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나 로베르슈타인

아도니스의 여주인공

파일:어린시절 이아나.jpg파일:현재이아나.jpg
어린시절현재
다음 생이 존재한다면 당신에게 검을 바치리니.

그러나, 그렇다 한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내 생에는 단 한 점의 후회도 없다.

생일2월 26일[1]
나이(학술원 입학 당시)16세.[2]
취미검 손질, 검술 대련, 싸움 관전,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기, 체스[3]
좋아하는 음식해산물,
싫어하는 음식"가리는 음식 없습니다."
이상형"저보다 강하고...키가 크고?또 무슨 일이 있어도 한결같이 저의 편이 되어 주는 사람입니다."[4]

1 개요

아물지 않은 상처를 끌어안은 채, 슬프고 강하게 나아가는 검과 고독의 아가씨.

소설 아도니스의 두 주인공 중 하나. 타오르는 듯한 적발적안, 글래머, 남자들도 씹어먹는 카리스마와 무력, 쿨데레, 호감 한정 둔감속성, 예쁘장한 외모와 딱딱한 말투의 갭모에, 남주 한정으로 어려지는 메가데레 등등의 모에 요소를 두루 갖춘 걸크러쉬형 여주인공이다.

1.1 출생

로베르슈타인가의 가주 체르노 로베르슈타인 르보니 로베르슈타인 사이에서 태어난 서녀.
탄생비화가 상당히 막장이라(르보니 항목 참조), 품위있는 로베르슈타인 가문을 존경하는 영지민들에게 있어 이아나까지 싸잡아 공공의 적 취급을 받았다. 이 덕분에 회귀 전 그녀의 유년시절은 그야말로 감정의 쓰레기통이나 마찬가지였다. 나잇값 못하는 어른들은 단지 그녀가 그녀의 어미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연좌의 굴레를 씌워 괴롭혔고, 이 시절의 기억은 회귀 전이나 후나 그녀의 마음속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1.2 성격

기본적으로 타인에겐 무뚝뚝한 태도를 고수하는 편이지만 자기 선 안에 들인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상냥하게 대해주는 편이다. 살아온 인생이 하도 팍팍해서 타인을 잘 믿지 못하지만, 믿어도 된다는 판단이 서는 사람에게는 힘이 닿는 선까지 아군이 되어준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무조건 응석을 받아주는 게 아니라 성장을 돕되, 완전히 무너져버릴 것 같으면 구원하는 스타일. 에이지 편에서 리키젠 로스타리의 치료를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든가, 에이지를 구해서 위로해준다든가, 헤레이스 벤덤의 검술 스승이 되어준다.

솔직하고, 단호하며, 직설적이다. 거짓말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구김살 없이 올곧게 행동하는 만큼 거짓말이 필요하지도 않은 심지 곧은 아가씨. 다만 그렇기에 악의 없이 돌려 말하는 화법은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는 듯하다[5]. 또 악의는 잘 받아치다 못해 상대방을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호의에는 익숙하지 않아 하는 미숙한 일면도 있다. 회귀 전 마음의 문을 닫은 이후로는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식으로만 관계를 맺어왔기에 자신한테 보통 이상의 호의를 보내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느낌이다.

전장에서 상대의 기색을 읽는데 이골이 나서 악의비밀 쪽으론 눈치가 빠르다. 카마트로스션의 정체도 금세 알아채고, 레리트 타루이트여자어 사교계 귀족 특유의 예의바른척 시비거는 화법도 다 감지한다. 다만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 호감 한정으로 살짝 둔감. 회귀 전엔 타로라랏슈아의 관계를 하인이라는 라랏슈아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고, 아르하드가 아무리 구애해도 단순한 인재 욕심으로 받아들이다가[6] 3권 말미에서야 그게 단순한 인재욕 이상임을 깨달으며, 빼박 러브레터인 분홍 편지지를 받아도 첫 반응이 "결투신청인가!"였다. 아르하드가 갈 길이 멀다

1.3 전투력

1.3.1 마나 제어력

우선 마나 제어력부터가 바하무트 황족의 기세와 맞먹는다고 에이지가 평했다. 그 외에도 '마나 제어력이 극에 달하면 마나가 제어자의 색으로 물든다'는 설정이 있는데, 이 처자는 이미 10대 때부터 붉게 물들인 마나를 다뤘으니 말 다했다.

1.3.2 검술

선천적 능력치를 가볍게 씹어먹어버리는 기술 만렙의 근접전의 스페셜리스트.

검술을 진심으로 즐기는 노력하는 천재형 캐릭터. 여자라서 오는 신체적 핸디캡[7]을 보완하기 위해 유연함과 스피드 위주의 '기술'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순수 기술만으로 치자면 아르하드보다 한 수 앞선다고 작가님도 직접 질문답변에서 인정하신 부분. 즉 검술의 본질을 이끌어내는 기교만으로 치자면 작중 최강자. [8] 이런 그녀의 테크니컬한 전투방식이 부각되는 건 상대의 약한 결을 찾아내 베는 기술인 '결 베기'. 회귀 전엔 그녀를 로안느의 검술 최강자로 만들어준 기술이며, 회귀 후엔 한번 해 본 만큼 습득시기도 더 이르고 수준도 더 높아져서 나중엔 순수 검술로 검기마저 베어낸다. 다만 아르하드 로이긴이나 이사벨라 바하무트 등의 강자들은 자신의 결을 매순간마다 바꿔내기 때문에 통하지 않는다고.

1.3.3 신력

전생에 로베르슈타인이었고, 여러모로 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로베르슈타인의 신력을 품고 있는데다가 본인의 신력의 느낌도 꽤 매력적인지라 엘프, 드워프 등의 이종족과 정령들에게 이상하게 인기가 많다. [9] [10] 신력의 순도나 맛도 매력적이지만 가장 압도적인 건 신력 탱크라도 불러도 손색 없을 정도의 무지막지한 신력량. 설정상 인간은 평균수명을 유지할 정도의 신력밖에 가지지 못할 뿐더러 그걸 심장에서 때어내 제어하기도 어렵지만, 가장 거대한 혼돈의 조각이었던 전생의 심장과의 연결은 그녀에게 끊임없이 샘솟는 신력을 제공해주었다. 이종족 중에서도 엘프 장로 정도 되야 소환할까 말까 한 정령왕을 너끈히 소환하는 게 가능하다.

2 회귀 전

'상처 입었고, 그렇기에 강해졌지만, 그 과정에서 고독에 찌들어서 이미 속으로는 망가진 지 오래였으며, 그렇기에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마저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지치고 고독했던 인생.'

2.1 불행한 유년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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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이스피의 죽음8세, 본부인 독살

어린시절 유모이스피에게 친딸처럼 사랑받으나 유모는 르보니 로베르슈타인 때문에 죽어버린다(이스피 항목 참조). 유모를 잃은 이아나는 어머니의 애정을 갈구해 어머니인 르보니를 졸졸 따라다니나 외면당한다. 8세 때 어느 날 르보니가 웬일로 이아나를 안아주며 "친절하신 부인에게 향이 좋은 차를 선물하자, 깜짝 놀래주면 좋을 테니 말하지 말고 몰래 넣어라"라는 말에 속아 본부인독살한다. 때문에 이복오라비의 미움을 받고, 술마시고 때리는 아버지가정폭력에 시달린다.

2.2 서서히 감정을 죽여가던 청소년기

처음으로 검을 쥔 것은 15세. 꿈인지 생시인지 긴가민가한 기억이지만, 자기 침실에 칼 든 남자가 들어와 자신을 죽이려 했다. 비몽사몽 상태에서 죽을 거라 생각하며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남자가 어째선지 멈칫하고, 다음 순간 자신은 그가 떨어트린 칼을 들어 남자를 찌르고 있었다. 다음날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이라 치부하고 있었고, 그때쯤 외조부인 호르비가 실종되나 이 두 가지 사건을 연관시키지 못했다. 정황상 시체를 처리한 건 르보니 로베르슈타인(항목 참조)으로 추정.

이후 귀족들이 다니는 학교인 테오도르 왕립 아카데미에 입학하나, 여러 귀족들에게 언어적 성희롱이나 어머니와 엮어서 비하하는 행동에 상처를 받아 마음의 상처가 더욱더 심해졌다. 뺨을 맞거나 흙바닥에 굴려지는 것도 일상다반사였다고. 이후 아카데미를 중퇴해 로베르슈타인가에서 검술을 수련하면서 검에 대한 희열을 느꼈고 검을 사랑하게 됐다.

2.3 복수와 출세, 그리고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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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왕자의 부하가 되다24세, 로베르슈타인 가문 숙청

19세 때 로안느 건국기념 청년 검술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하며 결승전까지 올랐으나 자신을 아르하드 로이긴이라 칭한 남자에게 패배해 준우승을 하였고, 언젠가 그를 꺾겠다고 투지를 불태우나 정작 아르하드는 몇 년 동안이나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동안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고 필요로 해 준 로안느 2왕자 슈나이더 레제 로안느의 존재는 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고,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다만 이미 누군가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건 불가능했기에 믿고 충성하는 주군이라기보단 각자의 목적을 위한 협력자라는 마음가짐이었다고 한다. 슈나이더의 정적을 모두 처리하고 왕이란 뒷배를 얻은 이아나는 로베르슈타인 가문의 모든 일족을 학살하고 로베르슈타인 여공작자리에 앉는다. 원래 로베르슈타인가는 백작가지만 그녀의 공적으로 공작위를 얻게된다. 로안느 최초의 여성 공작이라고. 나중에 바하무트 제국의 황제가 되어 찾아온 아르하드가 자신의 부하가 되라고 제안하나 그는 이미 이아나의 마음 속에 증오스런 적이자 꼭 꺾어야할 상대로 각인되어 있었다.

