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자당에서 넘어옴)
유기화합물
탄화수소아민아마이드알코올
알데하이드케톤카복실산방향족
탄수화물알칼로이드푸린비타민
탄수화물
평면 구조알도스, 케토스, 피라노스, 푸라노스
단당류일탄당포름알데하이드
이탄당글리콜알데하이드
삼탄당알도스 - 글리세르알데하이드
케토스 - 디히드록시아세톤
사탄당알도스 - 에리트로스, 트레오스
케토스 - 에리두르로스
오탄당알도스 - 리보스, 아라비노스, 크실로스(자일로스), 릭소스
케토스 - 리불로스, 자일룰로스
디옥시당 - 디옥시리보스
육탄당알도스 - 알로스, 알트로스, 글루코스, 만노스, 굴로스, 아이도스, 갈락토스, 탈로스
케토스 - 프시코스, 프룩토스, 소르보스, 타가토스
디옥시당 - 푸코스, 푸쿨로스, 람노스
칠탄당케토스 - 만노헵툴로스, 세도헵툴로스
팔탄당(없음)
구탄당알돈산 - 뉴라민산
복당류이당류수크로스(설탕), 락토스(유당), 말토스(엿당), 트레할로스, 투라노스, 셀로비오스
삼당류라피노스, 멜레치노스, 말토트리오스
사당류아카보스, 스타키오스
그 외올리고당
다당류글리코겐, 녹말, 셀룰로스, 덱스트린
언어별 명칭
한자雪糖
일본어砂糖(さとう)
영어sugar
독일어Zucker
프랑스어sucre
이탈리아어zucchero
러시아어сахар
불가리아어захар
에스페란토sukero
포르투갈어açúcar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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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ar yes please
분자식은 C12H22O11. 포도당(α-D-glucopyranose)과 과당(β-D-fructofuranose)이 1→2 글리코시드 결합으로 결합한 이당류다.[1] 사탕수수나, 사탕무, 사탕단풍, 사탕옥수수 등의 즙이나 진액을 정제하면 나오는 가루 형태의 감미료로 주로 단맛을 내는데 쓰인다. 사전상의 의미와는 다르지만, 사실은 이쪽이 일반적인 의미다. 순수한 설탕은 자당(蔗糖, sucrose)[2]이라고 한다. 자당의 비율이 높을수록 흰색을 띠며, 백설탕은 자당 그 자체. 당연히 자당의 비율이 높을수록 열량도 높다.

열량을 내는 당류(탄수화물)인 관계로 많이 먹으면 비만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설탕은 중독성이 있다고 학계에서 연구 중이며, 복용시 일시적으로 사람의 기분을 고양시키나, 과다 복용시 비타민 B가 부족해지거나[3] 부작용이 올 수도 있는 식품이다. 그렇기에 다른 대체품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게 다이어트 콜라 등에 사용되는 아스파탐. 당알코올도 이런 용도로 많이 쓰인다.

한자 문화권에선 주로 '사탕(砂糖·沙糖)'으로 표기하지만, 한반도의 경우 사탕과 설탕이라는 표기가 병용되었다. 1721년 간행된 명곡집(明谷集)에 "떡은 하얀 설탕이 섞였다(餠雜白雪糖)"고 한 것과, 광해군일기에서 "중국 사람들이 가지고 온 설탕과 흑설탕(唐人持來雪糖黑糖)"이란 표현으로 보아 '하얀 가루 사탕'의 뜻으로 설탕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고려시대에서도 설탕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권문세족 시기 이전에 전래된 것이 아닐까 추측되는데[4] 그 당시에는 워낙 귀한 물건이라 왕이 신하에게 내리는 일종의 하사품이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대왕의 정실 소헌왕후 심 씨가 병이 나 설탕을 먹고 싶어했는데, 후에 문종이 설탕을 얻게 되자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의 영전에 바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왕후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사치품이었던 셈.

북한 문화어에서는 '사탕가루'라고 한다. 다만 이 사탕가루라는 단어는 많이 쓰이지 않을 뿐 남한에서도 표준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설탕의 동의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사탕가루라는 단어가 종종 쓰였다고 한다.

