태라면 스스로는 지혈을 확실하게 하기도 곤란하다. 실제로 소말리아 내전을 다룬 블랙 호크 다운이라는 영화에서도 해당 부위에 총상을 입은 후 지혈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죽는 젊은 병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마술사, 돌아오지 못하고...
"이런 이런, 기적의 양이 피투성이 양이 되어버렸어... 미안, 프레데리카. 미안, 율리안. 미안,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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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력 800년 6월 1일 새벽 2시 55분, 양 웬리의 시간은 33세로 정지했다. |
양을 구출하기 위해 전함 율리시즈를 타고 달려온 율리안 민츠가 그를 발견하기 고작 10분 전이었다.
사망 당시의 계급 및 직위는 '舊 자유행성동맹군 원수,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 사령관 및 요새 사령관', 그리고 '엘 파실 혁명군 총사령관'. 향년 33세.
참고로 오스카 폰 로이엔탈과 동년 출생하여 동년 사망했고, 수많은 전투에서 서로 포화를 나누었으나 전투중 화면상에서나 직접 육안으로나 대화를 하거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여담으로 성우 토미야마 케이는 양이 사망하는 장면을 연기하고 얼마 뒤에 암으로 별세하였다.
그냥 늙어 죽었다면 이런 외모가 될 예정 원작과 애니메이션에서 프레데리커 그린힐이 '그이는 이렇게 죽어서는 안되는데...'하며 애통해 하면서 상상한 모습이다. 노인이 된 양 웬리가 뜰에서 어린 손주와 놀아주다가 잠자듯이 조용히 숨을 거두는 묘사.
2 사망 후의 전개
그의 사망 이후, 양 웬리와 함께 주요 인사들을 잃은 엘 파실 혁명정부는 해체되었다. 하지만 양 웬리의 뜻을 잇는 구 '양 웬리 함대'의 주요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제르론 공화정부가 구성된다.
다만 구 '양 함대'의 주요 인물들의 밀실 야합(?)에 의해 등 떠밀리다시피 아내이자 부관이었던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정부수반, 갓 스물의 중위 율리안 민츠가 이제르론 공화정부군 사령관이 되는 등 다소 비민주적이고 군벌적인 모습이 비쳐, 이 '이제르론 공화정부'는 양 웬리의 팬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고. 후세에 일부의 역사학자들은 이 공화정부의 성격을 가리켜 고아와 과부의 정부라고 한다나.
이제르론 공화정부에서는 양 웬리의 사진을 자유행성동맹 건국의 아버지인 알레 하이네센과 함께 걸어두었다. 물론 집집마다 걸어 놓은것은 아니고 총회의장, 중앙위원회, 주석 집무실, 혁명군 사령부에만 걸어 놓고 나머지 장소에서는 전부 금지였지만, 이제르론 공화정부의 정통성이 자유행성동맹과 양 웬리에게 계승되어 온 것임을 보였다.
(자유행성동맹 군인으로서의) 최종 직함은 어디까지나 "이제르론 요새 사령관" 겸 "이제르론 요새 주류 함대 사령관"일 뿐이었지만, 후세의 사람들은 그의 직함을 "자유행성동맹군 최고사령관" 외 기타 등등 정도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례가 많다는 언급이 작중에 나온다. 그 만큼 동맹 말기의 자유행성동맹에서 양 웬리의 존재가 컸음을 알 수 있다.
자유행성동맹이 붕괴되고 제국의 직할령(노이에란트)이 되어버리자 저항 세력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그 저항세력의 이름조차 양 웬리의 이름을 딴 조직이 부지기수였다. 저항 세력의 관점에서 생각하자면, 양 웬리의 휘하의 함대와 이제르론 요새는 제국에 대항하는 '마지막 보루'이므로 설사 관련이 없다 해도 양 웬리의 이름을 들먹이며 그와의 연결을 암시하는 것이 유효한 프로파간다였을 것이다. 이제르론 군이 제국군에 대해 승리했을 때 그 소식을 들은 저항세력들은 "양 웬리 만세!!"를 외쳤으며, 제국에 대항하는 시위 활동에서도 "양 웬리 장군 만세!"가 반드시 터져나왔다고 한다. 저승에서 본인이 들었다면 쓴웃음을 지었겠지만...
