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게무샤


1 기본적인 뜻

영무자(影武者, かげむしゃ). 우리 말로 풀면 그림자 무사. 카무샤로 쓰는 사람도 많은데 보면 알겠지만 탁음이다. '가게무샤'라는 표기가 옳다. 일본어를 모르는 위키러를 위해 적자면 かげむしゃ(카게무샤)의 げ(ge)라는 글자는 け(ke)라는 글자에 '탁점(゛)'이 찍혀 있는 것인데 이렇게 탁점이 찍혔을 경우 'ge'라고 읽는다. 정확히는 어두의 예삿소리는 무성음(청음)으로 발음 되며, 유성음 사이에 있을 때에만 유성음(탁음)으로 발음 된다, 또한 일본어의 특성상 일본어는 약한 기식만 가지고 있으니 예사소리로 적는게 맞다.가게의 발음은 [kage]] 자세한 것은 히라가나 문서 참고.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Market samurai, 장 보는 사무라이? 가게무샤가 올바른 표기.

원래 과거 일본에서 군주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가짜 군주'로, 군주와 닮은 사람을 선정하여 진짜 군주 대신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일종의 위장 대역이다. 요즘식으로 하면 대리인.

당연한 말이겠지만, 전국시대다이묘는 항상 신변의 위협에 둘러싸여있었다. 굉장히 과장되긴 했지만 솜씨좋은 첩보원임에는 틀림없는 닌자들을 비롯한 자객들이 그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고, 권력투쟁에 이르면 일가붙이도 믿을 수 없게 된다. 매일 밤마다 방을 바꾸는 정도는 기본. 당연히 처자식에게도 당일 잠들 곳은 비밀이었고, 심지어 심복이 잠자리를 깔아준 뒤에도 또 방을 바꾸기도 했다고 한다. 전쟁터에서는 0순위 목표가 되므로 생존 가능성은 더더욱 낮아진다. 결국 영주들은 심복 중의 심복들을 시켜서 자신과 외모가 비슷한 사람들을 골라서 대역을 맡기는데 이런 사람들을 바로 카게무샤라고 한다. 말하자면 총알받이용 대역. 물론 표면에서 대역으로서 활동하기 때문에 적의 공격이나 암살에 노출되는 위험이 늘 있다.

그냥 만 입혀놓으면 대역을 뽑은 의미가 없으므로 실제 영주와 똑같은 대접, 똑같은 일과를 보냈으며, 똑같은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는 영주님의 신하다."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는데, 당연히 이 카게무샤가 자신을 영주라고 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몇몇 카게무샤들이 실제로 "내가 영주다! 저 자가 내 카게무샤다!"라고 나섰던 적도 있다고 한다. 레알 옹고집전 이들은 위험한 행사에 있어서는 영주의 대역으로, 전쟁터에서도 함께 출정해서 미끼가 되는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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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테츠오의 <카게무샤 도쿠가와 이에야스>. 왼쪽이 진짜 이에야스. 오른쪽이 카게무샤 세라다 지로사부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사실 카게무샤가 연기했다는 설도 있다. 슈팅 게임 바사라노부나가의 야망 7 '장성록'에서는 전쟁 중일 때 총대장이 퇴각하면 다른 부대가 총대장을 바꾸는 형태의 숨겨진 특기로서 이 설을 채용했으며 13 '천도'는 무장 이미지와 능력치를 완전히 바꾸는 형태로 이 설을 채용하고 있다. 북두의 권의 작가로 유명한 하라 테츠오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진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사하고 카게무샤가 그 자리를 이었다는 내용으로《카게무샤 도쿠가와 이에야스》(한국 해적판 제목은《영무자 덕천가강》)라는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다른 2차 창작물의 이에야스는 후덕한 풍채로 나타나곤 하는데 반해 여기서는 슬림한 미중년으로 등장한다. 6권 분량이고,[1] 뒤로는 시마 사콘을 주인공으로 한 2부격인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도로 후덕한 풍채로 돌아온다.[2] 사실 하라 테츠오의 이 만화는 일본의 소설가 류 케이이치로(隆慶一郎)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화로, 드라마화도 두 번 되었다. 1998년에는 TV 아사히에서 10부작 드라마로, 2014년에 테레비 도쿄에서 2부작 스페셜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2014년판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겸 세라다 지로사부로를 연기한 배우는 도쿠가와 쇼군 전문배우로 유명한 니시다 토시유키.