일일 권장량은 원래 50g이었으나 언젠가부터 절반인 25g으로 감소되었다. 하지만 이 기준은 계속 바뀌니 그냥 신뢰하지 말자. 20g이었다가 너무 비현실적인 기준이어서 30g으로 증가, 이것도 비현실적인 기준이라 50g으로 늘려놨더니 그보다 적게 먹어도 문제가 생기니까 25g으로 줄인 거다. 참고로 녹말등의 다당류 탄수화물과 설탕같은 단순당류 탄수화물은 권장량이 따로 책정되어 있다. 단순히 칼로리가 문제라서 권장수치가 저렇게 잡혀있는 게 아니다.

2 역사

(데이터 주의)사탕수수를 끓인 물을 압축시켜 설탕을 만들던 과정을 재현한 모습 탄두 진짜 거대한 탄두 만드는 거푸집인줄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나 사탕무가 재배된 것은 기원전부터이나 결정화하는 기술은 4세기 경 인도 굽타 왕조 때에 확립되었으며, 이후 인도와 아라비아 상인들의 중요한 상품의 하나가 되었다. 물론 지금의 가루 형태가 아니라 엿가락처럼 단단하게 굳힌 덩어리였으며 필요에 따라 잘라 썼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주로 수액, 즉 시럽 형태로 이용되었다. 물론 가공에는 시간과 돈이 들었고 재료도 전량 수입[5]이라 귀중품 취급을 받았다. 당연히 이걸 마구 요리에다 뿌려댈 수 없던 관계로, 감미료의 기능보다는 음식을 보존하거나 약에 넣거나 하는 용도로 사용한 듯하다. 당태종 시절의 중국은 설탕 정제기술을 얻기 위해 인도에 두 차례 사절단을 보내기도 했다.

유럽에는 십자군 원정을 통해 11세기 경 전파되었다고 한다. 사탕수수의 북방 재배한계선은 유럽의 경우 지중해 일부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낮은 편이고, 그 경작에 많은 물과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비싼 작물이었다. 그래도 대항해시대의 주요 교역품으로서 항해기술의 발전과 늘어난 식민지를 통한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점차 왕족과 귀족을 중심으로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났으며, 나중에는 설탕만을 이용해 설탕 공예처럼 꾸민 음식(!!!)으로 부와 권력을 자랑했다고 한다. 이 덕에 설탕 공예는 발전했지만, 엘리자베스 1세 같은 경우는 치아가 죄다 시커멓게 썩었다고 한다. 그래도 수요에 비해 늘 공급이 달렸고 대체물이라 할 수 있는 사탕무로부터 당액 추출이 성공한 것은 18세기 중반의 일이기에 오랜 기간 동안 귀중품이었다.

아무튼, 유럽에서는 사탕무 가공으로 본격적으로 설탕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위에도 언급되었듯 설탕은 산업혁명기까지 고가의 기호품에 해당했다. 산업혁명 초창기에는 인구의 증가에 비해 설탕의 생산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설탕은 귀족들이 우월감을 즐기기 위해서나 먹는 음식이었고 서민들은 그나마 설탕보다는 싼 을 먹었다고 한다.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식민지가 늘어나면서, 아예 카리브해 근방의 작은 섬들을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만들면서[6] 그나마 가격이 안정화된다. 이후 산업시대 하층민들도 설탕을 즐겨 먹게 되었다나.

사실 서민들이 즐겨 먹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 서민들이 원하는 양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둘째로 돈이 없어서 고기나 채소 등을 다양하게 사 먹지 못하는 가정에서 그나마 '단맛+고열량'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설탕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재미있게도, 홍차 역시도 원래는 영국 귀족들이나 먹는 고급 취미였다가 서민들도 먹게 되었는데 그 이유 또한 위와 마찬가지로 고기를 먹을 여유는 없으니 맹물이라도 맛있게 먹으려는 서민들의 욕구로 해석하는 학자들이 있다. 홍차(카페인으로 인한 각성작용)+설탕(고열량)을 현대의 박카스나 레드불마냥 먹이고 공장을 돌렸다는 해석도 있다.