여담으로 양의 사후 그 소식을 전해들은 라인하르트는 "짐은 그 자에게 짐 이외의 사람한테 죽을 권리를 허락한 적이 없다!"라면서 격한 감정을 드러낼 정도였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제국군 제독 중 비텐펠트가 "우리를 방심하게 만들기 위한 함정은 아닌가?"생각할 정도로 양의 죽음을 믿지 않을 정도였으며 제국군 제독들은 복수할 기회를 영영 잃어버린 것을 분하게 여겼다. 다만 저런 식으로 의심한 건 비텐펠트 뿐이고 다른 상급대장들은 "양 정도 되는 인물이 그런 이득도 없고 찌질한 수단을 쓰겠냐?"라며 부정했다.
3 승진속도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의 라이벌 겸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2개의 축중 하나인 중요한 인물이므로 당연히 승진속도에 대해서도 양자간 비교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양대 인물의 소속국가와 상황등 그냥 비교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보통 이런 비교에서는 군대 계급의 승진속도를 따지는 일이 많다.
일단 객관적인 기간면에서는 라인하르트의 압승인데, 16세에 소위로 임관해서 20세에 원수까지 달았으므로 걸린 시간은 4년이다. 하지만 양 웬리도 만만치 않은데 사관학교를 졸업해서 소위로 임관한지 13년만에 역시 원수가 된다. 라인하르트가 자신의 능력 + 황제의 총애를 받는 누나 + 황제의 각별한 관심 덕에 워낙 상식을 초월하는 승진속도를 보여서 상대적으로 느려보이는 것이지, 양 웬리의 승진속도도 거의 치트키 수준이다. 애초에 30세에 제독이 되는 것도 모자라서 33세에 자유행성동맹군 최연소 원수가 된 것만 봐도 흐더더... 당장 그가 최고 사령관으로 있던 양 웬리 함대만 해도, 더스티 아텐보로를 제외하면 양보다 젊은 장성은 없다.
게다가, 일부 구간에 한해서는 양 웬리가 라인하르트보다 더 빠른 승진속도를 자랑했다. 첫번째는 엘 파실 탈출작전의 공로로 인해 중위에서 소령까지 약 6시간에 걸쳐 사실상 2계급 특진을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스타테 성역 회전에서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과 제국령 침공작전 및 암릿처 성역 회전을 거치면서 1년 안에 준장에서 대장이 되는 3계급 상승을 달성한 것이다. 이걸 보면 양 웬리도 자신이 주도해서 공을 세울 기회가 있으면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건 양이 활개치도록 상황이 조성되었기 때문인 것도 있다(...).