또한 사무라이 디퍼 쿄우에서도 카게무샤 이에야스가 등장하는데, 여기는 초상화처럼 후덕한 이미지의 이에야스가 카게무샤였고, 이에야스 옆에 있던 이가 닌자의 수장 핫토리 한조가 진짜 이에야스였다. 하여튼 이에야스 카게무샤설이 꽤 널리 퍼진 떡밥이기 때문인지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여러 미디어에서 카게무샤와 자주 엮이곤 한다. 아래의 예시만 봐도 알기 쉽다. 그리고 사나다 유키무라도 카게무샤가 있다. 여성이었지만.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다룬 가공전기 조선비첩의 작가 아라야마 토오루의 소설에선 카게무샤 이에야스가 임진왜란때 조선에서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 승병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나온다.

다케다 신겐도 카게무샤를 두었다고 한다. 이때 신겐의 배역을 맡은 사람이 신겐의 두 동생인 다케다 노부시게와 노부카도였다. 특히 노부카도는 신겐이 죽은 후 조문 사절로 온 호죠 가의 가신 이타베오카 고젯사이 앞에서 훌륭히 신겐 역할을 수행해 감짝같이 고젯사이를 속였다. 고젯사이는 본국으로 돌아가 주군인 호죠 우지마사에게 신겐이 아직 살아있다고 보고 했다고 한다.

한국중국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중국에는 한 고조 유방의 부하 장수였던 기신이 유방으로 위장하여 항우에게 목숨을 잃은 일화가 유명하고, 한국사에는 당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오다가 고구려 경비정에게 잡힐 위기에 처한 김춘추를 구하기 위해 김춘추의 옷으로 바꿔 입고 대신 죽음을 당한 온군해의 사례가 있으며, 공산 전투에서 견훤에게 포위된 왕건을 탈출시키기 위해 신숭겸이 왕건의 옷으로 바꿔 입고 싸우다가 전사한 일화가 있다. 고려 후기 공민왕이 흥왕사에서 김용의 모반으로 죽을 위기를 맞았을 때 공민왕과 닮은 안도치라는 환관이 공민왕을 피신시키고 대신 죽음을 맞기도 했고, 임진왜란 때 곽재우는 자신과 같은 복장을 한 10명을 각 부대의 선봉으로 배치하여 곽재우로부터 후퇴한 일본군 앞에 또다른 곽재우가 서있어 충격과 공포에 빠지게 하는 심리전으로 사용했다. 삼국지에서도 제갈량이 위나라 장수들에게 혼란을 주려고 위연외 2명의 장수를 자신처럼 변장시켜 엄청난 혼란을 줬다. 때마침 야간인지라 더욱 혼란스러웠다. 다만 일본처럼 조직적으로 카게무샤 제도를 운영한 사례는 드물고 위급상황에 처했을 때 임시변통으로 사용한 사례가 많은 편이다.

더블바디라는 것도 있는데 서로간 큰 차이는 없는 듯.

실존 인물들 중 최근의 인물로는 버나드 로 몽고메리 알라메인 자작[3]이 있으며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도 정말이지 꽤나 닮은 가짜를 두었다고 한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아자지야 기지와 알 유미히라야 기지에 카다피가 있다는 정보로 엘도라도 작전을 개시해 리비아폭격했을 때 카다피도 대역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훗날 카다피는 2011년 리비아 혁명으로 죽었는데 덕분에 대역이 죽은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을 정도였다.

김정일 역시 카게무샤를 가지고 있었다는 설이 있다. 외신 보도에 의하면 최소 10명 정도라고 한다. 실제 김정일은 2005년 병사하고 2011년 공식적으로 병사했다는 김정일은 카게무샤라는 설도 있지만 그건 글쎄…? 웹툰 스틸 레인에서는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북한 내에 일어난 내전에서 김정일의 대역의 존재가 극히 중요해진다. 이 대역이 방송에서 어떻게 말을 하냐에 따라 모든 북한군이 그를 따르기 때문.