2.4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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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아르하드에게 사망

아르하드의 3년에 걸친 회유를 내내 거절하여 아르하드가 기어이 이아나 하나만을 갖기 위해 로안느 왕국에 침공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슈나이더의 왕위 찬탈 이후 일어난 남부 전역을 휩쓴 그 전쟁에서 바하무트를 상대로 하는 연합군 총사령관 자리에까지 올라 아르하드와 대립한다. 단 몇년 만에 11년 동안 검술만 해온 아르하드와 공방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으나, 결국은 번번히 패배. 그러나 이아나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아르하드를 거부한다. [11] 결국 이아나에게 계속 거절당한 나머지 미쳐버린 그의 손에 죽는다. 당시 이아나 34세.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의외로 아르하드를 싫어하지 않았음을 깨닿고 패배를 인정하며, "다음 생에는 너의 기사가 되리"란 말을 남기고 죽었다.

3 특징

3.1 외강내유

아이 같은 자신은 나약해서 싫다.

겉으로는 강인해도 속에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한 상처를 품고 있는 외강내유형 캐릭터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마음의 상처가 스스로도 자각 못할 정도로 두꺼운 철옹성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 작중 초반부에 종종 속으로 '그들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이해하고, 포기했다' 독백하는데, 4권에 학술제 편을 보면 알겠지만 이건 실제로 이해했다기보단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한 감정적 방어기제에 가까웠다. 그러한 감정의 방어벽을 스스로에게 세뇌시키듯 되새기다 보니 어느새 본인도 스스로의 상처를 자각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녀의 상처는 회귀 후 르보니를 죽이고 억울함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나, 체르노가 자기를 걱정하거나 다가오려는 모습을 보이자 평소처럼 비웃듯 흘려넘기지 못하고 당황하는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또한, 그녀의 스스로의 나약함을 보이는 것을 혐오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하는,어딘가 비틀려 있는 강박적인 강인함은 나약함을 드러낸 것이 그녀의 모든 불행의 시작이었던 점에서 기인한 것. 어린 시절 외로움을 드러냈기에 어머니한테 이용당했고, 인정 받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이은 악의밖에 없었다. 끝내 정이라는 걸 포기하고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목표 하나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고, 상처 입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의 나약함을 억지로 죽여 없앤다. 하지만 그 내면의 외로움과 고독은 끈질기게 살아남아서 회귀 전의 그녀를 내내 괴롭혔다.
혼자서 모든 일을 해결하려 하는 게 그 강박적인 강인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회귀 전 수도 없이 기대하고, 배신당하고 희망을 잃는 쓰린 경험을 하며 타인에게 기대를 건다는 선택지 자체를 머리에서 지워버렸기에, 타인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바라지 않고 다가가지 않음으로써 그녀는 강해질 수 있었다. 스스로의 세계에 자기 혼자만을 남겨두었기에 가족을 몰살하든 적을 죽이든 무생물을 처리하듯이 베어 넘기는 잔인한 심판자가 될 수 있었지만, 정작 고립된 자기 자신은 고요히 죽어가고 있었다.

3.2 고독에 잡아먹혀 감정을 죽여버린,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무리 애걸해도 받을 수 없는 애정에 울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포기했다.
나약한 소녀를 죽여 심장에 묻고, 아픔을 눅눅한 곰팡이 속에 처박아 두고 어른이 되었다.

마음에 철옹성을 둘렀다. 먼저 다가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저 멀리서 다른 이들의 행동을 관조하듯 바라보았다.

사람들을 아군과 적군으로 나누었다. 저를 절대 배신하지 않으리라 판단한 사람들은 성안에 두고 그들의 편이 되어 주었으며, 아군이 아닌 사람들은 적으로 돌변할 경우 언제든지 베어 가를 수 있도록 무생물처럼 취급했다.
그것이 그녀가 이제껏 적을 무심하게 처분하는 잔인한 심판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군에게 정을 주었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정없이 자란 차가운 검은 저 홀로 고고하기에 바빴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허락한 적 없었다. 왕에게도, 아랫것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이들이 그녀를 헐레벌떡 뒤쫓았을 뿐이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잠시 뒤돌아봤을 때 그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면 손을 잡아 주고 도와주었을 뿐, 그 이상의 감정의 교류는 없었다.
필요 없었다.
정을 구걸하는 것을 포기하고 결국에는 받는 것조차 거부하게 된 인간의 말로였다.

회귀 이전의 그녀는 너무나 상처받은 끝에 무감각해진 아이에 가깝다. 애정을 갈구하다 포기하고 감정을 죽이는 것으로 스스로를 납득시킨 것[12]. 슈나이더 왕자의 밑으로 들어가 자신을 모욕했던 자들을 모조리 도륙하고 그 대가로 평온을 얻었던 그 삶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라고 한다. [13]어쩌면 그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 또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세뇌시킨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거다. 사랑받고 싶지도 않다' 라는 식으로 타인과의 감정 교류 자체를 차단함으로써 상처받을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없애버렸던 것. 검에 매달렸던 것도 스스로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으며, 검을 통해 타인을 배척하고 무릎 꿇림으로써 상처받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4] 하지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오기를 부리는 그 과정에서 그토록 원했던 '나를 나로만 봐주고 이해해줄 사람'이라는 최초의 바람을 포기하고 잊었다. 그런 상태에서 자신을 천시했던 자들에게의 복수까지 끝낸 뒤에는 아마 속으로는 상당히 공허했을 듯. 이미 원하는 건 다 이루어진 셈이니. 결국 그 메말라버린 마음은 승리라는 이루지 못한 최후의 미련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다.

3.3 외면해버린 스스로의 진심

'당신들을 이해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나를 미워하는 당신들을 이해해.'
나는 당신들의 호감을 바랐을 뿐이야.
'나는 억울해할 자격이 없어.'
어렸을 때는 아무것도 몰랐어.
죽음도 몰랐고, 어머니가 건넨 게 독인지도 몰랐어.
'나를 미워해도 좋아.'
당신들이 미워하는 내 모든 것은 내 자의가 아니었어.
'당신들을 이해해.......'
그래서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어. 하지만 당신들은 노력하는 나를 나로 봐 주지 않는구나.

"어디 없어? 나를 나로만 봐 주는, 그런 사람 없어?"


.....없었다.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던 회귀 이전 이아나와 아르하드의 관계는 아르하드의 방치플레이나 황금의 악마와의 연결로 인한 광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었지만, 모든 것의 시작은 주변의 악의에 잠식되어 망가져버린 이아나의 마음이다. [15]회귀 후의 그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녀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 즉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 소원을 포기한 이아나가 검에 집착한 것은 검을 들었을 때만큼은 사람들이 그녀를 색안경을 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았기 때문이다. [16] 체념해버린 그 평생의 바람을 불완전하게나마 이루어 준 스스로의 검술 실력을 보잘것없게 만드는, 그녀를 패배시키는 아르하드를 용납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그 체념이었다.

이아나는 회귀 전의 생애에서 내내 집착할 무언가를 찾아 해맸다. 한때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을 원했지만, 그걸 포기한 뒤에 집착은 검과, 검을 통해 자신을 모욕하는 자들에게의 복수로, 그 다음에는 승리로 이어진다. 그러한 집착의 연계의 시발점은 결국 외로움이라는 감정이었다. 검을 통해 얻는 승리에 취하며 대리만족을 느꼈지만, 스스로의 진심을 외면하는 이상 그 만족감이 오래갈 수는 없었고, 은연중에 집착할 대상을 찾아 해맸던 것이다. 그게 바로 아르하드와의 승부에 그렇게 집착했던 이유였다. [17] 즉 아르하드라는 인간이 그렇게 싫어서 거부했다기보다는, 스스로가 감정을 죽이게 만들어버린 본인의 엿 같은 생애와 주변의 악의가 너무 증오스러웠고, 그 울분을 승리로 달래기 위해 타인을 적군과 아군으로 분간함에 있어 자신을 계속 패배시키는 아르하드가 '적'으로 지정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무의식적으론 복수를 끝낸 뒤에는 그 빈자리를 채울 삶의 이유가 필요했고, 의식적으론 '검술에 있어서만은 내가 최고여야 한다. 검을 들어야만 사람들이 나를 나로 봐주니까.' 라는 강박이 있었다.

끝이 보이는 승부에 그토록 집착했던 건 아마 지쳐서 모든 걸 끝내고 쉬고 싶다는 심리도 어느 정도는 반영됐을 듯. 실제 작중에서도 죽기 직전의 이아나는 초라한 말로에 만족하며 웃었으며, 독백으로 '지친 자신에게 딱 어울리는 결말이었다', '머리로는 납득하지만 가슴으론 납득하지 못하는 실력 차' 라고 되뇌인다.

바로 그렇기에 아집과 집착에서 해방된 회귀 후에는 회귀 전의 자신이 수도 없이 상처 입힌 '회귀 전의 아르하드' 에게 몇 번이고 죄책감을 느낀다. 회귀 후의 그 반성은 회귀 전 이아나의 승리에 대한 집착이 단순한 호승심이 아닌, 보다 큰 상처와 미련에서 기인했음을 암시한다. 그것마저 없었다면 살아갈 수 없었을 테니. 아마 승부에 대한 집착이라도 없었다면 이아나도 회귀 전의 에이지처럼 자살까진 아니더라도,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상실감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높다. 에이지와 이아나의 삶은 '상처받았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원하던 것을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이해해줄 사람이라는 최초의 바람을 잊어버렸다' 는 점에서 묘하게 비슷한 면이 있는데, 정작 그런 에이지는 회귀 전의 삶에서 복수를 끝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이아나의 과거사를 감안하고 보면 회귀는 이아나에게 단순한 인생 다시살기보단 구원이나 마찬가지인 걸 알 수 있다. 이아나는 회귀 초반에 내 인생은 후회 없었는데 왜 리셋이냐며 화를 냈지만, 그건 결국 자신의 엿 같은 생애를 어떤 식으로든 좋게 포장하려는 자존심에 불과했다. 회귀함으로써 잃었던 것들(이스피, 본부인 독살 덤터기)을 되찾고, 자기 자신조차 자각하지 못했던 스스로의 고독과 내면의 공허를 그제서야 직시할 수 있게 된다.