산업 혁명 이후에는 점차 서민들의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지중해 원산인 사탕무의 발견에 의해 쉽게 입수가 가능해져서, 영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 국민들이 고기와 채소 등을 주식으로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설탕은 음식을 더 맛있게 해주는 감미료로서 필수요소가 되어 더욱더 많은 곳에 사용되었다. 음료수 등에도 들어가고, 종종 예상치 못한 담배같은 곳에도 들어간다. 설탕이 열에 녹으면서 나는 캐러멜향이 좋기 때문이라고.

17세기에는 오키나와류큐 왕국에서 사탕수수 농사가 시작되었고,[7] 일본에서도 사츠마가 지배했던 아마미 군도로도 전해졌다. 이윽고 이 지역들의 흑설탕이 일본 전역에 퍼져나갔다. 일본 화과자가 그토록 달달해진건 이 즈음부터. 물론 예전에도 이나 물엿으로 단맛을 내기도 했지만. 흑설탕 매매는 류큐 왕국의 밥줄이었고, 사츠마가 웅번이 되어 메이지 유신을 달성할 수 있게 한 자금줄이었다.

'설탕과 권력'이라는 책에서 설탕에 대해 굉장히 잘 설명하고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관련 사실을 다루고 있는 꽤나 볼만한 책이다.

현재도 사탕수수 재배 및 그 열악한 저임금과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을 두고 말이 많다. 이 또한 공정무역 대상이기도 하다.

참고로 설탕이 대중화된 계기인 플랜테이션은 서인도제도의 노예노동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때문에 노예노동의 비인간성이 유럽에 알려지면서 설탕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노예제의 참상과 함께 꿀을 재배하는 유럽의 소농들을 대주지들로부터 보호하자는 것. 소비자운동, 공정무역 운동의 선배격.

1970년대에 설탕파동이라 부를 정도로 설탕의 가격이 급등한 적이 있다.

3 이런저런 쓰임새

디저트, 특히 양과자류 쪽에는 빛과 소금 급의 첨가물이지만 설탕의 쓰임새는 많고 많아서 과자케이크 같은 단 것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더 폭넓게 쓰이는 조미료이다.[8] 신김치를 볶을 때 설탕을 넣어 볶으면 신맛이 감소되는 효과도 있다.

에 엄청 잘 녹기 때문에 각종 제과나 아이스크림 같은 식품에 상상 이상의 설탕이 녹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는 차가운 상황에서는 맛을 느끼는 '미세포'가 마비되어 단 맛을 비롯해 어느 맛이든 잘 느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가운 아이스크림에서 그토록 단 맛이 나는 것은 엄청난 양의 설탕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못 믿겠으면 아이스크림이 상온에서 녹은 국물을 마셔보면 안다. 당장 설레임을 녹여서 실험해 보자. 굉장하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들은 주사를 맞고도 아이스크림콜라는 금기시한다. 주사가 한끼 식사의 혈당량을 모두 책임지고도 고혈당까지 가는 사태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단지 알 수 있다.[9]

육류 가공품에 쓰면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에 의해 고기가 촉촉해지고 잡맛을 줄여준다. 허영만의 식객을 보면 부대찌개 편에서 숨어 있는 설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햄과 소시지 제조 과정에 많이 들어간다. 바베큐를 위한 양념에도 소금과 거의 1:1 비율로 설탕을 넣는데, 겉에 바른 설탕이 굽는 도중 캐러멜 층을 형성하고 스며든 설탕은 수분과 결합해 고기의 건조를 막고 풍미를 돕기 때문이다. 소금의 짠 맛과 식초의 단 맛, 매운 맛도 덜하게 만들어 주므로 조리에 많이 쓴다. 그래서 토마토 케첩에는 설탕이 생각보다 아주 많이 들어간다.

중세 유럽에서는 마치 한약의 감초처럼 약품의 맛을 좋게 하는데 쓰이기도 했다. 이때문에 아예 향신료의 일종으로 취급하기도 했고 사치품이었던데다가 맛까지 좋았기 때문에 약품을 연구하는 연금술사들이 설탕을 가지고 온갖 마개조를 시도했다고 한다. 아래에서 나오는 슈가글래스도 그러한 노력의 산물. 동아시아쪽도 처음에는 약재로 들여와 썼다.