그러나 김정일 카게무샤의 존재를 부정하는 주장을 하는 북한 학자들이 많다. 그 이유는 북한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은 야훼와 마찬가지로 단 하나만 존재해야 하는 유일신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카게무샤의 존재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북한 영화에는 김일성, 김정일 역의 배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든다. 북한이란 나라가 얼마나 김정일을 신 취급하는 사이비 교단이었는지 생각하면 그럴 듯한 이유다.

참고로 한국에도 김정일의 카게무샤가 있다. 생긴 것도 비슷하지만 진짜 목적은 김정일의 사상이나 사고방식을 잘 공부해뒀다가 외교협상 등을 할 일이 있으면 우리쪽 특사가 실제 김정일과 마주 대하는 것처럼 리허설 및 모의전(?)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노동신문을 읽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며 북한 방송과 원전을 보며 철저히 연습하기에 거의 몸은 남한이지만 생각은 북한과 다를바가 없다고 한다.

최소 여러명이 있었으며, 이젠 이름을 밝혀도 되는데, 전 남북회담사무국장 김달술씨가 언론에 공개된 인물이다. 원 대역은 90년대 중반에 사망했고, 이 인물은 97년에 퇴직해 현재 80대 초반이며, 2000년대 중반에 50대 초반인 대역이 뒤를 이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인물은 김대중 대통령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다녀오기 1주일 전에 가상회담 파트너를 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김대중 대통령은 "그런 좋은 제도가 있는데 왜 안 하냐"라면서 적극 수용했다고 한다. 노동당 대남 비서 김용순의 대역은 정세현 씨가 맡음으로써, 김달술씨와 정세현 씨가 김대중과 함께 리허설을 해보았는데, 김 대통령은 적대적으로 맹공을 퍼붓는 대역들을 떡실신시켰다고에 유연하게 대처했다고 한다. 실제 정상회담의 질문도 리허설의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기사1] [기사2] [기사3] 그런데 원본이 죽어서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
김정은의 카게무샤는… 아직 쌓인 데이터가 적어 힘들려나

최근에 와서는 주로 닮든 안 닮든 어쨌건 어떤 중요인물의 대역을 의미하는 말로도 사용되며, 일본 법조계에서는 최고재판소에서 실질적으로 판결문 작성을 담당하는(…) 재판연구관들을 가리키는 은어로도 쓰이곤 한다. 참고로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로 대법관이 결론을 지정하면 그 밑의 재판연구관들이 그 결론에 맞추어 열심히 판결문을 쓴다. 결론을 먼저 내리고 과정을 쓴다는 것이 앞뒤가 뒤바뀐 것 같지만 이것은 법원에서 판사들이 사건을 푸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판단이지, 풀이과정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 게다가 대법관 레벨 정도 되면 서류에 손을 대는 순간 사건이 해결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권위있는 인사들이기 때문에, 1년에 만 건 이상 밀려드는 대법원 재판을 시간내에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판결문 작성 정도는 잡무(…)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


1.1 미디어 속의 카게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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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명 - 대역 → 원래 주인 순으로 추가한다.

만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는 악역인 경우 대부분 최종보스들의 훼이크다 이 병신들아! 스킬을 시전하는 아이템(…) 역할이 대부분이다. 아주 적은 사례이지만 주인공이 사실 카게무샤라는, 사람 벙찌게 만드는 전개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사무라이전대 신켄저가 그런 경우.


연의 뿐만 아니라 정사에서도 조무가 손견의 대역이 되었다. 단 연의에서는 조무가 전사하지만 정사에서는 살아남는다.
1인 2역이 아니고 사베 역은 당시 무명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했다.[참고]
영화 도입부에 사보타주로 사망하는 역할

2 영화 카게무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는 분명 아버지를 추방하고 형님을 죽였으며 많은 목숨을 죽여 왔다. 하지만 천하를 통일하지 않는 이상, 피의 강물은 멈추지 않고 시체의 산은 높아지기만 하는 법 아니더냐?

1980년에 제작된 일본 영화. 일본 전국시대 다케다 신겐 가문의 카게무샤를 주제로 한 영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23] 그외 다수 영화제 수상.

특히 일본문화 개방에 맞춰서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첫번째로 개봉할뻔한 일본영화였다가 후술하는 대로 2번째 영화가 되었다.