3.4 자학적인 일면과 낮은 자존감

빛이라니. 자신과 제일 어울리지 않는 말이 그것이라고 생각했다.

잘 웃지 않고, 무뚝뚝하기만 하며, 아집으로만 가득 차 제 것들밖에 챙길 줄 모르는 이기적인 자신이 빛이라.

어지간히 험난한 삶을 살았던 만큼 은근히 자학적인 면도 있다. 그녀의 올곧고 심지 곧은 성품에 반한 사람들이 그녀를 칭찬할 때에도 '나는 그다지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글러먹은 쪽이다.' 라는 식으로 반문하는 등, 겸손을 넘어서서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꽤나 박하다. 피로 물든 회귀 이전의 생애에 대해서 '잔인한 선택들' 이라고 회고하는 이아나의 독백은 아직 그녀 안에 살아 숨쉬는 인간성을, 그리고 그걸 버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도록 종용했던 그녀 주변의 잔인한 악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여러모로 '악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는 말의 산증인이나 마찬가지인 삶 속에서, 주변에 휘둘리고 휘둘리다 결국 갈 곳 없는 내면의 울분을 증오로 승화시켰던 그 삶이, 단련된 멘탈로 인해 어떤 비방에도 동요하지 않는 회귀 후의 그녀에겐 '나는 나 자신의 약함을 그런 식으로밖에 극복할 수 없었던 나약하고 어리석었던 놈이다' 라는, 일종의 자괴감이 되어서 다가오는 듯하다.

이아나가 종종 회귀 전의 자신은 지독히도 자기만을 위하는 글러먹은 놈이었다고 평하지만, 몇 번이고 튀어나오는 그녀의 자학적인 독백을 보면 딱히 자신을 위했다고도 보기 힘들다. 본인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증오한다고 생각했겠지만 막상 그런 자신도, 한때는 나약했고 그 때문에 많은 것을 잃었기에, 결국 자기 자신조차도 좋아한다기보단 싫어했던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딱히 자신을 위했던 것도 아니었던 그녀의 생애는 굳이 비유하자면 '무엇과 싸워야하는지 모르기에 모든 것에 투쟁을 걸었던' 삶이었다. [18]

3.5 후회에 대한 강박

회귀 이전 어린 시절에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던 시기가 있었으나 아무 소용 없었고, 검술을 갈고닦는 걸로 노력의 방향을 바꾸자 어미랑딸을 엮어 이아나를 매도하던 사람들이 입을 닥쳤다. 이아나는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 애쓸 시간에 진작 검술수련을 했다면 좋았다고 후회했다.그런 경험이 회귀 전후를 통틀어 후회하는 걸 매우 싫어하는 성격을 만들었다. 설령 죽더라도 내가 선택한 결과니 후회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아르하드 손에 죽을 때도 최고의 인생은 아니었지만 최선이었다며 후련해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모든 선택을 긍정하는 건 아니다. 그녀의 '후회 없음'은 스스로의 선택을 끝까지 짊어지는 일종의 책임감, 스스로의 엿 같은 생애를 어떻게든 좋게 포장하려는 자존심과 자기방어에 가깝다. 회귀 전 생에 대해 '후회하지 않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라고 생각하며, 명백하게 졌는데 인정 못 하고 마음을 꽉 닫았다며 흑역사 취급하고는 있다. 아르하드에게 거의 모든 것을 다 털어놓은 7권 이후에도 회귀 이전의 이야기만큼은 털어놓지 않았다. 즉 양쪽이 '상대는 모르는 내 이불킥썰을 굳이 풀 필요는 없지, 그런데 이런 식으로 과거를 삽질하고 있는 나도 참....'이런 상태다. 나중에 둘이 회밍아웃하면 볼만할 듯

3.6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사랑관

어머니란 여자의 사랑이라고 쓰고 집착이라고 읽는 지랄맞은 사랑 때문에 말아먹혔던 인생을 살았던 만큼, 로판의 주인공인데도 사랑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사랑은 파괴적이고 금방 식어 버리는 감정이며, 연인이란 관계는 내가 노력해도 상대방이 소홀해지만 파탄나는 부질없는 관계라고 묘사한다. 다만 그렇다고 사랑을 완전히 혐오하는 것도 아니다. 엘로냐의 낙원 부부나 르보니가 끼어들지 않은 로베르슈타인가 부부들을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사랑을 혐오한다기보단, 일그러진 사랑의 안 좋은 면을 너무 가까이서 오랜 시간 봐았고,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어 본 적이 거의 없었기에 사랑이란 감정에 자신을 내맡기기 두려워하는 것에 가깝다.

회귀 후에는 아르하드와 관계를 맺어가며 서서히 극복해나가는 중. 프리실라에게 사랑이 뭔지 물어보기도 하고, 압실롯과 란카의 사연에 대해 듣고, 로베르슈타인의 기억 속 사랑을 느끼면서 사랑이란 감정 속에 자신이 알지 못했던 따뜻하면서도 뜨거운 면이 있다는 걸 꺠달음으로써 7권 쯤에는 사랑에 대한 거부감을 완전히 떨쳐낼 수 있게 된다.

4 회귀 이후

4.1 1권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 없이 눈을 감았는데, 다시 눈을 떠 보니 어쩐 일인지 다시 로베르슈타인가의 천덕꾸러기 서녀로 다시 태어나 있었다. 처음에는 몸이 아기라 사고력에도 영향이 갔는지 자신이 회귀했음을 깨닫는데 5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다섯살에서야 '이거 주마등치곤 너무 긴데?'라고 깨닫고 혼란해한다. 회귀했음을 깨달았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왜 회귀했지?"가 아니라 "회귀 전까지의 내인생은 뭐였지?"라고 한다. 매 순간이 자신의 선택으로 인한 결과였다고 자부하고 있었기에 인생 다시살기의 기회를 반기지 않은 것.

후회없는 삶이었기에, 처음엔 회귀 전을 그대로 답습할 생각이었다. 심지어는 르보니가 사라체를 죽일 독주머니를 건네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회귀 후 르보니의 애정을 구걸하기는커녕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면서 많은 것이 변한다. 우선 어린아이가 자신을 '창녀 보듯' 하는 시선에 충격받은 르보니가 이아나를 덜 때리고[19], 맞아도 딱히 이스피에게 호소하지 않게 되면서 유모인 이스피가 생존. 자신의 수호기사인 카니츠에게 의료비를 지원함으로써 그가 노모를 병으로 잃는 것을 막는다. 무엇보다 르보니가 사라체독살할 때 딸을 이용하지 않았기에 실패하여 사라체가 죽지 않는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내가 회귀한 것은 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죽기 전에 아르하드에게 한 맹세를 지키기로 결심한다. 이를 위해 어린 나이부터 몸을 수련하고 검을 쥔다.

회귀 전엔 꿈인지 생시인지 긴가민가했던 호르비에 의한 암살 시도가 일어날 때, 이번엔 맑은 정신으로 대응해 호르비를 죽인다. 이 때 호르비가 맡고 있던 로베르슈타인의 신력을 흡수하고, 르보니가 울며 '로 님, 로 님'하고 매달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르보니 로베르슈타인 항목 참조). 픽션이라고만 믿었던 라오스 성서가 사실이었으며 그게 자기 인생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이아나는 충격을 받는다. 여하튼 회귀 전에는 한참 후에 죽였던 지긋지긋한 르보니를 이 시점에서 죽이고 로베르슈타인의 신력을 마저 흡수한다. 르보니의 시체는 사라지지만 호르비의 시체는 남았고, 외조부 살해로 재판에 회부되곤 정당방위가 참작되어 무죄방면되나, 이 일로 영지민들은 더더욱 이아나를 흰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회귀 전에 갔던 혈통중심의 귀족학교가 아닌 실력중심의 평민학교인 발젠타 학술원에 가기로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 검술학부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이 때부터 수많은 인연을 만나 친해진다. 입학시험에서 만난 에이지, 타로, 헤레이스와 친구가 되어 서서히 웃게 된다. 애정결핍에 바둥대던 회귀 전에는 아무리 용써도 얻을 수 없었던 타인의 호감을, 회귀 후에 자신을 갈고닦는 데에만 집중하자 너무나도 쉽고 자연스럽게 받게 되는 것에 이아나 스스로도 놀란다. [20] [21]

시험 후 라오스의 신전에 갔다가 얼굴을 로브로 가린 아르하드 로이긴과 우연히 마주쳐 백허그를 당한다. 처음엔 치한인가 하지만 "내 품의 너는 환상이 아닌가?"라고 속삭인,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그 목소리로 아르하드가 아닌가 의심한다. 이후 완전히 로베르슈타인가를 짐싸서 떠나기 위해 마지막으로 로베르슈타인 영지를 찾아가는 길에 무르시와 그 아들인 하프엘프 꼬마 을 만나 친해진다. 핀이 생명의 위험에 처하자 아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팔을 심하게 다치지만( 항목 참조)걱정하지 않고, 그보다 자신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미노타우르스 십수마리를 토막낸 수수께끼의 인물이 누군지를 더 궁금해한다. 그날 밤 누군가가 이아나의 침소에 숨어들어가 이아나의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을 맞추고선 정체불명의 약을 쥐어주고 돌아간다. 이아나는 그가 성당의 백허그 변태와 동일인물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다음날 이 부른 정령을 통해 팔을 속히 치료할 방법과 신성시대에 대한 썰을 들을 기회를 얻는다.

