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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3일 (금) 04:47 기준 최신판
- 상위 문서: 대한민국/문화, 성우/현황 극소수의 예외가 아닌 이상, 뛰어난 목소리 연기를 위해 전문 성우를 고용하는 게 일반적이므로 한국 애니메이션은 한국 성우계와 상호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만화 및 애니메이션 관련 정보
- 하위 문서: 한국 애니메이션/목록, 한국 애니메이션/수출목록
1 개요
대한민국에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을 가리키는 명칭. 옛날엔 만화영화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였다. 로마자권에서는 한국인들이 주로 "애니"라고 줄인 콩글리쉬 그대로 Aeni(애니)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Anime 보다는 빈도가 낮은 편이다.[2]
2 특징
한국은 우선 해외 애니메이션의 하청 제작으로 시작했다. 대량의 인력이 요구되는 셀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누군가는 작업을 분담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너무 비싼 미국과 일본의 대안으로 실력은 좋으면서 가격은 높지 않았던 한국이 지목되어 하청을 맡아왔던 것.
그런 와중에도 맨땅에 헤딩하듯이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섰으며, 싼 인건비를 통한 하청 제작이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을 받아서 여전히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하청 제작하는 회사들도 있다. 당장 TV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지금도 상영중인 미국 애니메이션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엔딩 크레딧만 봐도 한국인 이름이 꽤 많이 보인다.[3][4] 단순히 그림만 그려주는 낮은 수준의 하청을 했다면 엔딩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즉, 어느 정도 중간 수준의 작업도 진행했다는 이야기다.
3 역사
3.1 1956~1972 : 맨주먹에서의 시작과 영광, 침체
한국 애니메이션사는 한국 광고와 로고송의 역사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
해방 이후 한국에서 제작된 최초의 애니메이션은 1956년에 만들어진 OB시날코 광고이다. # 또한 같은 해 럭키치약 CF가 만들어졌는데 오랫동안 한국 최초의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져 있었다. 또한 럭키치약 CF보다 뒤에 만들어졌지만 방영 당시는 물론이거니와 오늘날까지도 한국 초창기 애니메이션 하면 생각날 정도로 큰 히트를 친 애니메이션은 진로소주 CF인 진로 파라다이스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최초의 애니메이션으로 이 진로소주 CF를 꼽을 정도로 유명했다. 이 CF는 이후 진로재팬이 ジンロパラダイス라는 이름 그대로 2004년 일본에서 방영했다.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이후 광고 영상으로서 몇 가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던 와중, 몇몇 광고용 애니메이션을 통해 경험을 쌓은 신동헌 감독이 첫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드니, 그것이 바로 풍운아 홍길동이다. 홍길동은 부족한 제작비뿐만이 아니라 재료 조달 자체가 힘들어 미군이 폐기한 필름을 재사용하는 등의 악조건 속에서 만들어졌지만, 서울에서 수십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때만 해도 일본과의 애니메이션 수준 차이가 거의 없었다. #
신동헌 감독은 홍길동을 만든 직후에 다시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호피와 차돌바위를 만드는 등 작품 제작에 힘쓰는데, 작품 배급 과정에서 불공정한 수익분배 계약을 맺느라 작품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자신은 엄청난 빚을 얻어 살던 집을 날리는 등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후 신동헌 감독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손을 뗀다. 홍길동과 호피와 차돌바위를 배급한 세기상사는 신동헌 감독이 애니메이션 제작을 포기하자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수입/배급하기도 했지만 흥행에 실패하고, 홍길동 장군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다른 스텝들과 제작했지만 이 또한 흥행에서 실패한다.[5] 결국 세기상사는 여러 번 참패를 거두며 애니메이션 제작을 포기한다.
홍길동의 수익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면 흥행과 제작의 선순환이 이어질 수도 있었겠지만, 돈 번 사람 따로 망한 사람 따로인 결과만 남고 말았으니 한국 애니메이션은 시작부터 팔자가 꼬였던 셈이다. 신동헌 감독의 작품 이외에도 손오공(1968)이나 왕자호동과 낙랑공주(1971) 등 몇 가지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하나의 시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없었고, 1972년을 끝으로 이렇게 한국 애니메이션은 사그러드나 했는데...
3.2 1976~1986 :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시대
1976년에 와서 한국 애니메이션은 새롭게 부상하기 시작한다. 표절의 달인 김청기 감독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인 로보트 태권 V가 극장 개봉되어 대히트하게 된 것이다. 김청기 감독은 로보트 태권V 이후에도 태권V 우주작전, 태권V 수중특공대, 황금날개 1.2.3 등으로 연속해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김청기 감독의 작품 이외에도 임정규 감독의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별나라 삼총사, 박승철 감독의 77단의 비밀 같은 애니메이션이 극장에 개봉되면서 방학 때가 되면 어린이들을 노린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개봉되는 흐름이 만들어지게 된다.
1970년대에 한국산 로봇 애니메이션이나 SF 애니메이션들이 흥하다가 1980년대에 접어든 후 제5공화국의 탄압[6]에 의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7] 심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문제는 여전했지만[8], <은하전설 테라>, <컴퓨터 핵전함 폭파대작전>, <슈퍼 삼총사>, <슈퍼 타이탄 15>, <다이아트론 5> 등등 1980년대에도 한국산 로봇 애니메이션이나 SF 애니메이션은 계속 만들어져 방학 때면 개봉을 했고 공휴일이면 TV에서 방영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야구 붐을 타고 만화 원작을 영상화한 <황금의 팔>이나 <독고탁 태양을 향해 던져라>, <내 이름은 독고탁>, <다시 찾은 마운드>로 이어지는 독고탁 시리즈 같은 야구 애니메이션이 개봉했으며, 김청기는 계속 로봇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는 와중에 종교 성향을 그대로 담아낸 애니메이션인 <다윗과 골리앗>이나 당시 유행하던 과학 소년 성향을 반영한 <꾸러기 발명왕> 같은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흐름 속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으니, 우선 대놓고 만행을 저지른 표절이 문제였다. 작품 전체적으로 베낀 예도 많았고, 로봇 애니메이션의 경우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특촬물 속의 로봇을 그대로 가져와 베낀 예가 빈번했다.[9]
이러한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 애니메이션이 바로 대원미디어에서 1985년 공개한 <비디오 레인저 007>. 당대 여타 한국산 로봇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완성도로 인기를 끌었던 비디오 레인저 007이었지만, 실제는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 비디오 전사 레저리온을 대원미디어에서 하청 제작하면서 통채로 셀화를 빼돌려 찍어낸 도용작이었다.
한편, 불안정한 수익 구조 및 이와 대비되는 하청 애니메이션 시스템의 대두 또한 문제였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흥행이란 불확실한 요소에 의해 수익이 좌우되는 데 비해, 똑같이 애니메이션을 그린다 해도 일본이나 미국 애니메이션을 하청 제작하는 경우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애니메이션 하청 업체 종사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흐르는 코피를 지폐로 막으며(...) 그렸다고 한다.
거기다 80년대로 들어온 후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경쟁력 자체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텔레비전에서는 흑백으로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데 비해 극장에선 컬러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으나, 80년대로 들어와 컬러 TV 방송이 시작되고 컬러 TV가 폭발적으로 보급되자 컬러로 되어 있다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사라져 버렸다. 텔레비전에선 볼 수 없는 로봇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선 볼 수 있다는 점이 그래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으로 남아 있었지만, 80년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비디오와 지역유선방송의 보급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이 통로를 통해 여러 일본산 거대로봇 애니메이션들이 가정에 있는 TV로 전해지면서, 어린이들은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한국산보다 더 높은 완성도의 로봇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결국 한국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던 이들이 창작보다 하청에 종사하는 쪽으로 선회하게 되면서 1985년을 기점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고질적인 표절 문제가 있었지만) 매년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김청기 감독도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1986년에 실사 장면을 중심으로 만든 <외계에서 온 우뢰매>를 내놓으면서 순수 애니메이션에서는 손을 뗀다. 결국 1986년 개봉된 각시탈을 끝으로 극장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은 자취를 감추기에 이른다
3.3 1987~1993 : TV로 들어온 한국 애니메이션
한국 애니메이션의 리즈시절
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은 극장에서 사라지면서도 TV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 이전에도 TV용 애니메이션 제작 기획이 있었지만 수익성 문제로 연기가 된 상태였었고 그 덕분에 외국 애니메이션이 어린이 시간대를 장악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과 땡전뉴스, 고가의 시청료[10] 거부운동이 대대적으로 확산되자 방송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떨어지고 정권에 대한 정당성까지 위협받던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1986년의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애니메이션 하청은 세계제일이면서 정작 TV에서는 거의 외국 애니메이션만 방영하는 나라라는 걸 지적받기엔 좀 거시기한데다(...) 애니메이션 수출로 돈을 벌 수 있고 덧붙여서 국가홍보에도 도움을 줄 수도 있기는 하니,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재고한다는 명목으로 공중파 방송사에 한국 애니메이션 방영을 지시했다. 시청료 거부운동으로 위기에 빠진 방송사에서도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해 긍정적으로 나서면서, 그동안 과도한 제작비와 수익성 문제로[11] 난항을 겪어왔던 TV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탄력이 붙었다. 그 덕분에 MBC에선 88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를 소재로 한 달려라 호돌이를, KBS에선 이현세의 인기 원작을 영상화한 작품인 떠돌이 까치를 방영했고[12] 이 작품들은 기대 이상의 반향을 부르며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처음 방영한 작품들의 성공을 본 KBS는 다시 인기 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인 아기공룡 둘리와 까치의 날개를, MBC는 이상무의 원작을 애니메이션화한 독고탁의 비둘기 합창과 과거 큰 인기를 끈 마루치 아라치의 후속작인 태권동자 마루치를 이어서 제작 방송하게 되었고, 1988년에는 처음으로 시리즈[13]로 제작된 한국 애니메이션인 달려라 하니가 KBS2에서 방영되어 큰 성공을 거두기에 이른다.