전국시대의 무장 다케다 신겐의 동생 노부카도(노부카도도 신겐의 카게무샤로 행동)가 처형장에서 신겐과 닮은 도둑을 발견하고 데려와 신겐에게 카게무샤로 추천한다. 아무리 닮았어도 도둑을 카게무샤로 쓰기는 싫다는 신겐에게 도둑은 "나는 돈이나 훔치는 새끼 도둑이지만 당신은 천하를 훔치려는 큰 도둑이다"라고 항변하고, 그 배짱이 마음에 든 신겐은 그를 카게무샤로 삼는다.[24]

신겐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노다 성을 포위하는 전투 도중에 저격을 당해 중상을 입고, "3년간 나의 죽음을 비밀로 하고 영토를 굳게 지키며 군사를 움직이지 마라"는 유언을 남긴다. 그런데 도둑이 돌발행동을 저지르자 가신들은 도둑을 카게무샤로 쓸 수 없다고 판단하여 신겐의 유해를 술독에 넣어 호수에 수장한다. 그런데 묘하게 다케다 가문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한 도둑이 오다 군의 첩자가 수장 장면을 염탐하는 것을 보고 자기를 카게무샤로 다시 써달라며 애걸을 하고, 가신들은 상의 끝에 신겐의 시신을 넣은 항아리가 사실 호수의 용신에게 바치는 봉헌주라고 속이고, 도둑인 카게무샤를 신겐의 대역으로 정식으로 채용한다. 도둑은 재치있는 행동과 연기로 도쿠가와, 오다 노부나가, 우에스기 겐신 등 다른 세력을 속인다. 카게무샤는 신겐처럼 행동하며 영지를 다스리고 손자를 가르치고 가신과 군사들을 지휘하는데,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성격이 격렬한 신겐의 아들 다케다 카츠요리는 상대가 부친의 카게무샤인 줄 알면서도 그 앞에 복종해야 하는 상황을 인정하기 싫어한다.[25]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신겐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고, 카츠요리는 가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정하지만 카게무샤는 도리어 신겐처럼 진중하게 행동하며 병사들을 뒷받침한다. 총탄이 날아들자 신겐의 최측근인 호위병들은 그가 카게무샤인 것을 알면서도 몸을 던져 막는다. 이 과정에서 원래는 단순한 타인에 불과한 카게무샤는 점점 다케다 가문과 신겐이라는 인간 역할에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결국 약속한 3년이 다 끝날 무렵에 신겐만이 탈 수 있었던 흑마를 타려다가 낙마한다. 이때 그의 몸에 신겐이 카와나카지마 전투에서 입은 검상의 흉터가 없는 것이 드러나고, 신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진다. 카게무샤는 쫓겨나고 카츠요리가 정식으로 가문을 잇는다. 카츠요리는 오다와 도쿠가와의 연합군에 맞서 군사를 일으키지만, 나가시노에서 그의 풍림화산 기마대-보병대는 철포(조총)을 사용하는 오다와 도쿠가와의 군대 앞에서 추풍낙엽이 되어 전멸한다. 사례를 두둑히 받고 이제 제 갈 길을 갈 자유가 주어졌는데도 부랑자로 떠돌며 다케다 가문을 걱정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던 카게무샤는 결국 분을 이기지 못하고 사람과 말의 시체가 흩어진 나가시노에서 다케다 군의 깃발을 들고 그들이 한 것처럼 오다 군에 돌진하다 총에 맞는다. 비틀거리며 강가로 가는데, 강에 떠내려가는 손자병법의 깃발을 발견하고 이를 잡으려고 허우적거리다 숨을 거두게 되고, 그 몸은 강을 떠내려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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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컬러 영화의 멋을 잘 살린[26]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감미, 사극으로서의 고증이나 대규모 엑스트라들의 조직적인 움직임, 치밀한 구성 등등 영화사에서 큰 획을 그은 영화. 군인처럼 훈련된 엑스트라 연기자의 움직임이나 고증을 보면 감독이 얼마나 완벽주의를 지향했는지 알 수 있다. 단, 나가시노 전투에 대한 묘사는 전사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위세를 자랑하는 다케다 가문이 파멸로 달려가는 과정을 그린 일종의 허무주의를 테마로 삼기 위한 창작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한 비평가는 "색색의 다케다 기마 군단이 파멸로 노도처럼 달려 들어간다"고 표현했다.