4.2 2권

발젠타 학술원 검술대회가 가까워진 어느 날, 츠레비스 벤덤의 무례한 태도에 시비가 붙어 검술대회 캐삭빵을 제안한다. 츠레비스가 지면 아무것도 안해도 되지만 이아나가 지면 자퇴한다는 불공정한 내기. 대회에선 이아나가 압도적으로 이기지만 정작 본인은 실망한다. 회귀 전처럼 승리감이 달콤하리라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자신의 적수가 될만한 자를 이미 만나버린 이상 그 없이는 뜨거워질 수 없단 사실을 자각한 것. 허무함에 술마시고 돌아다니다가 아무도 없는 검술대회장에서 바닥의 검자국을 쓸어보는 아르하드 로이긴과 마주친다. 로브로 얼굴을 안 가리고 공식적으로 만난 건 이게 처음. 다음 날 에이지 로이긴에게서 아르하드가 발젠타 학술원 검술학부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병약해서 병결 휴학을 자주 하는데다가 헤레이스 벤덤같은 마나고자'라는 말도 안되는 설정이었고, 이아나는 이걸 눈에 띄지 않고 바하무트 제국을 칠 준비중이라 대는 핑계리라 짐작한다.

당연히 이아나는 기대감에 가득차 그에게 대련을 신청하지만, 어째선지 아르하드 본인은 피한다. 빡친 이아나가 아르하드 빠돌이리키젠 로스타리한테 아르하드의 수업시간표까지 받아내 따라다니며 대련하자 대련하자 노래를 부르지만 소용없었다. 이게 다른 사람들 눈엔 이아나가 아르하드한테 한 눈에 반해 좀 이상한 어프로치 방법으로 쫒아다니는 걸로 보여 소문이 영 이상하게 나지만, 본인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결국 이아나가 포기하고 돌아서니까 아르하드가 갑자기 이아나의 손을 붙잡고 '설명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 대련을 할 수 없다'고 열심히 변명. 이아나는 미움받을까봐 달달 떠는 아르하드를 보면서 자신이 동물학대범이라도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며 수긍한다. 지금 눈앞의 아르하드는 회귀 전 검술대회의 아르하드보다 3살 어리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이 소심남이 3년 후에 당당한 제왕감이 되는가'라며 놀라워한다. [22]

주말에 이아나는 과 함께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블랙폭시인신매매범을 만나 두들겨 패놓는다. 핀을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에 뒷골목에서 블랙폭시의 최대 적수인 조직 카마트로스 가면을 쓴 아르하드 로이긴을 목격하는데, 아까 만난 그 인신매매범이 아르하드를 미행하고 있었다. 카마트로스는 발견하면 죽이거나 잡아오라는 게 블랙폭시 전 조직원에게 내려진 명령이었기 때문. 아르하드는 놓치지만 그 자리에서 인신매매범을 탈탈 털어 오늘밤 블랙폭시 주최의 노예경매가 있음을 알아낸다. 그곳을 급습할 생각으로 실력없고 얼굴예쁜 여검사인 척하며 거기 노예로 일부러 잡혀 들어가 두 손이 잘린 드워프 첸델프를 만난다. 경매장에서 다시 마주친 카마트로스 가면 뒤의 아르하드는 학술원의 소심한 선배가 아니라 회귀 전처럼 당당한 제왕이었다. 이미 상당한 거금이 걸려있는 이아나를 어마어마한 금액을 부르며 낙찰받으려고 하고, 이아나는 그런 그를 보면서 여전히 아르하드가 자신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챈다.

4.3 3권

경매장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이아나는 실력을 입증하기 위해 종횡무진 날뛰지만 아르하드는 이아나의 합류를 거부한다. 하프엘프의 안전을 원한다면 우리가 이뤄줄테니 빠질 것을 종용하는 에게 '왜 나를 스카우트하겠단 발상은 없느냐'고 항의, 카마트로스에 편입한다. 본인이 먼저 밝히지 않으니 =아르하드 선배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굳이 티내지 않는다.

방학 때 이아나는 약속대로 정령을 불러 첸델프의 손을 회복시켜주고 고향인 카란켈 바위산맥에도 데려다주기로 한다. 바위산맥에 가는 길에 무르시의 상단과 동행하는데, 뜬금없이 아르하드가 상단호위 알바에 지원해 있다. 여정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선후배 사이지만 조금씩 친해진다. 상단과 갈라선 이후에는 아르하드가 호위 알바를 하게된 핑계인 마법재료 심부름을 위해 불의 마탑에 거주하는 대마법사 마이마예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첸델프의 절친한 친구인 드워프 하니델프를 만나 첸델프를 구해준 답례로 실드마법 아티팩트를 받게된다. 이제 이아나는 첸델프를 데려다주러 오지로 가고 아르하드는 돌아가려는 시점. 아르하드는 오지까지 따라가진 않으려 하지만, 첸델프에게 부탁받은 이아나가 오지까지 동행을 부탁하자 바로 승낙한다. 오지로 들어가보니 과연 몬스터들은 아르하드를 보자말자 두려워하며 도망가기에 바빴고, 편하게 여정을 이어간다. 그러나 오지에서 아르하드의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더니 이아나 앞에서 몬스터의 심장을 뜯어쥐고 신력을 흡수한다. 그 장면을 보자 무언가를 손에 든 누군가에게 화를 내는 기억이 환상처럼 떠오른다. 신력의 존재를 아는 이아나는 즉시 아르하드를 추궁하는데 어째선지 아르하드는 멘붕하며 도망간다.

혼자 첸델프를 마을로 데려다주고는 그 보답으로 드워프들의 묘지에 있다는 성물을 보는데, 가까이 가자 누군가를 울면서 칼로 찌르는 기억을 보면서 쓰러져버린다. 깨어난 후 즉시 정령왕을 불러 성물에 대해 물어보자 로베르슈타인 여신의 검의 파편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본래 성물은 손길을 튕겨내서 아무도 만질 수 없는데, 어째선지 이아나와 (이아나의 신력으로 만든 손을 지닌) 첸델프만이 만질 수 있었다. 다들 경악하는 가운데 흙의 정령왕과 불의 정령왕이 '그 금속은 우리가 로베르슈타인만을 위해 합작해서 만든 금속이다'라며 이아나 전용 금속을 만들어주겠다 제안하고, 이아나 외에 그걸 만질 수 있는 건 첸델프뿐이므로 그가 검으로 가공해주기로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7권에서야 검이 완성

마을을 나서자 자포자기 모드의 아르하드와 마주치고, 아르하드에게서 심장병으로 신력이 늘 부족하단 자백을 받는다. 이아나는 신력 강탈을 혐오하지 않는다고 대답. 아르하드는 그런 이아나가 그를 무조건 밀어내던 회귀 전과도, 신력강탈을 혐오하던 로베르슈타인과도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걸 확신하고 대련 파트너 관계를 맺는다. 이 때 아르하드의 손가락 키스로부터 백허그&손가락키스한 변태를 떠올린다.

학술원으로 복귀 후 아르하드는 이아나를 정식으로 카마트로스로 영입하기 위한 테스트 대련을 신청하며, 두 사람 모두 마나까지 사용해서 대련에 임한다. 처음엔 최선을 다해도 지면 받아들이자고 스스로에게 되뇌이지만, 이내 질 거란 생각으로 싸우는 건 올바른 마음가짐이 아님을 반성하고 반드시 이길 생각으로 대련에 임한다. 근데 나비효과를 두려워해 회귀 전과 모든 걸 똑같이 했던 아르하드에 비해, 진작부터 수련에 정진했던 이아나는 회귀 전보다 강해져 있었다. 정작 싸워보니 뜻밖에도 무승부가 나면서 뛸듯이 기뻐한다. 이길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자 독하게 수련하고 죽어라 대련하는 생활이 반복. 사람들 눈이 있을 때야 마나 없는 목검대련이지만, 검술학부 교수들마저 입을 헤벌리고 구경하는 무시무시한 대련이 매일 펼쳐진다. 둘이 사귄다는 소문은 쑥 들어가지만 냉정한 아르하드가 이아나만 보면 데레데레해서 이번엔 아르하드에게 이아나가 철벽치고 있다는 소문이.

4.4 4권

이아나는 카마트로스 멤버들에게 정식으로 소개받고 첫 임무를 나선다. 블랙폭시의 아지트 몇 곳을 급습하다가 케이거스 드미트리가 만든 키메라를 상대한다. 키메라의 피엔 독이 있어서 옷에 튀면 녹아내리므로 빨리 벗어버려야 하는데, 예상외로 폭발형 키메라가 있어서 이아나는 로브와 웃도리를 벗고 아르하드의 셔츠를 빌려입는다. 근데 키메라 피가 머리카락[23]에 튄 걸 모르고 그대로 기숙사에 돌아왔다가 피 냄새를 쫒아온 패밀리어 키메라에게 추적당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처음에는 아르하드의 도움을 거부하고 혼자 해결하려고 하며 아르하드를 피하지만, 미움받았다고 생각한 아르하드의 멘붕에 사실대로 말하고 협력을 받는다(케이거스 드미트리 항목 참조). 회귀 전엔 독불장군이었던 이아나가 협동이란 걸 해보는 계기가 되지만, 악마의 파편 때문에 생기는 아르하드와의 실력차를 절감하고 우울해지는 계기도 된다.

학술제가 시작되지만 회귀 전의 아르하드가 자신을 진지하게 상대한 적 없었다는 생각에 계속 우울하던 이아나는 학술원 근처에서 지나가던 압실롯 가족을 우연히 만난다. 타로 클론사이즈별로 6명+인간여성 1명이라는, 누가 봐도 빼박 타로네 가족스런 조합이라 그 자리에서 알아보고 말을 튼다. 이아나가 기분이 다운된 상태임을 눈치챈 압실롯은 실컷 날뛰고 개운해지라는 배려로 블랙폭시 떨거지를 때려부수는 자리에 이아나를 초대(...)한다. 압실롯과 함께 가면도 안 쓴채 차례로 습격하다가 우울함의 간접적 계기가 된 케이거스 드미트리키메라가 아직 남아있는 걸 보고 뚜껑이 열려 건물까지 철저하게 부숴버린다. 그런 이아나를 조용히 관찰한 압실롯이 인생상담을 해 준다. '진정으로 노력했다면 그 노력한 세월은 무의미하지 않다'는 압실롯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아르하드의 도움을 받아 신력을 다루는 법을 익히기로 결심.