이후 KBS에선 달려라 하니가 방영된 시간인 금요일 저녁으로 시간대를 고정하고 회당 25분 정도의 길이인 시리즈 애니메이션 형태로 천방지축 하니, 옛날 옛적에, 영심이, 날아라 슈퍼보드 등의 작품을, MBC에선 공휴일이나 명절 때를 노려 90분이 넘는 정도의 분량의 특집 애니메이션 형태로 장독대나 머털도사, 흙꼭두장군, 꿀벌의 친구, 도단이 같은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방식이 어느 정도 고정되는 모습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한편 1993년엔 비디오 레인저 007로 표절의 신기원을 불렀던 대원미디어가 시대를 휘저은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2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인 거리의 무법자로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복귀하는 일도 벌어졌다.
3.4 1994~1999 : 정부 차원의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 시작과 논란
이렇게 방송사의 주도 하에서 어느 정도 한국 애니메이션의 제작이 탄력을 받고 있었지만, SBS가 출범[14]한 이후 초롱이의 옛날여행과 사랑의 학교[15], 펭킹 라이킹이 별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데다가, 윗단락에 언급되었듯이 광고판매율이 100%에 육박하던 시절이라 하지만 애초에 외국애니 수입해먹는게 훨씬 싸게 먹혔고 이때는 시청료 거부운동이 주춤해진 시기인데다가 애니메이션 제작 안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재제먹는것도 아니었던 시점이었기에 때문에 방송사 주도의 애니메이션 제작은 주춤해진다.
그런데 때마침 신문과 뉴스에서 흥미로운 통계를 갖고 나온다. 당시 국회의원들이 "쥬라기 공원 영화 한 편이 거둔 흥행성적과 컨텐츠가 자동차 100만대 판 것보다 더 나간다"면서 국회 차원의 문화컨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육성과 지원을 제안한 것. 이는 중공업 위주의 기존 산업구조에서 점차 문화컨텐츠 자체가 산업이 되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한 사건이다. 실제로 이후 정부 차원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이 대거 이뤄지고, 대학교에서도 애니메이션, 영상, 영화 관련 학과들이 생겨나는 등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배려가 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런 종류의 계획이 당장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냥 TV판 애니메이션 지원하면 당장 효과를 거두긴 하는데 장기적인 계획으로서 꾸준히 지원이 이뤄졌는데, 특히 이전까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아예 관심이 없던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열거나, 문화콘텐츠개발원 같은 공기업을 건설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을 해 주었다. 이렇게 정부과 국민들의 시선이 바뀐 것만 해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변화를 만든 것이었으나...
반면에 애니메이션 제작 양성을 위한 직접 투자의 결과는 영 좋지 않았다. 이것 또한 시작은 좋은 의미로 한 것이었고, 실제로 어찌됐든지 간에 정부가 지원한 자금 덕분에 나중에 망한 애니메이션들이 그나마 제작이라도 될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원을 받은 대부분의 제작자들이 먹튀였다는 것(...). 대강의 기획만 내놓고 지원금을 받아낸 후 그냥 날라버리거나, 지원받은 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작품을 내놓고 흥행에 실패하는, 그러고도 제작자들은 빼돌린 지원금으로 돈을 남겨먹는 먹튀가 속출하여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 찬물을 끼얹고 만다. 이 지원의 첫 수혜를 입은 애니메이션이 바로 블루 시걸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이란 명목으로 극장에 등장한 슈퍼차일드는 영상 면에서도 이야기 면에서도 여러 모로 이전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작품이었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원조가 부활한다 해서 큰 기대를 모았던 돌아온 영웅 홍길동은 사실상 일본의 드래곤볼 제작진이 다 만들어 놓은 애니메이션이었으며, 이규형이 자신이 원작을 썼던 만화를 감독한 헝그리 베스트 5는 슬램덩크 제작진에게 작화 하청을 맡겼다고 했음에도 결과물은 제작비가 어디로 들어갔는지 의심이 가는 수준이었다. 농담조로 제작비를 룸살롱 가서 회식비로 다 썼냐고 까기도 했다. 애니메이션화된 협객 붉은매가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다. 이 작품들은 결과물이라도 나왔으니 소리 없이 사라진 다른 작품들보다는 나을지도...
게다가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전성기를 구가한 하청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국내 인건비가 높아져 가면서 점점 위기에 빠졌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하청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회사들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창작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밖에 없고, 많은 하청 제작사들이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들면 한국 애니메이션에 르네상스가 올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하청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하는 것과 처음부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건 차원이 다른 일이었으며, 제작사들의 능력 부족만 두드러졌다.
일각에선 하청 제작사이면서도 실력을 인정받던 업체들이나 대원미디어 같은 거대 하청 제작사들이 뛰어들면 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있었지만, 실력을 인정받던 회사들은 높은 인건비로 다른 하청 제작사들이 나가떨어지는 와중에도 기존의 실력을 바탕으로 계속 하청 의뢰만을 받았으며, 큰 기대를 모았던 대원미디어는 아예 애니메이션 제작 부서를 싹 정리해 버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런 먹튀 행위의 최대 사례로 손꼽히는 아마게돈이 1995년에 제작되었다. 아마게돈의 경우도 프로젝트 시작 자체는 성공적으로 보였는데, 한국 최고의 만화가 중 한 명이었던 이현세의 원작으로 최대 수준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이 작품마저 실패함으로써 그야말로 대재앙급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작품 내적으로는 긴 내용의 원작을 극작용으로 무리한 압축을 하는 바람에 이야기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제작비에 걸맞지 않은 낡은 스타일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작품 외적으로는 제작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았는데, 총제작자인 이현세가 만화가로서는 신이었지만 애니메이션 쪽은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여서 애니메이션 스탭들과 충돌이 많았고, 또 이를 달래기 위한 위로 비용으로 제작비의 상당량을 썼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사운드 녹음을 위해 미국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1억 원 어치의 사용료를 내고 고음질의 레코딩을 해왔는데, 필름이 손상되어서 그 사운드를 전부 날려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흥행에서 대참패를 한 아마게돈으로 인해 이후 애니메이션 제작 자체에 대한 정부 지원은 사실상 중단된다. 그리고 다른 기업들도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허공으로 날려버린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어 한동안 애니메이션 쪽 스폰서가 되기를 꺼려했다고 한다.
그래도 1996년에 극장 개봉된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16]은 공중파에서의 인기를 다시금 증명하며 흥행 몰이에 성공했으나, 뒤를 이어 극장에 공개된 난중일기 임꺽정 같은 애니메이션은 시대착오란 느낌이 들 정도로 굉장히 부족한 작품이었다. 박무직이 캐릭터 원안을 맡아 PC 게임을 애니메이션화한 전사 라이안은 그래도 나은 축에 들지만 이 작품 역시 딱히 관객의 구미를 당길 만큼 매력적이지는 못해 흥행에 실패한다. 1999년에 공개된 철인사천왕 역시 나름 공을 들이기는 했지만 결과는 시원찮았다.
이렇게 극장판 한국 애니메이션이 연이어 죽을 쑤는 가운데, 수입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방영으로 케이블 1위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투니버스는 한국 작품을 등한시한다는 시선을 벗어나고자 하는 한편 새로운 도전의 의미까지 덧붙여 영혼기병 라젠카의 제작에 나섰다. 그러나 평가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는데, 자세한 것은 영혼기병 라젠카 항목을 참고하자.
그러나 이런 실패 속에서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계속 기획되었고, 이와는 별개로 90년대 중후반부터 방송사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어느정도 불어져서 TV판 애니메이션의 제작이 재차 활성화 되어 두치와 뿌꾸, 녹색전차 해모수, 바이오캅 윙고, 스피드왕 번개, 검정 고무신, 레스톨 특수구조대, 하얀마음 백구 같은 TV판 애니메이션들이 공중파에서 방영되어 호응을 얻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을 이어갔다.
3.5 2000년대 : 애니메이션 쿼터제와 계속되는 악재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TV판 애니메이션도 위기에 빠지게 된다. 사교육 열풍으로 과거에 비해 TV를 볼 수 있는 어린이들의 수가 감소했고, 2000년대부터 불어닥친 예능/드라마의 대폭 양산으로 인해 방송사들도 돈이 되는 드라마와 예능에 집착하고 애니메이션을 경시한 탓에 시청률도 하락함에 따라 애니메이션 방영 시간대는 점점 앞으로 당겨지더니 급기야 오후 4시까지 오게 되었다. 이제 시청자가 직접 찾아보지 않는 한 TV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어려워진 셈이다. 게다가 <치카치카 폼폼이>, <매직키드 마수리> 등과 같이 시청자들에게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조기 종영되는 작품도 늘어났다.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2005년 7월부터 신규 국내제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쿼터제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신규 국내제작 애니메이션 쿼터제란 지상파 3사는 전체 방송 시간 중 1%, EBS는 0.3%를 신규로 제작된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의무 편성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의 취지는 신작 한국 애니메이션의 방송 분량을 늘리자는 것이었으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예산 문제에 대한 고려가 없어 역효과만 일으키고 말았다. 방송사들의 재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의무 편성 비율은 지켜야 하니 작품 하나당 방영권료는 점차 하락했다.[17] 방영권료가 하락하니 애니메이션의 품질도 떨어지게 되어 결국 저퀄리티의 작품들만 양산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당연히 방송사 입장에서는 수준 낮은 프로그램을 좋은 시간대에 배치해야 할 이유가 없었고, 또다시 애니메이션을 암흑 시간대에 배치하면서 시청률은 바닥을 기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참고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TV판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더욱 시궁창이었다. 쥬라기 공원의 꿈을 담은 지원 정책은 2000년대에 와서도 이어졌지만 결과는 엉망이었다. TV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극장판으로도 개봉했지만 극장에서 본 사람이 누가 있는지 궁금한 런딤[18], 제작 기간이 몇 년이나 걸렸지만 소리소문 없이 개봉했다가 사라진 아크[19], 1990년대부터 만들고 있다더니 2004년에 와서야 개봉해서는 별 말 없이 퇴장한 망치, 긴 제작기간과 엄청난 제작비 속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왔으나 결국 업계를 초토화시킨 원더풀 데이즈 등 먹튀만 가득했던 상황.