원래 주연배우는 자토이치로 유명한 가츠 신타로였으나, 촬영장에서 자신만을 위한 스탭을 데려와 자기 연기를 촬영케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구로사와 아키라와 다툰 끝에 도중하차했다. 그를 대신한 배우가 요짐보, 츠바키 산주로, 대보살고개로 유명한 나카다이 타츠야. 가츠 신타로가 더 배역에 걸맞는 분위기와 외모를 가졌다는 평가가 있다.(나카다이는 서양인을 닮은 귀족적 외모라서 도둑 출신인 인물에 어울리지 않고, 가츠는 터프한 외모를 가졌다) 나카다이는 구로사와와 함께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인류멸망론을 논했다고 한다. 여하간 나카다이 타츠야의 연기도 호연이었고 명작은 명작.

구로사와는 카게무샤 직전에는 일본에서는 분명 거장이었으나 대접을 제대로 못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해외에서는 전설이 된 상황인데도 제작비와 규모가 너무 커서 일본 영화계에서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 결국 미국에 건너가 조지 루카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도움으로 20세기 폭스사의 제작비 지원을 받아 완성되었다고 한다. 난데없이 나타나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제안하는 두 거장에게 구로사와가 놀라서 이유를 묻자 "우리가 당신 팬인데 다음 영화 나올때까지 도저히 못 기다리겠어서요"라고 답했다고.[27] 덕업일치 그 덕분에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로서 미국 영화(?)로 개봉하려고 한 바 있었다. 그러다 무산되고 결국, 일본영화 개방후 국내 정식개봉된 두 번째 일본영화(1998년 12월)가 되었다. 원래 첫 개봉작으로 예정되었으나, 프린트를 다시 뜨는 작업에 시간이 걸려 버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HANA-BI'에 최초개봉의 영광(?)을 넘겨주었다. 영화적인 완성도나 인기는 카게무샤 쪽이 더 높지만 정작 감독 본인은 후속작인 을 위한 서막 정도로 생각했다고 한다. 실제로 두 영화는 인간성에 대한 불신이나 허무주의 같은 테마를 공유하고 있다. 란 쪽의 테이스트가 너무 지독해서 문제지만…[28]

웅장한 전투장면이라든지 꽤나 재미있는 요소도 들어가 있다. 특히 카게무샤 도둑의 임기응변 연기가 백미. 강적으로 나오는 오다 노부나가는 몇 장면 등장하지 않지만 노부나가의 성격을 아주 효율적으로 연출해냈다. 가령 매우 성급하게 부하를 마구 매도하는 장면이라든가,[29] 거칠게 말을 달리는 장면이라든가, 포도주를 마시거나 플레이트 아머[30]를 입고 빨간 비로드 망토를 두른 채 예수회 선교사에게 기합을 넣듯이 "아멘!" 하고 외치는 장면 등으로 서양 문물을 좋아하는 다이묘를 매우 적절하고 강렬한 캐릭터로 표현해냈다. 이런 기이한 행동 외에도 오다 노부나가의 그 유명한 애창곡, 아츠모리[31]도 신겐의 사망 소식을 듣고 부채춤과 함께 부르며,[32] 다케다 가쓰요리가 군대를 움직였다는 소식을 듣자, 산이 움직였다!!라는 자신의 승리를 한 마디로 압축하는 대사도 한다.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 카게무샤가 죽은 신겐을 만나는 대단히 신비로운 꿈을 꾸는데 그 중압감에 눌린 카게무샤는 끝내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다. 이 장면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정체성의 혼란을 구로자와 아키라 특유의 색채와 은유로 매우 우아하고 강렬하게 표현했기 때문.

꿈의 시작에서, 카게무샤는 호수 속에 독에 담겨 수장되었던(자신의 죽음을 비밀로 하기 위에 묘지를 만들지 않았다) 신겐이 독을 깨트리며 위엄 넘치게 등장하는 모습을 본다. 놀란 그는 처음에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나 그를 노려보던 신겐이 이윽고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자, 재미있게도 그때부터는 신겐의 뒤를 이리저리 숨으면서 애써 따라간다.

이것은 카게무샤가 신겐이라는 위대한 인물을 두려워하면서도, 신겐과 자신을 동일화시키기 위해 그 족적을 쫓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신을 신겐이라는 페르소나로 새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신겐의 모습이 없어져버린다. 그러자 처음엔 도망까지 쳤던 카게무샤는, 그 때부터는 필사적으로 신겐의 모습을 찾으려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던 와중 물 웅덩이 위로 카게무샤의 모습이 비치고, 이러저리 발이 움직이면서 그 상이 자연스럽게 망가지고 이지러진다.