그렇다면, 라인하르트보다 승진속도가 9년이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장에서 원수로 올라가는 기간이 3년이었지만, 그건 공을 못세워서가 아니라 통합작전본부장과 우주함대사령장관이라는 상관들이 다 대장이라서 하위직책에 있는 사람이 원수 직함을 달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과 함께 승진을 못하는 대신 훈장이라도 줘서 대강 때웠으므로 어느 정도 합당한 사유가 있다. 따라서 승진속도에 지장을 준 것은 바로 영관급에서 승진속도가 극단적으로 느려졌기 때문이다. 양 웬리의 군경력상 가장 긴 3년 10개월간 소령계급을 단 것을 비롯해서 영관급에서 잡아먹은 기간은 6년이다. 물론 일반적인 승진속도와 비교하면 매우 빠른 것이지만, 위관급에서의 승진속도와 장관급에서의 승진속도를 감안하면 비정상적으로 느리다. 이에 비해서 라인하르트는 영관급에서 체류한 기간이 고작 1년... 이런 이유로 인해 라인하르트가 자신의 직할부대를 이끌고 전략적인 면에서 활약을 펼칠때, 양 웬리는 지휘권이 없는 일개 영관장교로 있어야만 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양 웬리의 잘못은 거의 없고, 자유행성동맹군의 인사배치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주 원인이기 때문이다. 자유행성동맹군의 입장에서는 계급은 낮지만 이미 영웅이 된 사람을 후방의 한직으로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으며, 그렇다고 구축함이나 순항함의 함장을 시키기에는 미덥지 않을 뿐 아니라 전사할 확률이 높으므로 전사할 확률은 적으나 전방의 주요 직책인 함대 참모나 우주함대 총사령부 직속 참모에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하고나니 양 웬리의 타인 설득 능력 부족 + 상관들의 저평가가 시너지를 일으켜서 무늬만 참모가 돼버리는 악재를 만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함대 참모나 총사령부 참모는 24시간 내내 바빠서 쉬지를 못하는데, 혼자서 한량놀음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쓸모없는 작자로 낙인찍혀서 일감도 안주는 상태라는 것이다. 원래 참모라는 직책은 신임을 받으면 말콤 와이드본처럼 빠른 출세가 보장됨은 물론이거니와 자기 계급 이상의 능력과 지휘권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신임을 받지 못하면 병사 1명도 지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관자 노릇이나 하다가 전출당하는 양날의 검같은 직책이다. 그러므로 시드니 시톨레나 드와이트 그린힐같이 양 웬리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으면 영관급을 벗어나는 기간이 더 늘거나 아예 거기서 군경력이 종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 애니메이션 외전을 보면 참모 뱃지를 달고 있다.
- ↑ 린치 소장은 주둔 동맹군 모두를 데리고 도망간게 아니라 측근을 포함한 일부 군인만을 대동했다. 버려진 군인도 상당수.
- ↑ 한마디로, 일을 안 준다는 것.
- ↑ 참고로 서울문화사판은 나이 계산을 한국식으로 해서, 29세을 30세로 표기해놓곤 20대 장성이란 원작 설명을 그대로 썼다(...)
- ↑ 라인하르트는 이전 제3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에서도 완벽하게 역전된 전황 하에서도 침착하게 붕괴된 11함대를 추스리고 후퇴시킨 알렉산드르 뷰코크와 우란푸를 상대로 전문을 보내려 했다가, 일개 중장에 불과한 자신이 과거 슈타이어마르크 상급대장과 같은 처지가 될까 우려하여 포기했다.
- ↑ 6,400척에 70만.
- ↑ 애초에 오베르슈타인의 청야전술로 인해 침공 초반에는 전투 자체가 벌어지지 않았다. 제국군이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한 이후 동맹군 함대는 죄다 탈탈 털렸고, 그 와중에도 양 웬리의 13함대는 켐프의 함대를 상대로 전력을 보존한 상태에서 퇴각할 수 있었다. 물론 도중에 암릿처로 무조건 집결하라는 상부의 명령 때문에 좀 피해를 보기는 했지만 이건 로보스가 바보인거고.
- ↑ 입으로만 애국 지껄이며 남들 사지로 내모는 파렴치한 기생충들부터 제거해야 한다는 말에 정치인들이 '기생충이 우릴 두고 하는 말이냐'고 묻자, 그럼 댁들 말고 누군 줄 알았냐고 반문한다. 나중엔 반론이 궁색해진 네그로폰티가 '닥치라'는 식으로 말하자 '더는 못 봐주겠다'며 사표 내려던 차에 제국군이 이제르론 방면으로 쳐들어옴.
- ↑ 라인하르트가 이끄는 제국의 주력함대와 뷰코크 원수가 이끌던 동맹군 함대가 충돌하였으나 동맹군 함대는 중과부적으로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양이 이끌던 이제르론 주둔 함대가 후방으로 접근하여 살아남은 동맹군 함대와 협공을 벌일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제국군 함대는 더 이상의 결정타를 먹이지 못하고 물러났다.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 참고.