먹튀가 아닌 작품들 역시 거기서 거기였다. 마리이야기와 오세암이 안시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는 성과(애니메이션계의 깐느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격이다)를 거두었지만 결국 극장에선 성과를 내지 못했고[20] , 하얀마음 백구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열정을 다한 오세암 같은 작품은 극장도 제대로 잡지 못해 잘 만들어지고도 관객과 만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한편 오세암이 수상했던 2004년 당시 안시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대상을 두 번 이상 받은 나라는 한국을 제외하면 일본, 미국, 프랑스밖에 없었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21]
2007년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고 천년여우 여우비를 1월에 개봉했으나, 하필이면 같은 애니메이션인 태권V의 디지털 복원판이 같이 개봉하면서 충돌했다. 그래도 각각 70만 관객으로 여우비의 경우 손익분기점인 100만을 넘기진 못했으나 나름 평타는 쳤고, 태권V 또한 30~40대와 10대 어린이들이 동시에 모이는 효과가 생기면서 그럭저럭 성공한 편이었다. 2010년 8월에 개봉한 마법 천자문 극장판은 그래도 원작이 인기가 있는데다 상영관을 꽤 잡고 개봉하면서 성과에 대해 희망을 좀 걸어볼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여러가지 이유로 좋은 성적를 거두지는 못했다.(12만 명 정도)
3.6 2010년대 : 그래도 우리는 애니독립만세를 꿈꾼다
2000년대 내내 절망적인 상황이 연출되던 와중에, 2011년 7월 개봉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 개봉 첫주 최다관객 동원(229,901명)과 최단 기간 50만 관객 돌파(8일)로 2007년 디지털 복원판 태권V가 세운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마침내 개봉 11일째인 8월 6일 오전 10시 누적 관객수 733,433명을 동원해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는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급기야 전국 220만 관객을 동원하여 역대 한국 개봉 애니메이션 흥행 9위로 마감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적은 상영관 수와 교차상영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이다.(쿵푸팬더 2만 해도 3달 장기 상영 끝에 전국 500만 관객을 모았다)
2012년부터는 애니메이션 쿼터제가 케이블방송과 종합편성채널로까지 확대되었다.
뽀롱뽀롱 뽀로로의 뒤를 이어 유아용 애니메이션의 대세가 된 로보카 폴리, 장족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안녕 자두야와 라바, 내수시장만으로도 굉장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아동용 애니메이션 변신 자동차 또봇, 치링치링 시크릿 쥬쥬 등이 나오면서 적어도 이제 "우리나라는 아이들용 애니메이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는 비판에서는 벗어나는 데 성공했으며, 2014년 들어서부터는 또봇과 헬로 카봇의 성공으로 자체적으로 만드는 거대로봇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 동안 답이 없었던 고연령층 애니메이션 분야도 스튜디오 애니멀이 제작한 고스트 메신저로 일말의 가능성을 보이면서 일선 회사들이 고연령층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서고 있다. 2014년 노블엔진에서 몬스☆패닉을 애니화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2015년에는 웹툰 노블레스를 원작으로 한 ova,노블레스:파멸의 시작이 국내외,특히나 해외에서 높은 기대와 감탄을 사면서 각광받고 있다. 그리고 2015년 11월, 넥슨이 G스타 프리뷰에서 자사 게임인 엘소드, 클로저스, 아르피엘을 애니화하는 넥슨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게임 광고에도 애니메이션을 넣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클로저스 사커스피리츠 주사위의 신 에픽세븐 사이퍼즈그리고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의 게임광고에 1분 40여초 짜리 애니메이션이 수록되었는데 한국 애니 사상 최고의 전투씬으로 호평받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과 겨울왕국의 흥행성공으로 애니에 대한 한국인들의 편견도 많이 사라진 덕분인 건지 2010년 이후로 아스타를 향해 차구차구, 터닝메카드 등 성공한 애니메이션도 나오고, 투자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넥슨이나 CJ같은 대기업들의 애니메이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애정을 갖고 지켜보자.
예술성 측면에서도 인정받은 시기이기도 하다. 오세암의 대상 수상 이후에도 제불찰씨 이야기, 소중한 날의 꿈, 집, 은실이, 사이비, 서울역 등이 지속적으로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2016년까지 총 2편이 대상을 수상하고 8편이 진출했는데, 이 수치는 미국, 일본, 프랑스만큼은 못하지만, 바로 그 다음 정도는 된다. 또한 '의자 위의 남자'가 안시에서 단편 경쟁부문 대상, '연애놀이'가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단편 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하였다.
3.7 3D 유아용 애니메이션과 그 외 기타
날로 높아져 가는 인건비 때문에 셀 애니메이션으로는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되었고, 이런 상황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가 눈을 돌린 것은 바로 3D 유아용 애니메이션이었다.[22] 상술했듯이 초기에는 형편없는 퀄리티로 외면받았으나, 인재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계속 양성이 되고 있었으며 대학교 애니메이션 학과와 학원 등에서 3D 프로그램에 대해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업계에 발을 들이면서 점차 기술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뒤쳐지지 않는 수준이 됐다. 특히 한국은 셀 애니메이션의 실패로 인해 3D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가속화된 경향도 있다.
2000년대 초에는 해외 수출에 전적으로 집중한 큐빅스가 제작되어 나름 중박을 터트렸고, 완구 등의 관련상품도 판매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뽀롱뽀롱 뽀로로라고 하는 대형 히트작의 탄생으로 어마어마한 캐릭터 상품시장을 개척하고 해외 60개국 수출 등의 결과를 내게 되었으며, 아이언키드의 경우 카툰 네트워크 방영으로 해외에서도 꽤 호응을 얻는 등 마침내 업계인들에게 고생 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3D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어느 정도 성공하게 된 계기에는 대상 연령층이 영유아이기 때문에 고퀄리티의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과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보수적인 풍토가 한 몫 했다. 셀 애니메이션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새롭게 떠오르는 3D 애니메이션을 외면하고 계속 셀 애니메이션만을 고집하였으며[23], 고령화 현상 및 심야 애니메이션 시장의 대두로 인해 점점 마니악한 성향을 띄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그 빈틈을 파고들었던 것.
현재 MBC에서 오후 4시 정도에 방영되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들이 시간 때우기용 날림 작품인 경우가 많아 스튜디오 애니멀 제작진과 성우 정재헌이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게다가, MBC와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함께 진행하는 '애니 프렌드 2014' 공모전의 모집요강에서는 수익 배분과 2차 저작물의 판권을 모두 MBC가 독점한다는 조항을 내세워 큰 비판을 받았다. # 사스가 엠빙신 빙신 짓만 골라서 하네
또한, 애니메이션 방영 시간대 앞뒤로 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 편성이 불가하며 어라 그러면 이 광고는? 공익광고잖아. 뉴스데스크 나왔을때 틀어줬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간접광고도 금지하고 있는 규제 역시 산업을 위축시키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4 비판과 반론
4.1 지나치게 저연령층만 노린다?
실 따지고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 또한 저연령층을 주타겟으로 한다는 점은 같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청률 상위권으로 손꼽히고 있는 사자에상, 도라에몽, 마루코는 아홉살, 원피스, 명탐정 코난등은 물론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인 포켓몬스터, 디지몬 역시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해당 작품들의 성인 팬덤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메인 타겟은 저연령 계층이다.
하지만 상기 애니메이션들의 주타겟은 아동용까지가 하한선이라, 유아용이라고 부르기엔 어폐가 있다. 텔레토비나 뽀로로등의 유아용과 비교하면, 악역과의 싸움과 승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들도 상당수 있고, 그렇지 않은 마루코는 아홉살이나 사자에상조차도 해당 문화권에 대한 지식과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즐길 수 없는 면들이 꽤 있다.(이 점은 검정 고무신에도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같은 저연령 대상이라고 해도 유아용과 아동용은 제작방식이 무척 다르므로 이 두 가지 사이에는 선을 긋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덕후 포함 성인층을 노린 작품도 상당히 많이 제작되는 일본이나 미국[24]과 달리 한국에서 청소년 및 성인층을 노린 애니메이션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며, 아동층을 포용하는 작품군들만 비교해봐도 고연령층을 지나칠 정도로 배제하는 애니메이션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였음은 부정할 수 없다.
콕 집어서 '유아용만 노린다'는 비판은 그래도 '한국 애니는 쓸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가 돌았을 때보단 그나마 발전한 것이지만, 그것도 뽀로로 등의 유아 대상 애니메이션만이 위용을 떨쳤을 때에 나온 말이라 지금 시점에선 꽤나 과거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하단에도 나열되었다시피 유아용의 범위를 넘어 아동용 애니메이션에서도 또봇등의 시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 그리고 이젠 넥슨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고연령덕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광고애니메이션도 좀 더 본격적으로 시도해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이란 저연령층을 포용하는 컨텐츠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 유명한 디즈니도, 픽사도, 지브리도 전 연령층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 작품은 성인층도 포용하는 컨텐츠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다른 성인 컨텐츠들 혹은 영화들과 비교해도 동급 이상의 스토리텔링 구조와 비평적 성공을 등에 업고 있고, 그렇기에 전 세계적인 흥행이 가능한 것이다.
4.1.1 청소년과 성인까지 포용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자
예를 들면 아키라, 공각기동대 공각기동대는 청소년이 보기에는 좀 거시기한 면이 있지만, 카우보이 비밥 같은 애니메이션을 한국에서 보고 싶다는 쪽이다. 비교적 고연령층이 많으며, 과거에 한국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는 내일의 죠나 베르사유의 장미, 은하철도 999, 빨강머리 앤 등 어느 정도 생각의 여지를 남긴 작품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성인이 흥미를 느낄 만한 애니메이션을 원하는 분위기가 있긴 있었다. 90년대 중반부터 제작된 블루 시걸, 아마게돈, 원더풀 데이즈 등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들은 처참하게 망했고, 더 나아가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전체를 무너질 뻔하게 만들었으며, 작품성 면을 봐도 기대 이하의 결과물이었다. (단, 원더풀 데이즈는 한국 애니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최고의 영상미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관련상품 쪽에서도 저연령층(정확히 말하면 그 부모들)이 확실하게 지갑을 열어준 반면, 한국의 마니아층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2012년, 청년 대상의 애니메이션인 파닥파닥이 나왔지만 그놈의 포스터로 홍보가 이상하게 되어 흥행에 실패했다. 대신 동심파괴성 때문에 꾸준히 언급되니 다행인가...