이아나는 아르하드가 참가하지 않은 학술제 검술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다. 이아나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던 검술학부 동기들은 이아나를 다시 보게 되지만, 귀족들은 그렇잖아도 출신 및 막장 배경스토리 때문에 흰눈으로 바라보던 것이 '품위없고 여자답지 않은' 모습에 더 수군댄다. 그런 시선에 더이상 상처받진 않지만 피곤하다곤 생각하는데, 저도 모르게 발이 아르하드의 방을 향해간다. 열등감과 패배감을 정리하고 만난 아르하드는 의외로 그 누구보다도 편한 상대였고, 같이 마시고 독서하며 시간을 보낸다.

학술제에서 이아나는 프리실라가 눈물로 졸라서 할수없이 의상대회에도 모델로서 참가하는데, 사교계의 유명인사인 귀족 영애가 입은 드레스를 제치고 이아나가 입은 의상명: '검의 여왕'이 우승한 것이 영 못마땅했던 귀족 영애들이 이아나를 행실이 문란한 게 틀림없다고 깐다. 그걸 아르하드 로이긴살기&돈지랄 꽃다발로 입다물게 한다. 그걸 보고 이아나는 자신을 욕하는 목소리를 진정으로 닥치게 해준 자는 아르하드가 처음이라는 생각을 한다. 회귀 전에도 후에도 늘 스스로의 검술 실력으로 입을 다물게 해왔으니까.

의상대회 시상식 날은 '그' 이아나가 우승자라는 소문이 이미 퍼져있었기 때문에 모욕이 업그레이드해 있었다. 그러나 그 때 체르노 로베르슈타인이 이아나를 위해 화를 내고, 이아나에게 그동안 방치해서 미안하다고 사죄한다. 그건 이아나가 바란 일이 아니었기에 사람들의 폭언엔 태연하던 이아나가 체르노의 사죄에는 화를 낸다. [24] [25]그 때 이아나가 우승자라는 소문듣고 찾아온 검술학부 동기들, 교수님, 꽃다발 세례가 이어진다. 회귀 전 이맘 때 외롭던 이아나는 모두에게 외면당했는데 꽃다발이 필요없어진 지금의 이아나에겐 꽃이 쏟아지는 아이러니에, 이아나는 기쁘다기보단 '현재의 나는 아르하드에게 받은 꽃다발 하나면 족하다', '이 많은 꽃들은 내가 죽인 외로운 소녀(회귀 전의 자기 자신)[26]에게 바치리라'고 생각한다. 꽃다발과 라랏슈아의 마법 빛줄기 속에서 묵념하듯 눈을 감는 이아나는 아름다웠다. 이 장면은 학술제를 찾아온 제2왕자 슈나이더 레제 로안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후 아르하드의 방을 찾아와 체르노의 사죄따윈 필요없었다고 푸념하다가 아르하드의 지적으로 자신이 가족들을 전혀 용서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상처를 극복한 게 아니라 묻어두고 눈을 돌렸을 뿐이었던 것(체르노 로베르슈타인 항목 참조). 아르하드의 품에 안겨 펑펑 울고서, 아르하드를 보고 '그 어떤 경우에도 내 편이 되어주는 나의 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왕을 지키는 기사가 되기로 마음을 정한다.

...라고 결심한 직후에 아르하드와 이아나가 대판 싸웠다. 발단은 학술제 때 검술학부가 벌인 '오늘 하루 주인님으로 모십니다' 행사였다. 경매에 올라온 학생들을 낙찰받으면 그 날 하루 데리고 다닐 수 있다(단, 모욕적 요구 불가)는 흥미본위 이벤트였는데, 이를 모욕적이라고 생각한 이아나는 무르시를 대리인삼아 스스로를 사리라 결정한다. 그러나 갑툭튀라랏슈아 엘 마르디알슈나이더 레제 로안느돈지랄 경쟁에 자기매입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 때 축제 가면 쓴 아르하드 로이긴이 50만 골드라는 천문학적 액수로 이아나를 낙찰해가고, 검술학부 교수들의 이의 제기로 100골드로 깎이지만 이아나는 아르하드에게 싸다구를 날린다. 자신은 이미 충성을 맹세할 생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르하드는 자신을 돈으로 사려 했다 생각했기 때문. 대화를 통해 오해였음을 알고 화해한 후 그 날 하루 데이트 함께 노점상을 돌아다니는 걸로 100골드 값을 하기로 한다.

그 날이 끝나고 100골드짜리 계약관계가 끝나는 순간, 이아나는 자기가 쳤던 아르하드의 을 치료해준다. 그리고 '슈나이더가 날 황금으로 사려 하는것엔 화내지 않았지만 당신이 그런다고 오해했을 땐 화가 났다. 그건 이미 당신의 기사가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아르하드의 손에 입을 맞춰 기사로서의 충성을 맹세한다. 순간 멍하다가 기뻐서 이아나를 끌어안고 "널 위해서 황제가 되겠다, 명예도 부도 모두 주겠다, 널 모욕하는 자는 다 죽여버리겠다"느니 하는 아르하드를 보며 수단과 목표가 바뀐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아나는 아르하드가 황제가 되기 위해 이아나를 필요로 하는 줄 알았는데, 마치 이아나를 위해 황제가 되겠다는 듯한 말투였기 때문.

그 때부터 둘이서 여러 가지를 한다. 아르하드는 이아나의 신력 제어를 도와주기로 하고, 둘이서 하인리히를 찾아가 헤레이스 벤덤의 문제도 같이 의논하고, 차도 마신다. 근데 당시 학술제가 끝나고 인기폭발하면서 쏟아지는 러브레터에 질려있었던 이아나는 아르하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우리 사이에 연애감정은 없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르보니지랄을 보며 자란 이아나로선 훌륭한 라이벌이자 -기사라는 '완벽한' 관계에 연애감정따윌 끼얹는 것에 대한 혐오감마저 있었던 것. 당연히 아르하드는 고백을 못 하고, 이아나는 만족한다. 프리실라안 봐도 비디오다, 도저히 yes라고 말할 수 없게 철벽친 거 아니냐고라고 츳코미를 넣어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먹는다. 자신의 질문 태도가 아르하드의 대답에 무슨 영향을 끼치느냐고 어리둥절. 여하튼 로베르슈타인 와 대화하는 자리에 아르하드를 데려가 소개하고, 돌아가는 길에 아르하드에게 꽃다발보단 싸지만 그간 돈 모은거 탈탈 털어 산 펜던트를 선물한다. 앞서가다 무심코 뒤돌아보니 아르하드가 펜던트에 조용히 입을 맞추고 있었고, 그 장면이 이아나에게 인상적으로 남는다.

4.5 5권

그 뒤 사라체와의 약속 때 마음먹은대로 사교계 데뷔를 하러 왕궁의 건국제 파티에 참석한다. 데뷔는 자기 17세 생일날 자택에서 할 수도 있고 왕궁의 건국제 파티에서 그 해 17세가 된 전국의 귀족 영애들과 함께 할 수도 있는데, 그 파티에서 안젤리나 왕녀가 데뷔하니까 묻어가려는 속셈. 하인리히 학장, 헤레이스 벤덤의 아버지, 대마법사 마이마예 등 수많은 거물들이 말을 거는 이아나를 보며 사교계에서의 이아나 악평이 많이 누그러진다. 근데 귀족밖에 참가할 수 없는 왕실파티에 뜬금없이 (공식적으론 평민인) 아르하드까지 와있어 깜놀한다. 단지 이아나의 사교계 첫 번째 춤을 같이 추기 위해 '잘생겼지만 마나도 못 쓰는 검술학부 학생이 벼락부자하위귀족(실은 아르하드 부하)의 양아들이 됐다'는 설정까지 만든 것. 벼락부자남색 취미가 있다고 생각돼도 이상하지 않은 스토린데 이아나는 숨어지내는 사람이 사람들 눈에 띄면 안되지 않냐고 화내면서도 싫지 않은 묘한 기분을 느낀다.

왈츠가 시작되고 이아나의 춤이 서툴러 아르하드의 발을 밟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의지해주면 기쁘다는 요지의 말을 듣는데, 이아나는 그 말에 되려 불안을 느낀다. '쓸모있는 나'는 버림받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이아나 그 자체'는 버림받지 않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 그러나 그 불안을 농담인척 입에 담자 아르하드가 왜 그런 걸 묻냐, 충성 맹세한지 얼마나 됐다고 다른 주인 찾아갈 생각하냐며 빡친다. 얀데레 전개하는 아르하드를 보며 이아나는 꺼림직해하긴커녕 기묘하게도 결핍이 채워지는 듯한 만족감을 느낀다. 둘 다 정상이 아니다 안심한 이아나는 완벽해지고 싶었던 이유가 '쓸모있다면 버려지지 않을 테니까'라는 이유였음을 자각한다. "나를 버리지 마세요"라고 속삭인 후 몸에 힘을 빼고 아르하드의 리드에 맡겨 왈츠를 추니 오히려 발을 밟는 일이 없어진다. [27]

그 때 슈나이더 레제 로안느가 와서 이아나에게 선물공세&댄스 신청을 하고, 이아나는 자신의 왕이 거짓일지언정 슈나이더 왕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존댓말하는 상황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거기다 안젤리나 뮤지니엘 로안느가 와선 아르하드에게 첫눈에 반하고, 선물공세에 기분이 상한 레리트 타루이트 앞에서 슈나이더의 춤 신청까지 받아 곤란하기 짝이 없는 자리가 된다. 어쩔 수 없지만 슈나이더와 함께 춘다는 흐름으로 가는데, 춤이 끝나고 아르하드를 찾아도 사라지고 없고 안젤리나 뮤지니엘 로안느만 남아 첫눈에 반한 티를 팍팍 내며 아르하드에 대해 묻는다. 이아나는 개인정보 유포를 할 수 없다며 거절하고 돌아서는데 뜬금없이 제3왕자인 시아이외 루리아 로안느가 춤을 신청.