더 옛날 고대 이집트에서는 상처 소독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과거 페니실린이 항생제를 개발하기 이전에는 확실한 세균감염을 방지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고대 이집트에서 꿀과 설탕을 이용해 상처소독의 효과를 본 뒤로 오랫동안 설탕이 살균제 역할을 했다. 설탕의 살균 원리는 삼투압이다.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진 세균 주변을 설탕이 감싸면 이에 의해 삼투압현상이 일어나 세균을 말려죽이는 것이다. 영화 더블 타겟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등장한다. 이것은 여러분이 설탕과 꿀을 상온에서 보관해도 잘 상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10]

식용 이외로 쓰이는 설탕의 용도 중 잘 알려진 것이 바로 유리 대용품. 슈가글라스라고 하는데 정제기술을 통해 규사처럼 투명하게 만든 것으로 처음에는 일종의 진귀한 사치품 개념이었으나 이후 유리 대용품으로 가끔 쓰인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유리창 깨기 촬영용 소품. 실제 유리는 절대 불가능하고, 가능하더라도 영화에 묘사되는 식으로 유리를 깼다가는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탄다. 또한 술병으로도 사용된다.대부분 용도는 헤드샷. 근래에는 기술 발전으로 슈가글래스 대신 다른 유리 대용품이 나왔다고 한다. 설탕으로 만들었더니 습기를 흡수해서 끈적거린다던가, 액체를 담고 장시간 촬영을 했더니 설탕이 녹아내린다던가, 배우가 슬쩍 햝아먹는다던가(...) 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영국의 다이애나 비는 찰스 왕자와 007 촬영현장[11]을 가서 이 슈가 글래스로 만들어진 병을 찰스 뒤통수에 헤드샷을 먹여서 깼다. 많은 사람들의 바람과는 달리 우발적인게 아니라 제작진이 해보라고 해서 한 것이고, 당연히 찰스도 허락했고 마음의 준비를 다 한 다음에 뒤돌아 서서 뒤통수를 내준다. 영상을 보면 정말 톡하고 쳤는데 산산조각이 난다.

의외로 건축용으로도 사용된다. 콘크리트의 경화지연제 및 수화열 감소, 균열방지를 위해 사용한다.

전쟁 같은 국가 비상사태 때는 대단히 중요한 전략물자로 취급된다. 우선 고열량을 낼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고 단 맛을 내는 감미료이기 때문에 극한 상황에서 전투원들의 식사 대용 및 사기 증진에 중요하여 중요 보급물자 대상이 된다. 또한 발효하면 알코올을 만들어 연료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면 유통이 통제되는 물자 1순위. 영국2차대전 당시 대서양 전투홍차와 설탕의 재고가 바닥나 전전긍긍했고[12], 독일도 1, 2차대전 모두 감자에서 추출한 당을 정제해 설탕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궁핍함에 시달렸다. 게다가 실전 무기로도 쓰일 수 있는데, 2차대전 때는 레지스탕스빨치산 등 비정규 무장 단체 뿐 아니라 특수부대도 적군의 군용 자동차오토바이, 전차의 연료 탱크에 설탕을 부어넣어 엔진을 개발살내는 전법을 사용하기도 했다.[13] 가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의 차량에 이 방법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경우가 뉴스에 나온다. 따라하지 말자.

화염병을 만들 때도 양념(?)으로 쓰였던 사례가 있다. 설탕이 열기에 녹으면 끈적이게 되는 성질을 이용하여 화염이나 뜨거운 유리조각이 사물이나 옷 등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게 의도한 행위. 절대로 따라하지 말자. 화염병은 제조만으로도 불법이다.