실로 탁월한 묘사인데, 이것은 바로 카게무샤가 겪는 정체성의 급격한 혼란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겐이 되려 했지만 이미 그 모습은 사라져(죽었으니) 더 이상 찾을 수가 없고, 그렇게 신겐의 뒤를 쫓다가 점점 본래의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망각해가는 카게무샤의 심리를 수면 위에서 이지러지고 흐트러지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장면은, 마지막의 비극적인 결말의 복선이 된다.

그리고 꿈에서 깬 후, 호위 무사(그는 가짜임을 안다)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잠깐 숨을 가쁘게 몰아쉬더니 답변하길

"꿈을 꾸었어, 나 홀로 100만은 되는 대군과 싸우는 꿈을 꾸었어."

자신의 정체성이 파괴되어 가는 혼란과 두려움을, 멋드러지게 표현한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소설가 김훈은 이 영화를 매우 인상깊게 보았다며 평론을 하기도 했다. 작중에서 가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권력 구조를 그림자, 허깨비에 비유했다. 작중에서 구로사와에 의해 치밀하게 재현된 일본의 갑주는 적을 위압하기 위한 것이라 밀리터리적인 멋과 수컷의 살기를 있는대로 발산하고 있는데(이를 닭벼슬에 비유), 이순신의 갑주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실용적인 엄숙함으로 가득하다며 우리는 이런 갑옷이 필요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다소 씁쓸한 결론을 내렸다. 물론 실제로는 그런거 없다