이 사람 저 사람에 치여 피곤해져서 2층 발코니에 바람쐬러 가 아르하드의 이름을 무심코 부르자 정원에서 아르하드가 솟아올라온다(...). 이아나에게 대시하려는 술취한 귀족 남성을 떼어내려고 아르하드가 일부러 포옹장면을 보여준 후, 왕족밖에 마법을 쓸 수 없다는 왕궁 내에서 텔레포트를 시전해 이아나를 밖으로 데려간다. 둘이서 건국제 야시장을 구경하고, 아르하드가 추근대는 불량배들 퇴치하는 것도 보고, 번지점프돈지랄 장미 무더기도 받아보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건국제도 마치고 아르하드의 지도하에 신력 제어 연습을 시작하지만, 두 가지 장애가 있었다. 첫째로 신력만 꺼내면 머릿속에서 "누구를 심판할텐가?"라는 목소리가 울리고, 둘째로 정령들이 말한 심장을 감싼 막 같은 것 때문에 신력을 넣고빼는 게 자유롭지 않다. 전자는 정신력으로 거부하면 되는데 후자는 원인도 극복법도 모르겠는 상태. 이아나는 심장의 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자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겠단 생각을 한다. 그러나 아르하드는 로베르슈타인 얘기에 매우 불안해하며 이아나가 전생의 비밀을 파헤치는 걸 반대하고, 이아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 이야기는 더 이상 안 하겠다"고 대답한다. 다만 이야기만 안 하겠다 뿐이지, 전생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고, 앞으로 상당 기간 신성시대 관련 레벨업은 아르하드에게 숨기게 된다[28].

바하무트 제국에서 대 카마트로스 대책으로 파견한 정치깡패와 흑마녀 마르가리타 데마리포사 때문에 카마트로스 활동때는 아르하드 로이긴이 나설 수 없게 된다. 아르하드의 악마의 파편이 파편 공유자인 마리에게 감지되면 곤란하기 때문. 카마트로스를 사칭하며 묻지마 범죄시한폭탄 설치를 저지르는 정치깡패들을 생포해다가 슈나이더 레제 로안느에게 넘기는 바쁜 나날이 계속된다. 그 동안엔 이아나가 의 가면을 쓰고 눈까지 금색으로 바꿔 보스 행세를 하면서, 평소대로의 이아나&아르하드 콤비에서 벗어나 정령술사지젤과 함께 행동한다. 이 동안 아르하드 몰래 정령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정령을 소환할 수 있게 된다.

그 바쁜 와중에도 사라체와의 계약 이행을 위해 국왕 탄신일 파티에 참가하는데, 안젤리나 왕녀가 이아나에게 진상을 부린다. 전혀 안 꿇리고 대응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가 아르하드의 여친인 양 뻥치는 병크를 저지른다(안젤리나 뮤지니엘 로안느항목 참조). 이 일로 장차 아르하드가 누군가와 결혼할 가능성을 의식하게 되는데, 이아나는 그의 관심을 누군가와 나누는 건 싫다고 느낀다. 회귀 전의 애정결핍 꼬맹이가 아직도 내 안에 남아있었냐며 질겁하는 이아나. 그때 제3왕자 시아이외 루리아 로안느가 왠지 친한척하며 다가와 당신 생각보다 우린 접점이 많다며 스무고개마냥 제 정체에 대한 힌트를 준다. 이아나가 어리둥절하던 그 때 폭발소리가 왕궁을 덮치고, 둘이 동시에 "폭탄..."이라 중얼거린다.

시아이외가 카마트로스의 멤버 이며, 자신과 로의 정체까지 눈치챘음을 안 이아나는 아르하드에게 물어보고 을 죽일까 말까 결정하기로 하는데, 어째 본인은 태연하다. 여하튼 둘이 아르하드와 합류하러 가는 길에 마르가리타 데마리포사가 왕궁에 디멘터스런 환각저주 마법까지 쏜다. 이아나가 본 것은 너한텐 싫증났다며 돌아서는 아르하드였다.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거부당할 때 늘 그랬던 대로 이아나도 쿨하게 돌아서서 떠나려 하지만, 다음 순간 아르하드에게 매달려 애원하고 있었다. 회귀 전 흑역사 어린시절 때문에 싫다는 사람에게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걸 혐오하던 이아나가 "매달리지 마 너답지 않아(환각 아르하드)", "나다운 게 뭔데(이아나)"같은 소리까지 해대는 (본인 기준으론) 추태마저 연출했다.

그 때 진짜 아르하드가 나타나 마법을 깨주고, 이 마법이 그 사람의 가장 큰 공포환각으로 보여주지만 이게 현실일 리 없다 확신하면 간단히 풀린다고 설명하자 자기혐오로 부들부들 떤다. 때문에 처음엔 아르하드에게 히스테리를 부리지만 아르하드가 화내고 달래주자 자신 안의 내면아이를 직시하고, 무슨 환상을 봤냐며 캐묻는 아르하드에게 일단 이 테러상황부터 수습하자고 우겨 과 합류한다. 근데 (항목 참고)이 다 알면서 모른척 이아나가 아르하드와의 교제 사실을 공표했다는 식으로 입을 털고, 아르하드가 이를 긍정해버리면서 주군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기 싫으면 사귀는 척 해야하는 처지가 된다.

일단 로브로 얼굴을 가리고 시아이외가 아는 이종족이란 설정으로 슈나이더의 눈을 속여 해결에 들어간다. 공유자인 마르가리타 데마리포사에게 감지당하지 않기 위해 아르하드가 나설 수 없는데, 아르하드는 이아나가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음가짐에 따라선 이아나의 마나 제어력은 파편 관련자를 능가할 수 있다고. '마나는 너를 사랑한다'라는 한마디를 힌트로 애정을 갖고 살살 달래니, 정말로 마법을 이루던 마나가 흩어지며 사람들이 제정신을 차린다.

그 길로 왕궁을 나서 술집에서 취중진담을 펼친다. 무슨 환상을 봤는지, 아르하드가 결혼하는 건 싫다느니까지 다 말하지만 연애 쪽으론 둔감인 이아나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고 '아마 전 당신을 부모 대신쯤으로 여기나 봅니다'는 뚱딴지스런 해석을 한다. 그리고 독자들은 아르하드와 함께 뒷목을 잡았다 거기서 아르하드의 말빨에 밀려 사귀는 척만이라도 해보기로 한다. 첫편부터 결혼하고 시작하는 로판도 허다한판에 5권 끝자락에 가서야 고작 가상연애

4.6 6권

처음엔 남친이란 설정이 어색해서 죽을 것 같았지만, 프리실라가 골라준 치마두르고 아르하드와 데이트 한 번 하면서 연애란 게 의외로 편안한 관계임을 깨닫는다. 아르하드의 품에 안겨 "내가 사랑을 한다면 상대는 아마 너님일듯"이라는 예상을 입에 담는다. 그러나 아무리 프리실라압박에 밀렸다곤 해도, 아르하드랑 함께라고 방심해서 을 안 차고 나온 스스로를 돌아보며 연애는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르하드에게 "날 사랑하지 말아주십시오"라는 부탁을 한다.

방학동안 핸드폰 음성통신 아티팩트 받아서 전부터 계획했던 대로 타로, 헤레이스와 함께 사막 무사수행을 떠난다. 헤레이스를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회귀 전의 자신이 절대적인 훈련법이라고 생각했던 스파르타식이 사람에 따라선 나쁜 방법일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반성한다. 이 때 사키 셀츠스 시젠모어와 만나 블랙폭시의 음모를 깨부수는 데에 협력하고, 바하무트 제국의 황녀 이사벨라 바하무트에게 스토킹당하다가 웬 검은 드래곤갑툭튀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그 길로 용병왕 압실롯과 합류, 수인족 마을에서 투기장을 섭렵한다. 여행하는 중에 아르하드와의 기억을 되짚어보며 그가 자신을 사랑한단 걸 눈치채는데, 드래곤 목격 후 며칠간 어째선지 아르하드한테서 핸드폰 음성통신 아티팩트 연락이 끊기자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스스로도 놀란다.

드래곤의 가디언인 압실롯의 안내를 받아 화염의 드래곤 테라노우딘을 찾아가 그 등에 탄 채 세계의 결계 너머에 다녀온다. 판데모니엄의 구멍으로 다이빙해 황금의 악마의 봉인된 심장을 목격한다. 악마의 심장이 온 세계를 빨아들이려는 인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드래곤들이 결계로 세계를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상태. 세계의 균형을 잡으려면 악마의 심장을 없애야 하지만, 라오스의 봉인이 풀린 후에도 심장에 꽂힌 로베르슈타인의 검 조각이 봉인과 보호를 겸하고 있어서 드래곤들이라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 로의 검 조각을 만질 수 있는 게 이아나뿐이므로 드래곤들은 이아나에게 기대를 거나, 현재의 이아나로선 자아도 힘도 로베르슈타인에 비해 약해서 악마의 심장을 파괴하긴 어렵겠다는 결론이 나와 도로 나온다. 심장을 보는 순간 여신의 기억과 감정을 잠시나마 자기 것처럼 느끼고 동조해버린 이아나는 드래곤의 평가절하에 반박하지 못한다.