의외로 화장품에서도 많이 쓰인다. 설탕 자체가 보습제 역할을 하며, 달콤한 이미지가 화장품 마케팅에 잘 먹히기도 하고(...) 설탕의 알갱이가 피부 위를 미끄러지면서 각질을 제거하는 스크럽 역할을 한다고. 설탕은 물에 녹는지라 몇번 문지르면 모서리가 녹아서 둥긍둥글해지기 때문에 살구씨나 아몬드껍질가루처럼 거칠지도 않고 플라스틱 스크럽마냥 분해가 안되는 물질도 아닌지라 친환경적이다. 스킨푸드의 흑설탕 스크럽이 제일 유명하며, 왠만한 화장품 회사에서 하나씩은 꼭 만들어보는 물리적 스크럽제. 물리적 스크럽제에 설탕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식품재료는 소금이다.

4 설탕과 충치

'옛날 사람들은 충치에 어떻게 대처했나요'라는 질문이 있으면 충치는 문화병이라 설탕이 수입돼서 먹을 때부터 생겼습니다[14] 정도로 답하기도 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건 다들 알리라 믿고 여기까지만. 감미료가 꿀이나 과일정도 밖에 없었던 이집트 시대에도 충치로 인한 치통 처방법이 있었으니 그딴 개드립에는 속아 넘어가지 말자.

곡물 등의 녹말은 침 속의 아밀라아제에 의해 엿당으로 분해된다. 충치가 없었던 시대는 농업혁명이 있기 전인 구석기 시대의, 과일류가 드믈어 고기를 주식으로 먹던 고위도 지방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다.[15] 예전에도 충치는 있었고 견디다가 못 참으면 뽑았다. 서양에 비해서 충치에 대한 사건사고가 적은 편이긴 했는데[16], 양치질이라는 개념이 부족했던 서양에 비해서[17] 동양은 일찍부터 소금과 모래로 양치질을 시도해서 좀 더 낫지 않았나 싶다.[18]

식량이 부족했던 이스터 섬의 사람들은 사탕수수 즙을 많이 마시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는데, 덕분에 20세가 되니 이가 안 썩은 사람이 없었다고.

5 설탕과 비만

설탕이 비만을 촉진한다고 해서 설탕의 칼로리가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제법 되는데, 그렇진 않다. 정상인의 경우는 3~5%.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도 설탕의 칼로리 비중은 10%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90%는 일반 탄수화물[19],단백질, 지방 등등. 실제로 식품 류도 자세히 보면 고당분 음식과 저당분 음식과의 칼로리 차이는 크지 않다. 예를 들어 스페셜 K첵스의 칼로리 차이는 30g 기준 4kcal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설탕을 비롯한 과당[20]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입맛을 돋구어 식사량을 늘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반응은 심리적 반응이 아니라 생화학적 반응이다.

과당류의 즉발적인 포도당 증가는 본래 슈가 하이 상태를 이끌어 식사량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려 포도당 소모를 촉진한다. 그렇기에 정상적인 성인은 달달한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머리회전이 빨라지며 활기가 생긴다. 이런 사람들에게 설탕을 비롯한 과당섭취는 문제가 될 것이 없으며 오히려 권장된다.

문제는 지속적인 설탕(과당) 섭취에 노출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상인보다 인슐린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며 그로 인해 과당류를 섭취하여도 슈가 하이 상태를 경험하지 못한다. 높은 인슐린으로 인해 포도당이 바로 글리코겐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설탕을 섭취했음에도 활력은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높은 인슐린으로 인해 정상인보다 높은 렙틴[21] 저항성[22]을 유지하게 되며 이로 인해 식욕은 항상 과잉상태가 되고 남들보다 많이, 자주 먹을 것을 찾게 된다. 결과적으로 높은 인슐린, 높은 렙틴 저항성, 많은 식사량이 평형상태를 이루는 지점에서 비만의 수준이 결정된다.[23]

결론적으로 정상인들은 설탕을 딱히 꺼리거나 피할 필요가 없다. 다만 이미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분들은 설탕을 비롯한 탄수화물 전반을 줄일 필요가 있겠다.