때문에 무조건 "성인만 포용하자"라기보다는 "성인도 포용하자"는 생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지브리나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성인 관객층을 끌어들이면서도 아이들의 눈높이를 잊지 않았으며,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깊은 주제의식까지 보여주고 있다. 아키라, 공각기동대처럼 대중성과 상업성 면에서 거리가 먼 작품들보단 이런 제작사들을 롤모델로 삼는 게 진정한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당장 과거 한국 TV판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가져온 떠돌이 까치, 달려라 하니 등도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뽀롱뽀롱 뽀로로처럼 모두 저연령층을 기반으로 하는 애니메이션들이지만 이 작품들은 성인층에게도 잘 먹혀들어갔으며 작품성 역시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것이 그 예시이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도 성인향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정은 그리 좋지 않아서, 이러한 '잘 만든' 작품들이 상업적으로 확실히 흥행을 보증하느냐 묻는다면 의문이 갈 법도 한 것이 사실이다. 위에서 예로 든 공각기동대는 매트릭스 같은 SF 영화들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정도로 높은 작품성을 가졌지만, 내용의 난해함 등의 악조건으로 인해 첫 극장판은 그 일본에서도 좋게 봐줘야 평타 미만의 낮은 실적을 거두었다. 이렇게 높은 작품성을 가진 작품들도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 흥행에 실패하는데다가, 위에 제시한 한국 애니메이션들은 작품성도 재미도 전부 놓쳐버린 것들이다. 어쩌면 한국이라는 상황을 배제하고서라도 안 팔린 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매니아층이 수학술사 세미나 플라워링 하트 같은 케이스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이지만, 그 외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케이스가 나오면 초기엔 그저 저연령용 애니로만 치부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고연령을 포용할 수 있는 요소 : 덕질하기 좋은 아이돌같은 캐릭터에 머물러 있는 관념이 강하다. 국내에서 스폰지밥이나 어드벤처 타임과 같이 같이 블랙코미디와 사회풍자를 담은 애니가 나와도 겉모습만 보고 아이들 대상 애니로만 취급될 확률이 높다.
4.1.2 유아용보다 연령층이 더 높은 저/고연령층 애니메이션을 만들자
비교적 최근에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예를 들면 포켓몬스터, 아이카츠 같이 아동층을 겨냥한 한국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는 쪽이다. 실제로 이쪽 수요도 유아용 못지 않게 많은 편이고, 현재 2~30대층도 추억의 애니 하면 유아 시기보다 아동 시기에 봤던 애니메이션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아동용 애니메이션 시장은 현재의 아동층은 물론 그 작품에 대한 추억을 이용한 키덜트를 노린 마케팅도 가능하므로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유아용보다는 적지만, 사실 국내에서도 메타제트, 최강합체 믹스마스터, 변신 자동차 또봇, 치링치링 시크릿 쥬쥬, 아스타를 향해 차구차구 등등 아동용 애니메이션도 꾸준히 제작되었으며 또한 제작될 예정인 작품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볼 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도 한국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최대 수입국으로서 일본동화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니플러스를 필두로 spin A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일본 현지와 비슷한 시기에 볼 수 있는 동시방영 시장을 개척한 덕분에 2013년 한 해에만 106건의 판권 수입 계약이 이루어졌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완구 매출도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인다고 한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층이 완전히 사라질 일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의 문화산업 통계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게임이 강세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애니메이션 수요가 전혀 없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4.1.3 상업적인 카타르시스 코드가 담겨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자
세일러 문, 프리큐어, 가면라이더 시리즈, 명탐정 코난, 원피스, 나루토, 드래곤볼, 유희왕, 개구리 중사 케로로, 용자 시리즈 같은 애니메이션을 한국에서 보고 싶다는 쪽이다.
경우에 따라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카타르시스를 전하는 스토리 구조는 상당수 성인이 보는 작품의 특성을 애니메이션적으로 변형한 수준이다. 그렇기에 전 세계가 위험에 처하고, 그걸 극복하는 주인공은 영웅으로 그려지며,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속에서 폭력이나 그에 상응하는 힘으로 상황을 극복하는 장면 역시 자주 등장한다.
다만 이런 작품들 상당수가 공중파의 심의 압박에 굉장히 취약하다. 한 끝만 더 나가면 위험할 정도로 제대로 된 싸움을 보여줘야 할 때도 있기 때문. 세일러 문이나 원피스 등은 국내의 심의 삭제가 감상을 방해할 정도였다. 명탐정 코난 역시 지금은 안정적으로 향유되고 있지만, 범죄조직에 연관되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스토리라인은 잘못 태클 걸리면 위험한 수준. 당장 지난 2000년 KBS2에서 명탐정 코난을 방영할 때에도 폭력성과 잔인함으로 인해 거센 저항을 받아 조기종영한 바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건전한 것만 만들려고 하다간 오히려 이상하게 만들어질 위험도 크다.
대부분 일본에서 혹은 국내나 서양권에서 히트한 작품들이며, 그렇기에 지금도 유사한 시리즈가 유사한 스토리라인으로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황금 시간대나 아침 시간대를 점유하는 작품들인 만큼 소비 대상은 오타쿠로 한정되지 않으며, 대부분 BD나 DVD 판매량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대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상품 등이 반드시 발매된다. 이런 부류의 작품들이라면 충분히 돈이 될 만한 작품들이 나올 가능성도 크기에 실현 가능하면서도 양자의 의사를 모두 존중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의견이 많다. 물론 기록적으로 히트한 작품들도 많지만 섣불리 만들다 망한 작품들도 많기에 이럴 것이다! 하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긴 하지만 말이다.
배트맨 등 마블 코믹스나 DC코믹스의 작품들도 이쪽 계통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후일 리메이크되어 다크 나이트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으로 재탄생된 사례를 통해서도 이쪽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세일러 문이나 용자 시리즈 등도 한참 옛날에 끝난 컨텐츠가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사실 국내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게임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라면 쉽게 이쪽 분류에 해당될 수 있다. 무한전기 포트리스나 슬랩 업 파티 등.
4.2 내용이 부족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다 내용이 빵빵하고 작품성이 좋냐고 반문할 수 있다. 작품성이 뛰어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왔던 과거와는 달리, 일본의 버블경제가 붕괴하고 시장의 구매력이 떨어져 애니업계의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잘 팔리면 장땡'이라는 마인드로 작품성보다 상업성을 추구한 작품들만 나오는 추세가 되었는데, 2010년대에 이르러서는 라이트 노벨 원작 애니메이션이 범람하면서 그저 책 판촉용 홍보 애니메이션에 불과한 저질 작품들이나[25] , 수위 높은 성적 요소만 가득 집어넣은 소위 뽕빨물이 범람하는 상황이다. 간혹 훌륭한 원작이 괜찮게 애니화되는 경우나, 작품성이 뛰어난 오리지널 작품이 흥행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예전같지는 않다. 덕분에 과거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덕후 계층도 현재의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갈 데까지 갔다는 평가를 하면서 한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 보더라도 훨씬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였음에도 스토리는 천편일률적이고 작품성은 없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러한 경우에는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유독 한국 애니메이션에만 스토리가 없다느니, 내용이 엉망이라느니, 고증이 개판이라느니, 한국 성우 목소리를 듣기 싫다드니 하는 등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상당히 편향적인 처사이다.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도 의외로 다양한 소재를 삼아 방영하였다. 대표적으로 올림포스 가디언, 하얀마음 백구, 장금이의 꿈, 그리고 롤링스타즈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일본이나 미국만큼 많이 만들어지지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참신한 작품이 나올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여도, 무작정 한국 애니메이션은 내용이 부족하다고 도매금으로 떠넘기는 건 옳지 않다. 더구나 장금이의 꿈은 한국 방송사의 사극들보다 더 고증이 잘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결론은 케바케.
근데 진짜 문제점으로 분류되진 않더라도 확실히 개선해야 할 부분인 건 맞다. 드림웍스의 해외TV 대표 이사인 에렉 엘린보겐도 한국 애니메이션은 스토리에 더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사실 일본은 만화, 소설, 라이트노벨이 넘쳐나기에 소재로 삼을만한 것들이 많다. 대표작들인 원나블 모두 만화가 원작이기도하고 이 외에도 유명 애니들은 대개 원작이 따로 있다. 굳이 작품성을 논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컨텐츠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산업적인 측면을 들여다보자면, 서사성이 요구되는 애니메이션은 아직 영세하고 연출 경험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그 시장에는 미국과 일본이라는 자본력과 기술, 연출력을 모두 갖춘 거대한 경쟁자들이 있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바이어들이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대작을 만들기는 어렵다.
4.3 모두 실패했다?
물론 실패한 경우 역시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전부 다 상업적으로 실패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상당히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품도 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쪽을 보자면 홍길동(1967)과 로보트 태권 V(1976) 같이 상당히 흥행한 애니메이션이 간간히 나왔고, 근래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열악한 조건[26] 속에서도 22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적인 수준의 흥행을 이룬 바가 있다.
TV판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기공룡 둘리와 달려라 하니, 옛날 옛적에 등이 비디오 판매로 큰 수익을 올렸으며, 특히 머털도사와 날아라 슈퍼보드의 경우 최고 40%대에 달하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그 이후에도 상당한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들이 나오기도 했으며(이를테면 스피드왕 번개, 레스톨 특수구조대, 검정 고무신, 트랙시티, 탱구와 울라숑, 두치와 뿌꾸) 올림포스 가디언의 경우는 극장판까지 제작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장금이의 꿈도 2기까지 제작되었고 아이언키드 같은 작품은 해외 수출도 성공적이었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그 중에서도 전설. 게다가 라바와 같은 타 국산 애니메이션들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아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밑의 수출목록 항목 참조) 변신 자동차 또봇이나 아기공룡 둘리는 내수 시장에서만 따져도 상당한 흥행을 했다.