사막여행에서 겪은 이 모든 과정에서 아르하드가 마시는 신력 보충제에 대한 정보를 얻고, 정령술을 렙업하고, 기척을 숨기는 법을 익히고, 로베르슈타인의 능력과 기억을 일부 되찾는다. 그러나 아르하드랑 핸드폰 통화도 자주 하면서 레벨업한 이야기는 통째로 숨겨버린다. 이아나는 자신과 로베르슈타인을 엄격히 구분하지만, 그것관 별개로 자신이 가진 걸 파악하고 활용하려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로의 기억과 능력도 당연히 얻으려 애쓴다. 그러나 아르하드는 이아나가 자아를 잡아먹힐까 두려워해 극구 말렸기에, 상담 안하고 혼자 알아서 다 하려는 이아나답게 로베르슈타인을 자아까지 완벽하게 집어삼키고 나서 모든 걸 말하리라 결심했다. 그렇게 사키와의 협력부터 숨기다 보니 비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히고 말 꺼내기도 껄끄러워졌다. 로의 힘을 얻더라도 인간 이아나로서의 자아를 잡아먹히진 않으라리고 투지를 불태우지만, 자신이 판데모니엄에서 로의 감정에 순간 압도당한 것처럼 아르하드의 사랑이 인간 이아나가 아닌 여신 로를 향한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리자 희미한 불안을 느낀다. 결국 그 희미한 불안감을 계속 머릿속에 밀어넣다가 여행에서 돌아와서 아르하드에게 충동적으로 뺨키스를 한다[29].

4.7 7권

사막여행 이후 2학년 2학기에 마르가리타 데마리포사에 의한 전염병 사태가 발생한다. 회귀 전엔 없었던 나비효과인데다가, 악마의 파편 자체가 로베르슈타인이 덜 수습한 찌꺼기라서 이아나는 일부 책임을 느낀다. 아르하드를 찾아가 전염병에 얽힌 리본이라는 독초에 대한 설명과 로이긴 족의 비극에 대해 듣고, 거의 확신하게 된 의 정체까지 되새기며 션, 즉 에이지가 정말로 강한 사람임을 실감한다. 이아나는 마르가리타 데마리포사에 대한 살의가 Max를 기록, 만나는 즉시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한다. 일전에 이아나가 맡았던 블랙폭시 아지트 습격임무에서 마르가리타 데마리포사가 미리 빠져나가 있었기에 임무를 불완전하게 성공한 것도 있었고, 본인 기준에선 추태나 마찬가지였던 저주 마법의 원한도 있었는데다가, 친구인 에이지를 고문까지 한 자니까.

전염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의 정령왕 이니스에게 가을장마를 내려서 강물에 쌓인 리본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고, 대마법사이자 의사인 사키에게 협조를 요청해 슈나이더의 부하인 솔사비어 공작을 찾아가 '둑을 열고 물을 바다로 방류하라'는 조언을 사키의 입으로 하게 한다. 그렇게 한시름 놓고 라오스 신전의 성물을 보러 가는데, 그 과정에서 또다시 심장 조각과 연결된다. 신의 심장인 혼돈의 조각과 연결되면서 무한 생산되는 신력을 얻은 건 좋지만 그 여파로 기억과 신력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와 고열로 시달리게 되는데, 그 상태에서 사라체 로베르슈타인과의 계약을 지키기 위해 라오스 감사절 왕궁파티까지 간다.

이 때 프리실라의 제보로 에이지리키젠 로스타리를 대신해서 마르가리타 데마리포사에게 끌려갔다는걸 알게 된다. 본인 몸 상태도 나쁜 상태에서 정신력만으로 몸 상태를 추스르고 과 함께 초고속으로 에이지를 찾아내, 그를 고문하고 있던 마르가리타를 단숨에 죽여버린다. 그 후에 건물 바깥으로 에이지를 부축해서 나오는데, 원수에게 빌붙어서 살아남았던 과거의 상흔으로 인해 스스로를 자책하는 에이지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였던 당신에게 사명을 강요한 로이긴족이 당신에게 죽음을 종용할 권리는 없다'고 말해준다.

그렇게 상황이 종료되고 돌아가려 하지만 정신력만으로 추슬렀던 몸 상태가 긴장이 풀리니까 또다시 악화되기 시작한다. 정신 놓지 않으려고 에이지와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입학식 전에 만났던 검은 로브 남자가 아르하드라는 것까지 에이지에게 확인사살을 받는데, 그걸 확신하다 보니 그떄의 '지금 내 품에 있는 너는 환상이 아니냐'는 멘트에서 환상이 여신 로를 말하는 건가, 하는 불안감이 또다시 치밀어 오른다. 그렇게 한참 대화를 나누면서 돌아가다가 마르가리타의 죽음을 감지하고 온 도르시아니 데마리포사와 조우한다. 이아나에게 흥미를 느낀 돌시는 사실 적대할 생각도 없으면서 얘가 어찌 나오나 떠보려고 적 선언.

악마의 파편 소유자니 생사 여탈권은 아르하드에게 있으므로 생포하려고 하지만 도르시아니는 거의 바하무트 황족과 맞먹는 크기의 파편 소유자였다. 만전의 상태로도 모자랄 판에 몸 상태까지 나쁘니 결국 정신줄을 놓고 로베르슈타인의 권능인 '심판'을 사용할 뻔 한다. 로의 권능은 대개 그녀의 신력을 대가로 지불했지만, 이 때의 이아나는 돌시의 생포에 걸맞는 대가를 '뭐든지간에'라고 생각해버리는 바람에 상응하는 가치가 자동지정될 뻔 했다. 이아나의 사지, 자아,... 그 무엇이 대가가 될지 몰랐던 상황. 설령 단순히 신력으로 퉁쳤다 해도 (아르하드 로이긴의 심장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권능을 쓰는 거 자체가 인간 심장한텐 무리수라서 상당히 위험한 지경이었다. 다행히 프리실라의 제보를 받고 달려온 아르하드가 저지한다.

도르시아니가 아르하드 쪽에 붙는 걸로 결정나고, 상황이 종료된 후 그대로 쓰러져서 일주일간 죽을듯이 앓는다. 꺠어난 뒤엔 얀데레병이 거하게 도져 '넌 날 제대로 믿은 적도 없었구나'라고 몰아붙이는 아르하드에게서 악마의 파편 소유자들스러운 집착을 보고 이아나는 울어버린다(...). 두 권 분량에 걸쳐 외면해 왔던 '나한테서 로베르슈타인을 투영해서 보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을 직면한다. 아르하드는 방 밖으로 나가버리고, 혼자 내내 고민하다 결국 대놓고 물어보기로 결정. 일단 세수하고 정신차리려고 이니스에게 찬물을 끼얹어달라고 부탁한다.

찬물세례 받고 정신차려서 나가려고 하지만 막상 방문앞에는 또다시 부르지 말라던 정령을 불러내는 바람에 겨우 진정했다가 또다시 빡친 아르하드가 돌아와 있었다. 이때 이니스가 아르하드를 보고 패닉에 빠져 '이아나한테 손대지 말라'고 난리치다가 아르하드에게 강제 역소환당한다. 그 난리 끝에야 겨우 제대로 된 대화를 시작하는데, 로베르슈타인이 자신의 전생이라는 것과 그 신의 심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이번에 앓은 열병은 그 다섯 개의 심장 중 하나와 두 번째로 연결되면서 생긴 후유증이라고 설명한다. 여기까지만 설명했는데 창백해진 아르하드가 '죄다 알았으니까 이 이상 파고드는 건 그만둬'라며 데꿀멍하자 더 열받아서 '이제까지 내가 온전히 가질 수 있었고 믿을 수 있었던 건 검 한 자루와 나 자신밖에 없었다. 그런 나에게 왜 자꾸 말리려 드느냐.' 며 항변한다. 그러자 아르하드가 착잡한 심정으로 영혼과 심장만으로 한 존재는 완성되며, 전생의 심장을 갖는다는 건 전생을 더 이상 관조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30]고 쏘아붙인다. 거기에다 덧붙여서 '너도 이미 영향은 받았다. 넌 어릴 적에 로베르슈타인의 심장[31]과 연결되었다고 말했는데, 로베르슈타인도 검을 좋아했어. 너처럼.' 이라고 쐐기를 박지만 문제는 그게 이아나가 내내 품고 있던 불안에 결정타를 먹였다.(...)

완전히 멘붕한 이아나가 결국 라오스 신전에서의 일을 말하면서 '결국 환상이라는 건 로베르슈타인을 말하는 거였냐. 결국 당신은 나에게서 다른 사람을 보고 있었구나.' 하고 확 나가버리려 한다. 그제서야 상황 파악한 아르하드가 붙잡지만 이미 눈이 돌아갈 대로 돌아간 이아나는 결국 싸대기를 날리고 악마의 파편 수혜자는 전부 나한테 비정상정인 집착을 보이는데 댁도 결국 그 집착에 영향받은 것 아니냐며 비꼬지만, 아르하드가 파편 그 자체를 영혼 삼아 태어난 자신의 출생과 회귀 전의 첫눈에 반한 경험을 밝히면서 오해를 풀고 화해한다. 이아나의 미소를 본 순간 로베르슈타인스러운 요소(머리색, 검)는 상관 없었다는 아르하드를 보며 자신을 봐준다며 만족한 이아나. 늘 볼키스만 하던 이아나가 그 난리를 친 후에 처음으로 입술키스[32]를 한다.

이후엔 얀데레끼도 안 숨기고 꽁냥꽁냥하다가 졸업식 후에 첸델프에게 검을 받으러 카란켈로 떠나는데, 이 때 가마다이안에게서 페임드라의 예언에 대해 듣는다. 그리고 여행 끝에 아르하드에게 악마의 파편을 전부 모은 뒤엔 판데모니엄에 가서 악마의 심장에 꽂힌 검을 뽑아 주고, 그 다음엔 그 심장을 파괴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5 인간관계

5.1 로베르슈타인가

한줄로 요약하자면 나잇값 못하는, 어른이라는 이름의 개자식들. 백작가 일원들은 그녀가 어느 정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쳐도 식솔이나 영지민들은 백작가에 충성한답시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한테 연좌의 굴레를 씌워 지들 분풀이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정말 답이 없다. 회귀 전 죄다 몰살당했다지만 까놓고 말해 지들이 뿌린 대로 거둔 자업자득. 이아나를 악귀, 살인마, 패륜아 등등 온갖 호칭 붙여가며 욕했지만 결국 그 감정을 죽여버린 괴물을 만들어낸 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은 본인들의 업보였다.