5.1 참고 문서

6 관련 문서

  1. 포도당의 1번 아세탈 탄소와 과당의 2번 아세탈 탄소끼리의 결합이기 때문에 분자 내에 노출된 케톤기나 알데히드기가 없어 설탕은 대표적인 비환원당(non-reducing sugar)이다. 반면에 다른 대표적인 이당류인 젖당엿당은 환원당(reducing sugar)이다.
  2. Sucrose는 한국에서 수크로오스로 불리기도 한다. 또 영어로 sucrose 대신 saccharose를 쓰기도 한다.
  3. 우리 몸에서 설탕을 분해할때 비타민 B를 사용한다.
  4. 고려 명종 때 지어진 '파한집'에 그 기록이 있다.
  5. 상인들은 대개 당액 형태로 거래했으며 이 시럽의 안정화를 위해 다른 식물의 수액을 섞기도 했는데 그게 바로 아라비아검(gum arabic)이다.
  6. 그 중에는 섬의 90%가 사탕수수 농장이었다는 기록도 있다, 사실상 선착장과 거주지를 제외하곤 모두 사탕수수만 기른 것.
  7. 기마 웨카타 신죠(儀間親方真常, 1557~1644)라는 사람이 설탕 제조법 류큐로 들여왔는데, 이 사람은 중국에서는 고구마, 일본에서는 목화를 들여왔다. 가히 류큐의 문익점, 아니 그 이상이다.
  8. 심지어 광주나 전라남도에서는 콩국수에 넣어먹거나 아예 설탕물을 만들어 소면만 말아 먹기도 한다!
  9. 과일 같은 경우는 차가운 것이 더 달다. 과일의 단 맛의 주 성분은 과당인데, 과당은 온도에 따라 알파형과 베타형의 비율이 달라진다(알파형과 베타형의 합은 일정하다). 온도가 낮을수록 베타형의 비율이 커지는데, 베타형이 알파형에 비해 3배 정도 더 달기에 과일은 차가울수록 더욱 달게 느껴진다. 하지만 너무 낮으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역시나 미세포가 맛을 못 느낀다.
  10. 꿀에는 추가적으로 부패를 막아주는 효소도 있다.
  11. 리빙 데이라이트 촬영할 때였다고.
  12. 미군이 본격적으로 영국에 배치되면서 미국 군인들을 통해서 설탕을 구할 수 있었다. 물론 대량은 아니었다. 그 때문에 당시 영국에서는 숙녀들이 각설탕에 몸을 판다고 한탄하기까지 했었다고...
  13. 설탕이 타면 탄소가 남는다. 즉, 엔진이 숯가루로 꽉 차게 되는 것.
  14. 1990년대 중반에 한국의 모 건강식품회사에서 퍼뜨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일리톨이나 사카린같은 인공감미료 종류를 제외하면 충치를 안일으키는 감미료는 없기 때문에 90년대 와서야 퍼졌다는건 사실이 아니다. 이 과학기사의 댓글을 봐도 알겠지만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도시전설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15. 그 고위도 지역도 이나 을 먹게 된 이후부터는 충치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16. 루이 14세는 충치가 심해서 이를 뽑다가 입천장이 터서 평생 감염에 시달렸다. 이러한 일화가 서양에 무수히 많은데 한국만 봐도 상당히 적다.
  17. 이탈리아는 예외.
  18. 버드나무 가지로 양치질을 했다는 말도 있다. 애초에 '양치질'이란 말 자체가 버드나무를 일컫는 '양지'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으니. 이 양치질에 대해서는 조선 말기 조선에 방문한 선교사들의 기록에는 조선인들이 치아가 희고, 소금으로 양치질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반대의 기록도 있는데 조선 시대 여러 임금들이 치통에 시달렸고 치통을 치료한 노비를 면천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동의보감에도 치통 치료법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충치는 어쨌거나 상당한 골칫거리였던 것 같다.
  19. 쌀, 밀가루 등
  20. 그리고 탄수화물전반. 원래 탄수화물로 비만이 일어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무나 한국인의 경우는 삼시세끼 흰밥을 먹어서… 거기에 콜라, 아이스크림 등 추가적인 과당 섭취까지 생각하면 높은 인슐린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21. 식욕억제 호르몬
  22. 식욕억제를 위해 항상 렙틴이 분비되다보니 면역력이 높아진 상태
  23. 물론 푸드 파이터 수준의 위장이 있다면야 아무리 단걸 먹어도 살은 안찐다.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