추가로, 이 영화는 늘 그랬듯 구로사와의 장인정신에 의한 치밀한 고증이 되어 있지만 아쉽게 당시 출가(신겐이란 이름 자체가 출가한 후의 법명이다)해있던 신겐이 대머리로 나오지 않고 상투를 틀고 있다는 오류가 있다. 몇 년 후 나온 대하드라마 <다케다 신겐>에서도 같은 오류를 반복했는데, 아마 세기의 대작 취급을 받던 영화 쪽을 적잖이 의식한 듯 하다. 그리고 다케다 신겐 특유의 갑옷이 고증에 맞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박평식 평론가가 '위대한 정신은 죽지 않는다. 장려하게 타오르는 영화혼' 이라는 단평을 하고 무려 9점[33]을 준 영화이다.
  1. 사실상 연중이다. 시마 사콘을 연재해서 완결한 뒤에는 두번 다시 뒷이야기가 나올 리 없다.
  2. 이에야스 카게무샤설에서 진짜 이에야스가 언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오케하자마 전투 전후, 혼노지의 변, 세키가하라, 오사카 공방전 등.
  3.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잘 아는 그 사람 맞다.
  4. 패도루트 진행시
  5. 왕도 루트 진행 시 마리가 지어준다.
  6. 애니메이션판 한정. 코믹스에서는 전대의 섬사인 스승이 난파선에서 발견해 키운 이방인 아기였다.
  7. 카게무샤의 이름은 나오지 않고 그리고 그후 행방은 알 수 없다.
  8. 도쿠가와로 진행하기 전에 '이에야스 카게무샤 전승을 믿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네'라고 하면 이벤트로 진짜 이에야스가 암살당하고 세라다 모토노부(世良田元信)의 이름이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바뀌어 카게무샤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원래 특기도 '혼란'이지만 진짜 이에야스의 특기인 '철벽지비'로 바뀐다. 1555년 시나리오에서 이에야스가 죽는 이벤트가 있는데, 여기서 선택을 잘 하면 이에야스도 살리고 모토노부도 그대로 쓸 수 있다. 모토노부는 이에야스와 비교해 통솔과 무용이 낮지만 지모가 높다.
  9. 설정상 완전한 대역이 아닌 쌍둥이기는 하지만 성장 배경이 애초에 카게무샤에 가까운 위치였고 구국 쿠데타 당시 잠시동안 역할을 바꿔서 상황을 어느 정도 지연시켰다.
  10. 단 이쪽은 단순한 카게무샤를 넘어서는 분신이자 동등한 존재에 가깝다. 빅 보스 본인이 진 엔딩에서 언급.
  11. 물론 실제 핫토리 한조는 도쿠가와에 봉직한 닌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여기서 핫토리 한조란 이름은 바로 진짜 wiki:"도쿠가와 이에야스" 가 모습을 감추기 위한 가짜 모습이다. 단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원작의 가짜 이에야스가 진짜로 본인.
  12. 이 드라마 속에서 진짜 연개소문은 백제가 멸망하기 직전에 당군과 전투 중에 죽는다. 연개소문이 당을 대파한 전투로 알려진 662년의 사수대첩(蛇水大捷)을 이끈 연개소문은 대역. 이것은 의도한 바가 아니라 '어른의 사정' 때문에 연개소문 역의 조경환이 조기하차했기 때문이다.
  13. 다만 비혈연인 타케루, 카오루와 달리 이 쪽은 피가 이어진 남매다.
  14. 전생 한정.
  15. 와카자키도 그렇고 불량기포도 그렇고 이 게임 오타가 너무 많다...
  16. 백설산삼 등으로 체력을 증가시켰을경우 체력까지
  17. 영화 주인공이지만 본인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18. 비상시에 아마테라스의 카게무샤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이샤 자체의 명성이 너무 알려져서 거의 안한다. 되려 동생인 와스챠나 친척인 사리온 아이샤의 카게무샤를 한 사례가 있을 정도.
  19. 가짜 뫼비우스는 중년 남성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이며 진짜 뫼비우스는 라비린스를 관리하는 슈퍼컴퓨터다.
  20. 이 작품에서 장료는 주군인 여포의 대역을 했었고, 조조 휘하에 들어간 뒤에는 관도 전투에서 조조의 대역이 되기도 했다.
  21. 16권에서 자룡일족의 암살을 대비해 데려온 사람이었다.
  22. 왕자와 거지처럼 서로 옷을 바꿔입고 양쪽을 왔다갔다 한다.
  23. 밥 포시재즈는 나의 인생과 공동으로 수상했다.
  24. 첫 장면에서 신겐과 다케다 노부카도, 도둑이 나란히 앉아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행동(수염을 쓰다듬는 등)을 하며 대화하는 롱테이크 장면은 영화의 백미이다. 다만 원래 이 '나는 돈이나 훔치는…'이 대사는 원래 전국시대 효웅 중 한 명인 호죠 소운의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무엇보다 1인 2역이니 합성된 장면이다.
  25. 본작에서는 카츠요리가 제대로 된 후계자 취급을 받지 못했고, 신겐이 쓰던 손자병법의 하타지루시를 쓰지도 못했다는 일부 사료의 증언을 채택하고 있다. 카츠요리는 당연히 열폭 덩어리.
  26. 특히 풍(흑색) 림(녹색) 화(적색)로 대비되는 다케다 군의 색깔이 대단히 아름답다. 풍, 화는 기병이고 림은 보병이며, 역시 보병인 산(보라색)은 신겐 본인을 상징하는 본군이다.
  27. 특히 조지 루카스는 소문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광팬으로, 그의 대표작 스타워즈의 힌트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에서 얻었을 정도라고.
  28. 란은 인간성을 처참히 부정하는 배드엔딩으로 끝마치는 영화라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그리 높지 않다.
  29. 총소리가 나고 신겐이 퇴각했길래 그가 죽은 줄 알았는데 버젓이 살아있더라는 간자의 보고에 "신겐이 갑자기 돌아온 이유가 있을 거 아냐!"라며 갈군다.
  30. 오다는 완전한 서양식 갑옷을 일본풍으로 어레인지한 갑주라면 동맹인 이에야스는 똑같이 난반(남만)풍이기는 한데 흉갑과 투구만 서양식인 당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던 갑주를 입고 있다. 이런 남만갑주는 오늘날에도 장인에게 주문해서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시에도 나름 흔했다.
  31. 인간 50년 운운하는 오다 노부나가의 질풍노도 인생과 맞물리는 노래, 기원은 겐페이 전쟁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코와카마이 "아츠모리". 동명의 유명한 노와는 소재만 같고 다른 작품이다.
  32. "이 노부나가를 3년 씩이나 속이다니 역시 신겐은 대단하다"는 자기자랑이 섞인 감탄은 덤.
  33. 현재까지 그의 최고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