  • 르보니 : 회귀 전에는 자기 인생 말아먹은 빌어먹을 여편네, 회귀 후에도 여전히 비열하고 간악한 여자. 모성애도 뭣도 없이 딸을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만 취급하는 막장부모였고, 결국 회귀 전이나 후나 일관되게 딸의 손에 죽는다.
  • 체르노 : 르보니보단 덜해도 이쪽도 딱히 부모자격 없는 나잇값 못하는 양반. 자기가 잘못했다고 한탄만 하면서 결국 지 자식이랑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1도 안하고 방치만 했다. 회귀 후에는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지만, 그 시절의 참담함이 머릿속에 남아있어서 이아나 쪽이 일부러 피해다녔다.
  • 사라체 : 가문에서 자신에게 유일하게 상냥하게 대해준 사람이지만 그다지 얽히고 싶어 하진 않는다. 회귀 전 이 사람을 독살해버린 게 인생 내리막길의 시작이었던 것도 있지만, 막상 자기가 어떤 취급 받는지 1도 모르면서 걱정만 하는 모습이 역겹게 느껴지기도 한 듯.
  • 이스피 : 회귀 전이나 후나 소중한, 자신에게 다정함을 가르쳐준 사람. 이아나가 완전히 마음을 꽉 닫았던 회귀 전과는 달리 회귀 후에 약간이나마 마음을 열게 된 건 이 사람과 카니츠가 정을 쏟아 부어 준 덕분이다.
  • 카니츠 : 회귀 전이나 후나 충성스러운 부하. 회귀 전에 이아나의 부관으로서 그녀를 끝까지 섬겼고, 회귀 후에도 이스피와 함께 저택 내에서 그녀의 유일한 아군이었다.

5.2 학술원

  • 에이지 : 처음으로 생긴 친구이자, 전우. 아르하드와는 다른 의미로 소중한 사람.
  • 헤레이스 :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후배이자 나름 첫 제자.
  • 타로 : 유쾌한 모습이 보기 좋은 친구.
  • 아르하드 : 유일하게 마음을 열고 의지하는 사람이자, 좋아하는, 지키고 싶은 사람.
  • 리키젠 : 회귀 전에는 시도 때도 없이 암살자를 보냈던 씹어먹어도 모자란 놈... 이었지만 현재는 같은 주인을 모시는 동료.
  • 프리실라 : 옷 외에 다른 건 다 상관없는, 귀찮긴 해도 싫지는 않은 여자.
  • 라랏슈아 : 회귀 전에는 귀찮게 하는 마법사였지만 현재는 찜찜한 호의를 보내오는 게 익숙하지 않은 듯. 그래도 피하지는 않는다.

5.3 카마트로스

  • 지젤 : 이 사람에게 배운 덕분에 정령을 불러낼 수 있게 된다.
  • 반 : 로, 션, 힐 외에 처음으로 정체를 알게 된 사람. 왕자고 뭐고 한 대 패버리고 싶은 능글맞은 인간.
  1. 붉은 아도니스가 탄생화인 날이다.
  2. 다만 회귀 전 사망한 나이는 34세였으니 실제 정신연령은 중년이다.
  3. 참고로 뒤쪽 두 개는 마지못해 말한 것.
  4. 연애 자체에 관심이 전혀 없던 시기에 질문받았을 때의 대답. 아무 말이나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그냥 아르하드의 특징을 말했다.
  5. 아르하드가 "내가 남자로 보이냐"라고 묻자 "물론 남자로 보고 있습니다. 당신이 여자는 아니잖아요."라고 대답한다....
  6. 타인이 인정하는 자신의 유일한 가치는 검뿐이라 여겼던 당시의 그녀로서는 '내 실력 때문에 스카우트하려는 거겠지.' 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본인도 검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었기에 이아나 자체를 필요로 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음에도 그 사실을 만족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7. 그래도 일반 성인 남성보단 훨씬 세다
  8. 아르하드는 기술보단 사기적인 능력치 보정에서 우러나오는 감각으로 떼우는 감각파이다.
  9. 이종족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반감과 경계심이 어쩐지 이아나 앞에선 느슨해진다고 한다.
  10. 반면 몬스터들은 이아나에겐 더 강한 살의를 느끼는 게 아닐까 추정된다. 용병왕 압실롯과 사막길을 걸을 때 평소엔 압실롯만 보면 꼬리를 말던 몬스터들이 이아나가 함께 있으니까 잠시 압실롯도 못알아보고 침을 흘렸다. 아르하드랑 반대다 회귀 전에도 고유 이름을 지닌 네임드 몬스터들까지 쓰러트렸다는 여자인지라 그닥 부각되는 설정은 아니지만.
  11. 작중 초반부에는 이런 외골수적인 그녀의 꽉 막한 면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나오는 그녀의 내면 묘사를 보면 그것이 그녀의 '살아가는 방식'이었음이 드러난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투쟁 외에 살아가는 방식을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이아나에게 있어 나약한, 승리하지 못하는 자신은 살 가치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
  12. 어른스럽고 성숙한 이아나가 감정, 특히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에 한해서는 미숙하고 익숙하지 않아 하는 이유이다.
  13. 감정을 죽여버림으로써 그 누구보다 강하고 고고해질 수 있었지만, 정작 그런 그녀는 한때 누구보다 애정을 원했다는 게 참 모순적이다.
  14. 참 아이러니한 건 이런 엿 같은 삶이기에 그 무감정한 아르하드가 첫눈에 반해버린 열정 넘치는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는 거다. 수천 년의 욕구불만자조차 충족감을 느끼게 하는 그 웃음은 그 고독 속에서 검이 유일한 친구이자 쉼터였기에 그만한 열정을 쏟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5. 만약 회귀 전 이아나에게 '힘들었지, 잘 버텼어'라고 말해줄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이아나가 그렇게 마음을 닫고 벽창호스럽게 행동하진 않았을 것이다.
  16.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승리하기 위해, 자신을 괴롭히는 세상과 싸우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검을 들었지만, 결국 그 근본에 있었던 것은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을 원한다는 바람이었다.
  17. 당시는 그 적개심이 단순한 열패감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했지만, 회귀 후에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보니 그건 단순한 열패감이라기보단 좀 더 스스로의 자긍심과 관련된 무언가였다.
  18. 진정으로 싸워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외로움과 고독이었지만, 막상 박터지게 싸웠던 대상은 자신을 상처입혔던 사람들과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던 사람이었으니.
  19. 안 때린 건 아니다. 르보니가 이아나의 뺨을 싸대기치곤 눈빛에 쫄아서 도망치는 장면이 있다.
  20. 이아나 본인은 자기 자신에만 집중해서 호감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굳이 따지자면 주위 사람들이 회귀 전 그녀의 주위에 널렸던 배경만 보고 천시하는 인성쓰레기들과는 다른, 색안경 안끼고 보는 멀쩡한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21. 이아나가 타인을 포기하는 데 밑바탕이 되었던 '나 같은 걸 좋아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라는 비틀린 고정관념을 스리슬쩍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22. 사실 '회귀 전처럼 이겼다가 또 적대감만 품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에 아르하드가 일부러 피해다닌 것.
  23. 거추장스러워서 자르고 싶었지만 유모인 이스피가 머리는 여자의 생명이라고 울며 반대한 기억이 있어서 망설이고 있었다
  24. 회귀 이전의 이아나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만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래. 당연하겠지. 사기꾼 걸레한테 당한 것도 모자라서 그 딸년이 사랑하는 부인을 독살했는데 나를 미워하는 건 당연하지.' 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납득시킴으로써 어떻게든 상처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이지만 솔직히 세상일이라는 게 이성만으로 다 이해되면 감정이 왜 필요하겠는가.
  25. '쟤네는 날 미워할 자격이 있는 놈들이다. 그러니까 빨리 잘라내기나 하자'라는 식으로 끊어내려고 했지만 막상 그런 그들이 사과하니까 여태까지 스스로를 지탱해 왔던 감정의 방어벽이 무너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26. 상처받지 않기 위해 오기 부리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결국엔 완전히 외면하고 말았던 스스로의 외로움을 직시하기 시작하게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27. 이 때 '내 안에 죽여 없앴다고 생각한 '무언가'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속으로 읊조리는데, 그 외로움을 모조리 털어놓고 편해지고 싶어하다가도 불안감에 휩싸여 그걸 억누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외로움을 드러냈던 것이 회귀 전 모든 불행의 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애정을 원했기에 친어머니한테 이용당하고, 애정을 원했기에 멸시받는 것도 참았지만, 결국 돌아온 것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28. 이 때 생긴 사소한 의사소통부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나중에 도르시아니 데마리포사 때의 큰 트러블로 이어진다
  29. 아르하드가 반응이 별로 없어서 별거 아니구나 싶었지만 사실 머리가 굳어 있다가 후유증이 뒤늦게 온 것이었다. 에이지 왈 '굴러 들어온 호박에 날라 차기를 해서 우주로 보내 버리는 사람이네..'
  30. 아르하드 본인이 이 현상의 산증인이다. 로이긴의 심장을 갖고 난 뒤에 악마의 애증과 스스로의 사랑이 뒤섞여서 미쳐가며 괴로워하다가 결국 그렇게 좋아했던 첫사랑 상대를 제 손으로 죽이고, 그 첫사랑 상대가 동정하듯 남긴 유언 한마디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자신이 쥐고 있던 모든 것과 심장을 포기하며 모든 것을 지우고 겨우 인연을 맺어가고 있는 두 번째 생이 무척 소중하기에.이렇게 쓰고보니 진짜 험난하네. 물론 지가 회귀 전에 거하게 삽질한게 원인이지만
  31. 로베르슈타인 영지 뒷산에 있는 페임드라의 밑둥.
  32. 건국제 때 아르하드의 도둑키스를 생각하면 첫키스는 아니지만, 이건 이아나는 모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