사실 이렇게 성공한 작품들이 많음에도 이러한 작품들의 인지도는 반대급부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나마 뽀로로와 라바는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외의 한국 애니메이션들에 대해서는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에 큰 관심이 없다면 무슨 작품이 나오는지도 알기 어려운 수준. 이것은 언론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다뤄주지 않는 것도 큰 원인이다. 하긴, 다뤄줄 만한 게 별로 없기는 하다.[27]
한국 애니메이션이 다 실패했다는 인식을 주는 것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인향을 자처한 애니메이션들이 대작급 스케일로 처절하게 말아먹었다는 것이 가장 크다. 22억을 들이붓고도 상업적으로 실패한 영혼기병 라젠카, 106억원을 들이붓고 시원하게 망한 원더풀 데이즈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시. 성인향 애니메이션만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국산 성인향 애니메이션의 대실패가 더 먼저 눈에 들어오지 유아용 애니메이션의 대성공 같은 것이 눈에 보일 리가 없으니 이러한 인식이 나오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상술했듯이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상당한 흥행을 거둔 경우도 상당수이며, 220만 관객을 기록하는 흥행을 거둔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경우는 성인도 감명깊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므로 성인향이라고 전부 실패했다는 인식은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국산 유명 온라인 게임을 애니메이션화 시킨 작품은 모조리 망했다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다. 던전 앤 파이터, 블레이드 앤 소울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시.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 게임을 원작으로 일본 측 제작사가 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이므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실패 케이스라고 보기는 좀 애매한 편이다.
2015년 11월 넥슨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서 일본 제작사가 아닌 국내 제작사를 통해 자사 게임을 애니메이션화 했다고 하니 이 프로젝트의 흥행 여부에 따라 국산 게임의 애니메이션화에 대한 흥망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4 3D는 거부감이 든다?
이는 3D로 제작되는 유아용 애니메이션과 카툰 렌더링을 사용하는 일부 애니메이션들의 영향으로 보인다. 사실 3D는 별로다라고 말하는 대상은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의 작품들이 아니다. 이렇게 미국의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만드는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를 까내릴 사람은 없다.
3D 애니메이션을 논하려면 일단 렌더링이라고 하는 필수 작업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인 3D 애니메이션의 경우, 영화처럼 1초에 24프레임을 연속으로 재생하여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캐릭터 폴리곤과 각종 오브젝트를 제작한 후 현실감 있는 화면을 위해 렌더링을 해야 하는데, 겨울왕국의 경우 단 1 프레임을 렌더링하는 데만 수십, 많게는 수백 시간이 소요되었다. 게다가 이것도 일반적인 컴퓨터가 아닌 고성능 슈퍼컴퓨터가 계산한 것이다. 이러니 퀄리티 높은 장편 3D 애니메이션을 고작 1~2년 안에 만든다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다. 결국 오랜 제작시간 동안 인력과 장비에 지속적으로 돈을 투자해야 할 텐데, 그러한 자본력을 감당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현재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28] 따라서 국내에서 제작되는 유아용 애니메이션들은 그렇게 높은 3D 품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 때문에 3D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으로 예상된다.[29]
또한 카툰 렌더링을 사용하여 2D 캐릭터 같은 3D 모델을 구현한 작품들이 3D 애니메이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데 한 몫 했다. 주로 여아용 아이돌물에서 많이 보이는데, 평면적인 일러스트의 느낌을 중시하는 2D와 입체감을 표현하는 3D는 기본적으로 상극이라 호환이 안 될 수밖에 없다. 3D로는 데포르메를 이용한 2D 특유의 박력을 표현하기가 어렵고, 솔직히 카툰 렌더링을 이용해서 만든 3D 모델링이 어색한 경우가 태반이긴 했다(...).
사실 상술한 부분들은 부수적인 원인들이고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이 2D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팬들의 대부분이 일본 애니팬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릴적부터 일본 애니를 보다보니 애니메이션의 기준이 곧 일본 애니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일본 애니처럼 2D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다른 여러 항목들도 잘 살펴보면 결국 일본 애니와 닮아야 한다는 절대 명제를 충족시키지 못했기에 지적되는 부분이 많다. 물론 애니팬들이 전부 일뽕, 일빠여서 그런건 아니고 일본 애니가 익숙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디즈니에서 2D 애니메이션에 관해 색다른 시도를 한 작품이 있다. 페이퍼맨이 바로 그것. 3D 폴리곤 작업을 한 후 라인을 모델에 입히는 방식으로 2D'처럼' 보이는 효과를 만들었다. 정통의 2D 애니메이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결과물이 상당히 괜찮아 2D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4.5 서브컬처계의 매니아층 작품의 수명과 수익이 압도적이다?
현재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인 도라에몽이 방영되고 있는 횟수를 세어보자. 미국에서도 미키 마우스와 같은 월트 디즈니 원작 만화나 톰과 제리, 루니 툰, 보글보글 스폰지밥 등의 애니메이션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에피소드가 제작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뽀롱뽀롱 뽀로로가 2003년에 방영을 시작해서 아직도 새로운 시리즈가 제작되고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저연령층 애니메이션의 수명이 짧다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 80~90년대에 방영되었던 추억의 애니메이션으로 회자되는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유아용 및 아동용 애니메이션이었으며,[30] 지브리의 대표 흥행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애초부터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기획된 작품이었다.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월트 디즈니의 겨울왕국을 생각해 보자. OSMU 관련 상품들이 그야말로 수백억 단위로 어마어마하게 매출이 나왔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고연령/마니아층 작품들 중에서도 저연령층 작품만큼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아주 없지는 않고, 이따금씩 "저연령층 애니메이션의 파급력이 큰 건 맞지만 수익성은 마니아층 애니메이션이 더 크다"는 변종(?) 주장도 나오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그 작품의 마니아층이 높은 구매력을 가졌을 뿐이지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디즈니와 픽사의 작품들도 기본적으로는 아동층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아동용 아이돌 애니메이션인 아이카츠의 매출액은 오타쿠를 노리고 만든 동일 장르의 작품 러브라이브!와 아이돌 마스터를 압도할 정도로 높다. # 아동용 애니메이션은 특정 계층만을 포용할 수 있는 고연령층 애니메이션과 달리 부모 등 가족들까지 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 면에서 앞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31]
또한 관련상품이라는 측면에서도, 앞서 언급한 저연령층 및 전연령층 애니메이션 관련상품이 얼마나 많이 쏟아지고 팔려나가는지를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명 '청소년과 성인'을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이스터즈나 블루 시걸처럼 그런 애니메이션들이 모두 흥행에서 참패했다는 점만 봐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시장의 주 소비자층은 결국 아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32] 성인 취향의 만화였던 근육맨, 짱구는 못말려 또한 저연령용으로 제작되면서 더 인기를 얻은 점만 봐도 그러하다.
이처럼 수많은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생각 있는 사람들은 절대 저연령층 및 전연령층 애니메이션의 수명이 짧다고 하지 않는다. 작가의 태업도 있긴 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에 인기를 얻었던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가 10여년도 가지 못하고 수명이 끝난 오와콘 취급을 받고, 어지간한 고연령/매니아층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도 작품이며 캐릭터며 그 인기몰이가 몇 년을 넘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본다면 고연령/매니아층 작품의 수명이 더 길다는 주장은 더더욱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정적으로 2020 도쿄 올림픽 홍보물에 등장한 일본의 여러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모두 원작이 나온 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세대를 불문하고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저연령/전연령층 작품의 캐릭터들이며, 서브컬처 및 매니아층 작품에 출연한 캐릭터는 단 한 명도 없다. 당장 아베 총리가 하루히 피규어 들고 올림픽 홍보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세계인들 머릿속에 미친놈(...)으로 남을 것이다
일부 오타쿠들은 "한국 사회가 오타쿠층을 무시하고 차별하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이 발전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많으나, 냉정하게 말해 오타쿠들이 수익성 면에서 한국 애니 시장에 도움이 된 사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도움이 되었다면 오타쿠들이 원하는 애니메이션을(TVA를 제작하고 관련상품으로 수익을 챙기는 식으로) 충분히 내놓고도 남았겠지만, 현재로서는 고스트 메신저 하나뿐이고 이마저도 성공적이라기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애초에 심야 애니메이션 시장이라는 것 자체가 일본에만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고.
게임이나 장르문학 분야는 그래도 오타쿠층의 직접적인 수요가 있는 편인데, 한국은 유난히 애니 쪽에서 오타쿠층의 수요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러니 오타쿠 타겟 애니가 나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규칙을 따라야 하는 현실인 셈. 만약 저 주장이 사실이라면 일빠 국가로 유명한 대만은 일본 다음으로 일찍 애니메이션 강국이 되어야 했을 테지만, 대만 애니메이션계의 상황은 오히려 한국보다 시궁창이다.
그리고 오타쿠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면 현재 일본 심야 애니 시장의 주 트렌드인 일명 '아키바계 모에풍 애니메이션'을 따라하게 될 텐데, 이쪽은 이미 일본에서 선점해 놓은 상황이라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만들기가 어렵다. 게다가, 설령 그런 류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해도 투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심야 애니의 경우 일본에서는 DVD, BD 등의 광매체를 판매하여 손익분기점을 채우는 게 일반적이며, 거기서도 제작위원회 구조상 손해가 분산되었을 뿐 프랙탈급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막대한 손해만 끼치는 작품들이 수도 없이 많다. 단적으로 2015년 9월부터 파산 절차에 들어간 manglobe의 사례만 봐도 이러한 일본 심야 애니의 열악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한술 더 떠, 우리나라는 불법 공유로 인해 DVD, BD와 같은 광매체 시장이 거의 멸종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영상물 자체로는 제작비를 거의 회수하기 어렵고, 결국 완구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밖에 없어서 업계가 유아용 및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완구 판매 같은 사업조차 불가능한 오타쿠 대상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서 손해가 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어다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33][34]
심지어 일본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비교해 봐도 에반게리온: Q의 국내 관객 동원률은 6만 명[35],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은 2만 4000여 명,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가 3만 9000여 명, 심야/고연령 애니메이션 극장판 중 국내에서 가장 흥행한 작품인 러브라이브! The School Idol Movie[36]의 관객도 약 12만여 명 정도인 데 비해[37] 2012년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27만 명,[38] 그리고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구작을 재개봉한 경우를 제외하면 50~6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그나마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디즈니의 해외 배급을 통해 상영관을 많이 잡긴 했으나, 지브리에서 제작하는 작품들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러 오는 전연령층 애니메이션이다. 적은 상영관을 잡고 꽤 흥행이 좋았던(전국 60만 관객 이상) 명탐정 코난이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물론이고,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에서 최고 흥행을 거둔 마당을 나온 암탉도 전연령층 애니메이션인 건 마찬가지였다. 더불어 우리나라 역대 개봉 애니메이션 흥행 1~10위도 모두 전연령층 애니메이션들이다.