- ↑ 카스트로프 사건에 나오는 부정축재 재산이 5000억 제국마르크였던 것과 동맹이 5000억 디나르의 차관을 상환할 능력이 없어 고생한다는 언급이 작중에 나오는 것으로 봐서, 디나르 쪽이 더 높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는 주장은 만기를 년도로 계산하는 국가채권에 대한 오해가 있는 듯 하다. 동맹이 페잔에 진 빚의 총액이 5천억 디나르란 이야기가 아니라, '올해의 만기가 다가오는' 채권의 총액이다. 당연히 당해 만기가 되지 않았거나 신규대출받은 금액을 합치면 이것을 가뿐히 능가하며, 2권에 나오듯이 스파르타니언 조종사 한명 양성에 300만 디나르의 비용을 들이는 동맹이, 총액 5천억 디나르 "따위"에 재정이 휘청거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실제로 부채총액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다만 5천억 디나르가 부담이 된다는 것은, 채권에 따른 이자같은 것도 있겠지만, 아스타테와 암릿처의 패배로 국가재정이 갑자기 팍팍해졌다는 현실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국가총자산이 커도, 예산은 짜여진대로 움직여야 하고 풍족한 예산이란 어느 시대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원래도 나름 큰 돈이지만, 예상외 지출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
- ↑ 반대로 조종사 양성 비용에서 디나르화의 가치를 역산해보자면, 한국 공군 파일럿의 양성 비용이, 작게는 식대부터 크게는 장비값까지 소령정도까지 키우는데 평균 50억원은 족히 든다. 이 시대에 그만큼 키워서 내보내지는 않으므로 좀 더 싼 비용으로 파일럿을 키운다고 생각해볼때, 1디나르 = 1달러까지 계산해볼 수 있으며, 대장의 15만 디나르는 요샛말로 억대 연봉이다. 제국 원수의 250만 제국 마르크와 동맹 대장의 15만 디나르를 비교해서 디나르화의 가치가 제국 마르크보다 월등히 높다고 계산하기도 힘든 것이, 제국 원수는 단지 상급대장에서 1계급 오르는 것이 아니고, 원수부를 열어 자체 인사권을 가지고 반역 제외한 모든 죄에서 면책, 그리고 굳이 금액을 250만'씩' 이나 된다고 명시할 정도로 연봉이 대폭 상승해버리는 것으로 볼수 있다. 1디나르 = 1달러를 갖고 제국 마르크와 디나르를 동일 환율로 놓고 계산하더라도, 한국군 대장 정도 되면 물론 실제 수령액은 억대가 아니지만, 각종 특전과 부대비용을 보자면 실질연봉은 억대는 우습다. 게다가 대기업 임원이나 대형로펌 간부도 수십억대 연봉자가 있다. 무려 원수이며, 가문과 운빨과 능력이 모두 합쳐져야 오를까 말까 하는 극소수의 원수가 수십억대 연봉을 받는게 이상할 리는 없다. 따라서 제국 마르크와 동맹 디나르의 환율에 큰 차이를 두지 않는 편이 설득력이 있다. 결정적으로, 제국군 상사의 월급이 월 2,804 제국 마르크, 율리안 민츠가 병장대우 군속으로 수령한 금액이 월 1,440디나르이다. 엄연한 부사관인 상사와 병사인 병장의 봉급차가 2배이므로, 실제 환율은 대등하거나 무시할 정도의 차이일 것이다.
- ↑ 동맹군의 퇴역원수로 남은 양 웬리에게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 ↑ 애초에 양 웬리가 원하는 건 지겨운 군대 그만두고 연금 받으면서 일 안하면서 좋아하는 역사 연구하면서 살자니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 ↑ 제국 수뇌부중에 렌넨캄프의 행위를 아는 사람은 오베르슈타인 밖에 없었다, 아니 사실 오베르슈타인이 사주한거나 다름없었다.
- ↑ 애니판에선 다른 동료들을 데리고 양의 시신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가 분노에 찬 율리안 민츠에게 처참하게 끔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