4.6 일본 애니메이션을 표절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기 시작한 1990년대에 나온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보인 현상과 그 이전의 마징가Z, 태권V로 대표되는 표절 논란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만화 슬램덩크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슬램덩크 제작진을 투입했던 헝그리 베스트 파이브나 신기동전기 건담 W의 히이로 유이와 성전사 단바인의 서바인의 디자인을 차용했던 영혼기병 라젠카, 드래곤볼과 스트리트 파이터의 특정 연출을 그대로 차용했던 협객 붉은매와 돌아온 영웅 홍길동[39]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 역시 상당히 많았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선보였던 마일로의 모험도 있으며[40], 큐빅스나 아이언 피스트 같은 작품들은 아니메 스타일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제작하면서도 나름의 독특한 맛을 살려낸 바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플롯이나 스토리라인 자체를 단순히 한국 오타쿠들이 접하기 쉬운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으로 인식하고 마냥 까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4.7 정부 차원에서 애니메이션 산업이 크지 못하게 방해했다?
다소 애매한 부분인데, 정부가 애니메이션을 저연령 매체로만 간주하여 심의 규제나 애니메이션 쿼터제 등등의 규제 정책으로 죽여놓았다는 논지이다. 물론, 이것이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서 규제나 정책의 실패 등의 영향이 한국 애니계에 악영향을 준 점도 크지만,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과거에는 정부 차원에서 고연령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을 한 전례가 있긴 있었고, 그 산물이 바로 블루시걸, 원더풀 데이즈, 80억을 회식비로 썼냐면서 까였던 크리스탈요정 지스쿼드가 있었다. 그리고 결과는 앞에 상술되있다시피...
사실 정부의 문제도 있지만, 단순히 정부 규제만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이 크지 못했다고 하기에는 애니메이션 업계 자체의 병크가 너무 컸었다.
5 문제점
5.1 한일 합작으로 만들면 완전히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인식된다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에는 탑블레이드 시리즈헐[41], 카레이도 스타, 쥬로링 동물탐정, 두근두근 비밀친구 등이 있고 이 외에도 매우 많다.
그런데 이러한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들에 한국풍 요소는 거의 없고 일본풍 장면이 더 많아서 이에 대해 한탄하며 결국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인정해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면 탑블레이드에서 강민의 할아버지가 일본풍 옷을 입고 있다던지, 두근두근 비밀친구에서는 한글 쓰는 것 때문에 장면을 새로 그렸다고는 하지만 개그를 일본식으로 한다던지, 그 외 애니들에서도 밥을 들고 먹는 등 대놓고 드러나지는 않아도 행동이 일본식인 경우가 상당하다. 그나마 라라의 스타일기, 쥬로링 동물탐정 같이 일본풍 옷을 자연스럽게 수정하거나 새로 그린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일본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하고는 있지만, 제작 자체는 한일 합작인 마법전사 라이너는 합작 애니를 수입 애니마냥 마구 편집해 대는 모습을 보여줬다.[42]
이 문제는 한국 작품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예외는 아닌데, 게임을 애니화한 사례를 보면 그나마 무한전기 포트리스 등 한일 합작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도 있으나, 메이플스토리, 슬랩 업 파티, 블레이드 앤 소울의 경우 원작은 한국 게임일 지 몰라도 TVA 애니메이션은 한일 합작이 아닌 100% 일본 작품이다. 임달영 원작의 만화 프리징 또한 일본의 만화잡지에서 연재되고 애니메이션화가 이뤄지면서 제아무리 원작이 한국인이 쓴 작품이라고 해도 애니메이션은 순수 일본 작품으로 나오는 이상 외국인들에게 한국 원작 작품조차 일본 작품으로 인식되고 만다. 이 때문에 한술 더 떠서 "한국 혼자 저런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은 절대로 못 만들지"라는 의견까지 나오며, 외국인들 역시 합작 애니를 보여줬을 때 어느 나라 애니메이션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답하는 경우를 넘어 외국에서 수입, 방송할 때 캐릭터 이름도 대개 일본식 명칭을 따른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전통이 깊다. 1970년대 초 국내에서 가장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높았던 TBC가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인 황금박쥐를 만들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봤다.[43]
결국 꿈의 보석 프리즘 스톤에서 일이 제대로 터졌다! 지상파에서 방영하는 것인데도 할머니가 기모노를 입은 장면이 있는데 단순히 기모노에 옷고름만 덧붙여서 억지스러운 한복을 만드는 걸로 끝나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줬다. 게다가 한국 아이돌이 밥을 들고 먹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한일 합작 애니를 일본 선방영, 한국 후방영으로 들여올 때 제대로 편집해서 방영된 경우가 쥬로링 동물탐정, 두근두근 비밀친구밖에 없을 정도로 점점 후퇴하고 있어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과 더빙팬들은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후속작인 꿈의 라이브 프리즘 스톤 과 프리파라 는 덧칠수준이아니라 마치 새로 그린듯한 훨신더 향상된 작화수정 기술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 국내 방영분에서만 해당되는거라 해외수출방영분엔 물론 약간의 작화수정이 있지만 대개 일본판 작화로 수입 방영을 하기때문에 당연히 일본애니로 인식하게 된다.
5.1.1 반론?
그런데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원래 애니메이션의 스타일은 일반적으로 일본과 서양으로 나뉘어지는데 동아시아에서 만든 작품을 모두 처음엔 일본 애니로 보듯이 유럽을 비롯한 서양권에서 만든 작품도 처음 보는 사람에겐 얄짤 없이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인식해 버리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탈리아 애니메이션인 Winx Club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한동안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오해받은 적이 있기도 하다[44]. 그런 상황에 미국과 합작한 서양권 애니메이션을 내놓으면 처음 본 사람들은 그 작품을 해당 서양 국가 애니메이션으로 볼까? 아니면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볼까? 결국 이건 현지화 부재만의 문제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오히려 유서깊은 역사를 가진 프랑스나 벨기에의 만화 역시 비대한 시장을 가진 미국의 만화로 취급받는 일이 허다하다. [45] 이쪽이 더 억울한 케이스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현지화시키지 못한 건 확실히 문제가 되지만 그 이상으론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뽕이 필요하지 않은 이상. 주모!
5.2 OST를 비롯한 배경 음악이 전반적으로 빈약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문제점들 중에서도 자주 거론되고 있는 부분. 그런데 이건 한국 영화나 드라마도 비슷하다.
오프닝이나 엔딩은 잘 뽑히는 경우가 가끔 있는 반면 배경 음악은 좀처럼 호평이 나오는 경우가 잘 없다. 조용한 듯 하면서도 심심한 배경 음악이 작품을 제대로 몰입할 수 없다며 배경 음악이 필요할 듯한 장면에도 배경 음악이 나오지 않아 장면이 더 와닿지 못한다고 한다. 설령 진지한 분위기의 배경 음악이 나온다 하더라도 열에 아홉은 거의 음의 기복도 낮고 박자도 지나치게 일관적이라 이게 되려 긴장감만 더 떨어진다는 듯.
OST를 비롯한 배경 음악이 빈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악의 작품으로 불리는 김치 워리어의 배경음악은 베토벤 바이러스 음악 딸랑 하나 뿐이다. 그것도 저작권에 안 걸리는 클래식 음악으로 대충 때우려고 했는데, 누군가에 의해 편곡된 저작권이 있는 곡을 멋대로 쓴 것이다. 또한 마리이야기란 작품에서 가장 많이 들려왔던 비판도 배경 음악이 너무 없어서 지루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애니 자체는 개판이지만 영화음악가 원일이 맡아 음악만은 좋았다는 원더풀 데이즈 같이 얼마든지 음악이 꽤 좋은(이는 유투브에서도 해외 네티즌들이 음악은 꽤 좋다라고 평가할 정도) 경우도 있음에도 알려지지 못한 것도 있다.
5.3 기획력이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기획력만 있으면 어떤 애니든 충분히, 그것도 돈이 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기획력만큼 자본도 매우 중요하다.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기획(프리프로덕션) 단계가 가장 중요하며, 이 단계가 불안정하면 결과물이 절대로 좋게 나올 수 없다. 그러나 처음에 기획한 것이 흔들리지 않고 완성되는 한국 애니메이션은 많지 않은 편이다. 기획이 부실하면 제작 기간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곧 스탭들의 인건비를 높이기 때문에 곧바로 제작비의 수직상승으로 직결된다. 참고
아치와 씨팍은 시나리오 작성 과정에서 갈아엎기를 계속하다 기획에서 개봉까지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애니 하나에 인생을 바칠 기세 그리고 파닥파닥은 2D에서 3D로 방식을 변경하느라 제작 도중 엎어진 적이 있다. 오디션은 음악 선곡 문제로 인해 뒤집고 다시 만들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이처럼 현재 한국에서는 적지 않은 수의 작품들이 철저한 기획을 완료한 후 제작되는 게 아니라, 외주나 하청 등을 통해 제작비를 여기저기서 끌어 모으는 임기응변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획에 대한 경험이 쌓이지 않고, 경험이 쌓이지 않아 상대적으로 허술한 기획이 이루어져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력에 대한 재투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부실한 기획으로 인한 금전적 손해를 피하기 위해 제작팀을 회사 내에 두지 않고 있다고 한다. #
할리우드에서는 평균적으로 영화 기획 단계에만 6개월 이상의 시간과 수백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정도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한국 애니메이션 역시 기획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단, 뽀롱뽀롱 뽀로로나 라바 같은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저연령층 대상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기획과 마케팅 관련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
픽사의 이민형 기술 감독도 단편을 많이 만들고, 기획 단계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한 적이 있다. #
6 수출목록
한국 애니메이션/수출목록 항목 참조.
7 목록
한국 애니메이션/목록 항목 참조.
8 기타
흔히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떡밥이 나오면 "애니를 저연령층이나 보는 유치한 매체로 보는 한국사회의 인식 때문이다" 라는 주장이 메인으로 각광받고, 이 인식만 개선되면 애니메이션 산업이 양질적으로 거침없이 발전될 것이라는 논지가 많은데, 애니메이션 시장의 특수성을 자세히 알고 보면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괜히 미국, 일본 빼고 상업 애니메이션 시장이 활발한 나라가 없는 게 아니다
사실 애니메이션은 대단히 인력 집약적인 매체이다.[46] 영화 혹은 드라마라면 배우가 손가락 한번 움직이면 해결될 장면도 애니메이션에서는 고작 1초 나오는 장면을 가지고 여러 장의 그림을 인력을 갈고 빻아서 일일이 직접 그려야 한다. 작품 하나를 위해 그려야 하는 프레임의 양이 장난이 아니다 보니 1인 창작에 기댈 수 있는 만화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소모되고, 디지털 다운로드를 비롯하여 배급 경로가 다양해진 게임에 비하면 유통 면에서도 제한이 있다.[47] 게다가 애니메이션은 제작 비용의 문제도 존재하는데, 셀 애니메이션은 상술한 비효율적인 제작 과정에서 높은 인건비가 발생하며 CG 애니메이션은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담보하려면 예산이 하늘 높게 치솟는다.[48][49]
그리고 4.5번 항목에서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현 상황에서 TV용 애니메이션은 수익을 올리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드라마의 경우를 예로 들면, 드라마 방영 전의 광고와 작품 간에는 밀접한 영향이 있으며 드라마 내의 간접광고를 통해서 홍보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게다가 평균적으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수가 애니메이션의 시청자 수보다 많기 때문에, 드라마에는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비사실적 캐릭터와 배경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은 광고 판매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하며[50], 시청률도 1990년대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광고판매율도 하락해서 투자자들이 꺼려하는 것이다. 단순히 "애니는 애들이나 보는 것" 같은 편견 때문에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다. 방송사는 시청률을 통한 광고 수주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애니메이션은 광고가 잘 붙지 않으니 주요 시간대에서 밀리는 건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상황이 좋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2012년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투자 수익률은 약 -72%(...)로 바닥 중의 바닥을 보여줬다. # 영화는 최소 40~50%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여주기 때문에 계속 투자가 되고 있는데,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확고하게 높은 매출을 기록한 사례가 없어 TVA와 마찬가지로 투자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비교하면 규제가 심한 편이긴 하다.[51] 하지만 이건 TV 쪽만 그렇지, 극장에서는 돼지의 왕이나 아치와 씨팍 같은 과격한 폭력성과 선정성을 가진 성인 대상 애니메이션들이 충분히 개봉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52][53] 가끔 불합리한 심의가 이루어지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이건 시간을 두고서 차차 해결해 갈 수 있는 문제다.
참고로 스페인이나 프랑스의 애니메이터들은 우리나라의 애니메이터들보다 좀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54] 그러나 훨씬 큰 애니메이션 시장을 보유한 일본에서는 오히려 애니메이터들이 노동력 착취에 계속 시달리고 있는데 이보다 열악한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노동 환경 문제는 더더욱 심각하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9 꼭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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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애니멀 조경훈 대표, EBS 다큐프라임 <인간과 애니메이션> 3부 - '한국, 애니메이션을 말하다' 편 中.[55] 뒷배경이 신경쓰인다.
복돌이는 게임 쪽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정말 살아나려면 자신의 지갑을 열어 주는 소비자가 필요하다. 구매력이 입증되고 시장이 커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많은, 그리고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외국 애니메이션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꼭 정식 루트를 이용하자. 외국 애니메이션의 수익 증가는 곧 한국 유통사의 규모가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규모가 커지면 유통사는 자체적인 애니메이션 투자 및 제작을 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56][57]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은 풍부한 예산이 곧 퀄리티로 이어진다. 예산은 투자를 받아야 나올 수 있는 것이고 투자는 수요가 없으면 절대로 받을 수 없다.
또한 저연령층에서 벗어난 작품을 시도하려면 애니메이션 업계도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존의 DVD나 BD 판매는 한국에서 매출 면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완구 판매는 고연령층 애니메이션에서 통하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다.[58]
정부에서 애니메이션 사업을 지원한다고 하면 김치워리어를 거론하면서 비웃는 사람들이 있는데 김치워리어는 정확히 김치홍보 지원금을 받은거지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금을 받은게 아니다. 그러므로 애니사업 지원에 김치워리어를 거론하는건 문제가 많다.[59]
10 관련 문서
- ↑ 사실 The History of Korean Animation 이 맞다.
예전에 History of Korea Animation 이라고 했었다가 고친게 저거다 - ↑ 아직 Aeni라고만 검색하면 다른게 나오지만 Korean Aeni라고 검색하면 확실히 한국 애니가 나온다.
- ↑ 영미권의 애니덕들이 대한민국의 주요 수출품으로 FOX 애니메이션 하청을 꼽을 정도이다(...). 미국의 국민 애니메이션이라 일컬어지는 심슨 가족부터가 한국에서 하청 제작되는 물건이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심슨에는 한국이 남북 불문하고 자주 나오고, 자주 풍자된다. 심슨 가족/한국 항목 참조.
- ↑ 일본에서는 이런 한국 하청작품을 '3문자 아니메(三文字アニメ)'라고 부른다. 엔딩 크레딧에 한문 세글자로 된 이름이 많이 보인다는 의미.
- ↑ 풍운아 홍길동이나 호피와 차돌바위 모두 작품성, 줄거리, 움직임, 원화 등 많은 게 열악했던 작품이니 어떻게 보면 실패는 당연했다.
- ↑ 사실 1980년 8월에 국보위의 사회정화운동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방송협회 측이 TV프로그램 가을 개편 시에 불량 만화영화 등 폭력 프로그램 배제를 한 적이 있다. 결국 이마저도 1980년대 초반경에 실효를 보지 못했다.
- ↑ 정병섭군 자살사건의 영향으로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분명히 나빠졌지만, 이건 1972년의 일이라 1970년대에 흥했던 한국 애니메이션이 1980년대에 정부 때문에 망했다는 식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되지 않는다. 물론 수익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 ↑ 반공 애니메이션은 제외. 반공 애니메이션을 보면 상당히 잔혹한 장면들이 나오는 데다가, 해돌이의 대모험에서는 아예 어린이가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청기 감독은 반공 애니메이션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표현을 만화 속에 넣을 수 있었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자신은 거대한 악마가 사람을 집어삼키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에 꼭 넣고 싶었는데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잔혹하다는 이유로 계속 검열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재일교포가 북괴(!)의 꼬임에 넘어가 북으로 갈 때 비유로써 북한의 지도가 입을 쩍 벌린 거대한 악마로 변하고, 그 입으로 일가족이 탄 배가 들어가는 장면을 넣자 단번에 통과되었다고 한다.
- ↑ 예를 들자면 가면 쓴 샤아가 가면을 벗으니 아무로의 얼굴이 되는 우주 흑기사나 고그가 뛰어다니는 무적철인 람보트, 다이라가XV를 통채로 가져온 슈퍼 타이탄 15 같은 것.
- ↑ 1981년에 컬러TV 수신료가 2500원으로 정해졌는데, 당시의 2500원은 당대 소득 수준(1980년 기준 1인당 GNP 1549달러)을 고려하면 4-5만원 정도의 수치로 상당히 비싼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시청료가 2500원으로 정해지고 나서 KBS에서 상업광고를 편성해서 재정적으로 풍족한 상황이었고 MBC도 광고시장의 성장으로 프로야구단도 운영할 정도로 매출이 늘어났다. 뉴스 앞부분을 지도자 찬양 보도로 채워놓는 건 기본이고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애써 언급을 회피하거나 편파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여전히 어린이 시간대에 방영되는 애니메이션들은 극장판 재방 빼면 죄다 외제였으니(더군다나 주요 TV프로그램이나 공익광고에선 국산품 애용하자, 외화 낭비하지 말자며 선전하고 반일감정도 지금보다 훨씬 강했던 시절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 광고판매율이 100%에 육박했을 때도 이런 방송사의 유체이탈은 계속 이어졌지만) 당연히 시청자들의 불만이 가득 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시청료 거부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 - ↑ 1986년 기준으로 30분짜리 작품 한 편당 제작비는 4000만~5000만원 선이었다.
- ↑ 특히 떠돌이 까치는 원작도 크게 히트를 쳤다.
- ↑ 아기공룡 둘리는 외견상 시리즈물로 보이지만 초기 방영 당시에 여러 편을 묶어서 편성하였다.
- ↑ SBS에서 빛돌이 우주2만리라는 애니메이션을 방영했지만 한국, 미국, 프랑스 합작이었고 흥행에도 실패했다. 게다가 이 SBS 개국에 대응하기 위하여 타 방송사들의 애니메이션 제작 예산이 크게 깎였다는 후문도 있다. (<그때 그 시절 KBS 이야기> 참조) 그래서 이 두 건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던 것.
- ↑ 이원복의 <사랑의 학교> 원작.
- ↑ 90년대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 흥행과 비평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작품이었다. 물론 그 뒤에도 흥행은 참담했지만, 평은 좋았던 오세암이나 마리이야기 같은 수작들도 있었고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 ↑ 애초에 편성 비율을 지킬 만큼 한국에서 TV 애니메이션이 활발하게 제작되는 것도 아니었고, 2000년대 이후 애니메이션의 투자 대비 수익률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었다.
- ↑ 광고부터도 망할 징조가 보였다. "내가 네 수호천사가 되어줄게." 강수진이 연기한 이 닭살돋는 연기를 광고에 써먹었고, 시사회장에서도 이 대사가 나올 때 비웃느라 난리였다. 시사회가 끝나고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주구장창 욕하고 나갔던 생생한 목격담이 있다.
- ↑ 이 작품은 1999년 뉴타입 한글판에서도 제작 정보가 소개되고 기대를 모으더니만 이내 흐지부지되다가, 미국과의 합작 애니메이션으로서 2004년에 미국 개봉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그냥 그런 평가와 함께 잊혀졌다.
- ↑ 솔직히 이런 것은 전문가와 일반인의 시각에 따른 차이가 있다. 그리고 대중성이 낮은 작가주의 애니메이션들이 상업적으로 성공 못 하는 건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 ↑ 이후 헝가리와 브라질도 2회 수상이라는 영광을 얻었지만, 2016년 기준으로 이 두 나라는 단 2번 경쟁부문에 진출해서 2번 수상한 것이고 한국은 8번 진출해서 2번 수상하였다.
- ↑ 여기서 말하는 3D는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입체감을 주는 작업(렌더링)을 말한다. 참고로, 셀 애니메이션의 경우 직접 손으로 그리는 작업이 주가 되기 때문에 명암 처리를 비롯한 각종 입체 효과를 내기 어렵다.
- ↑ 지금도 일본은 셀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3D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높다.
- ↑ 예를 들어 배트맨 애니메이션만 봐도, 제법 성인지향적인 물건도 PG13이라 성인층을 노린 건 아니라고 단정해버릴 수도 있는데, 다크 나이트(영화)도 PG13이라 이는 대중적인 등급의 최고상한선에 가깝다.
- ↑ 이런 작품들은 대부분 영세 업체들 위주로 제작되며 동남아 하청 등 제작비를 극한으로 줄이는 만행으로 인해 작화 붕괴가 넘처나기 일쑤다. 그리고 이를 개선한 BD와 DVD를 내놓으면서 제대로 된 거 보고 싶으면 BD 사서 보라는 식으로 대응한다. 그렇게 번 돈으로(적자일 때가 많지만) 다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이게 무한루프.
- ↑ 상영관 수에서 밀리고 오후 시간대는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 때문에 교체 상영을 해야 했다.
- ↑ 뽀롱뽀롱 뽀로로와 라바는 세계적으로 성공했기에 그나마 언론에서 좀 크게 다뤄주었을 뿐, 한국 시장의 대세인 유아용 애니메이션 자체가 큰 관심을 받는 건 솔직히 어려운 일이다.
- ↑ 영화계의 CJ처럼 대기업들이 투자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있지만, 한국 시장의 규모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대수익 이상으로 투자를 하기는 힘들다. 당장 국내용 극장판 애니메이션 수익이 -72%나 되는데 수십년을 기다려야 성과가 나오는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 대기업은 없다.
- ↑ 하지만 라바 같은 작품들을 보면 우리나라도 자본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도 거의 안 나오고 편당 5분 정도밖에 안 된다는 특징을 이용해 딱 필요한 부분에만 예산을 집중한 것이다.
- ↑ 거기에 케이블 방송이 없었던 데다가 심의/인식 문제로 지상파 방송에서 수위가 높은 애니메이션을 틀어줄 환경이 안 되어 있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 ↑ 좀 다른 예지만, WWE 또한 어린이/여성/가족 팬들의 유입을 위해 시청 등급을 PG-14에서 PG로 낮춘 이후 일부 팬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을지언정 광고/상품 판매 수익 등이 PG-14 시절보다 오히려 더 증가했다.
- ↑ 애니메이션이 아닌 특촬물이기는 하지만 슈퍼전대 시리즈, 가면라이더 시리즈 역시 무거운 내용의 작품(타임레인저, 고버스터즈, 가이무)보다는 저연령층에게 통하는 가볍고 유쾌한 내용을 다룬 작품(쿄류저, 토큐저, 덴오)의 매상이 훨씬 높다.
- ↑ 심야 TVA의 편당 예산이 대략 2억 원이니 1쿨(12화)일 경우 24억 원 정도가 된다. 여기서 2화 분량이 담긴 BD 한 권의 가격을 8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총합 3만 장(권당 5천 장)을 팔아야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BD 판매량은 1권이 첫 주에 피크를 찍고 서서히 하락세를 타는 게 대부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3만 장 판매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8만 원이라는 값은 애니메이션의 주 수요층인 10~20대 입장에서는 굉장히 비싼 가격인데, 일본의 심야 애니가 소수의 헤비 오타쿠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이 정도로 매우 비싸게 팔지 않으면 광매체로 애니메이션의 제작비를 뽑는 건 힘들다는 뜻도 된다.
- ↑ 더불어 일본 오타쿠 조차, 달랑 2화 수록해놓고선 7,000~8,000엔이나 한다며 BD 가격을 부담스러워 한다. 이에 대한 주제로 종종 일본 후타바 채널 등에서 불만이나 토론이 벌어지며 일부는 저렴한 북미판을 구매한다고 실토하기도 한다. (1쿨=보통 전 7권으로 인한) 잦은 디스크 교체와 쓸데없이 많이 차지는 보관장소에 대한 불편은 덤이다...
- ↑ 참고로 에반게리온: Q의 일본 관객수는 300만 명이 넘는다. 그런 작품이 국내에서 이 정도 성과밖에 올리지 못했다.
- ↑ 원작이 심야/고연령 애니메이션이기는 한데, 이것도 극장 개봉 등급은 전체 관람가이다.
- ↑ 참고로 이게 해외 개봉 최다 수익이다. 괜히 일본에서만 심야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한 게 아니다.
- ↑ 또한 2015년에 개봉한 정면승부! 로봇아빠의 역습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라는 희대작 때문에 관람관이 부족하여 아쉽게 상영종료되었지만 작품 평가도 좋았던 것은 물론 관람객도 14만 9천여명 이상으로 애니플러스가 피땀 흘려 마케팅한 러브라이브 극장판의 관람객수를 가뿐히 넘었다.
- ↑ 해당 항목 참조.
- ↑ 애초에 마일로의 모험은 흔해빠진 플롯인 용사의 세계 구하기를 사용한 작품이다. 용사, 초인이 세계를 구한다는 스토리라인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미국 애니메이션 등 세계적으로 많이 차용되는 스토리라인이다.
- ↑ 단, 메탈베이블레이드 이후의 작품은 한일 합작이 아닌 100% 일본 작품이다.
- ↑ 애초에 한일 합작이라는 이유로 애니메이션 쿼터제 때문에 KBS에서 억지로 수입한 것이긴 하다.
- ↑ 하지만 일본에서 방영된 일본판 황금박쥐에도 엔딩 크레딧에 정확하게 '제작협조: 동양방송' 이라고 나와 있다. 이때 동양방송 애니메이션 파트가 일본의 선진기술을 많이 습득하여 국내 애니메이션계에서 크게 활약했다고 한다.
- ↑ 다만 해당 애니는 5기부터 미국과 합작이 되긴 했다.
- ↑ 당장에 땡땡의 모험이나 스머프, 패트와 매트 같은 만화도 한국에서 어느 나라 만화냐고 물어보면 "그림체 보면 일본은 아닐거고, 그럼 미국 거겠지 뭐." 하고 퉁쳐버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 ↑ 애니메이션보다 더 많은 인력을 요구하는 매체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거쳐서 만들어지는 엄청난 규모의 게임들 외에는 없다.(...)
- ↑ 스팀이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인디 게임을 일부러 상점에서 내려버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TV 아니면 극장이라는, 시간과 공간이 제한된 곳에서 다른 매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 ↑ 픽사 애니메이션 카 2의 제작비는 무려 2억 달러. 동년도에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 아이언맨 3와 동급이다!
- ↑ 일반적인 통념으로는 3D 애니메이션은 '기존 모델을 돌려쓰니 모든 장면을 새로 그려야 하는 2D보다 간편하고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통념을 기반으로 3D 애니메이션에 대한 2D 애니메이션의 우월론을 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대로 된 화면을 렌더링하는 데엔 많은 연산이 필요하기에 렌더링용 슈퍼컴퓨터가 필요하고, 시간 역시 엄청나게 오래 소모된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시간보다 렌더 돌리는 시간이 더 길 정도. 당연히 이 부분에서 상당한 돈이 든다. 최소한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보장해야 하는 미국 쪽 장편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수천억 원이라는 무시무시한 자금이 들어간다.
- ↑ 국가를 막론하고 애니메이션이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고는 사실상 장난감 광고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크게 활성화된 이유. 한국은 DVD나 BD가 잘 팔리는 곳도 아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 ↑ 물론 어디까지나 일본하고 비교했을 때의 얘기.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도 TV 심의가 매우 관대한 측에 속한다. 미국의 경우 의외로 우리나라보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심의가 빡세다.
독일은 말할 것도 없다그리고 일본의 정부나 기성 세대도 게임과 만화를 고깝게 보고 압력을 넣고 싶어한다. 시장이 커져서 그렇게 하면 애니메이션 업계들이 줄도산하니 못하는 것(...) 당장 일본 기성세대가 예나 지금이나 크레용 신짱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보자. - ↑ 지상파 채널은 원래부터 심의가 엄격했고, 2010년 이후로는 케이블 채널도 심의가 강화되었다. 그 전까지 케이블은 제법 널널했다. 게다가 그 일본도 수출할 때를 대비해서인지 8, 90년대에 비해 TV 애니메이션 심의가 강화된 편이었다. 드래곤볼 Z를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드래곤볼 카이는 드래곤볼 Z에 비해 폭력적인 묘사의 수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물론 심야 애니메이션은 상황이 좀 다르지만, 심야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자체가 일본만의 특수한 컨텐츠라서 비교하기가 어렵다.
- ↑ 극장의 경우 90년대 중반까지는 가위질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제5원소의 뤽 베송 감독이 분노했던 적이 있었으며, 거짓말이 나올 때만 해도 심의 논란이 일었지만 그 이후 극장영화는 무삭제를 기본으로 하게 되었다. 이 덕분에 한국 영화의 작품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작품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올드보이나 살인의 추억 등은 무삭제가 아니었다면 절대 나올 수 없었을 잔혹한 장면들을 담고 있다.
- ↑ 스페인과 프랑스는 방송사의 매출액 중 일부를 애니메이션 제작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는 제작비 쿼터제가 마련되어 있어 당연히 사정이 나을 수밖에 없다.
- ↑ 다만 고스트 메신저는 2010년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이 되기 전까지 스튜디오 애니멀의 자비로 만들어졌다.
- ↑ 유통사인 투니버스도 애니메이션 제작에 꾸준히 참여해 왔다. 초창기엔 결과가 영 좋지 않았지만, 이후에는 꽤 괜찮은 성과를 내놓기도 했다.
- ↑ 물론 옳지 못한 정치적 사상을 담은 작품은 당연히 시청하지 말아야 한다.
- ↑ 일본은 DVD/BD 외에 캐릭터 송이나 프라모델 등으로 미디어 믹스 사업을 펼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내수 시장이 탄탄한 일본에서나 통하는 이야기지 한국에 그런 방식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 ↑ 여담으로 애니사업이 발전을 못하는 이유가 정부가 지원을 안해줘서 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이는 틀린 주장이지만 중요한건 정부에서 지원을 안해도 까고 지원을 해도 김치워리어 만드냐며 깐다는 것이다.(...)